2026년 6월 1일 (월)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믿는다는 것(뜨거운 손 오류와 도박사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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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17:00 ㅣ No.1015

[레지오와 마음읽기] 믿는다는 것(뜨거운 손 오류와 도박사 오류)

 

 

‘인생만사 새옹지마’(人生萬事 塞翁之馬)라는 한자어가 있다. 변방의 노인(새옹)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두고, 좋은 일에는 “이 일이 화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라 하고, 나쁜 일에는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라 해서 생긴 말이다. ‘나쁜 일이 나중엔 좋은 일이 되고, 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다’라는 뜻이다. 이는 삶에서 주어지는 여러 상황을 쉽게 행이나 불행으로 판단하지 않게 하며, 나아가 삶에 대한 우리의 한계 또한 인정하는 말이 아닌가! 

 

농구 선수가 ‘뜨거운 손(hot hand)’을 가졌다고 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이는 미국 농구 경기에서 슛을 계속 성공시키는 선수를 두고 하는 표현에서 시작된 말로, 운이 좋거나 기량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일단 어떤 선수가 뜨거운 손을 가졌다고 판단되면, 승리를 위하여 그에게 집중적으로 슛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여기고, 실제로 그렇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왜냐하면 앞에 슛을 성공시켰다고 해서 이번에도 슛을 성공시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슛 성공 확률은 독립적이어서 앞의 슛 결과가 지금 슛 동작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처럼 ‘이미 잘되고 있는 일이 계속 잘될 거라고 착각하는 심리’를 ‘뜨거운 손 오류’라고 한다. 

 

이와 반대로 ‘이전에 나온 결과 때문에 다음 결과가 바뀔 거라고 착각하는 심리’도 있는데 바로 ‘도박사 오류’이다. 이는 동전 던지기나 룰렛에서 연속으로 같은 면이나 번호가 나오면 이제 다른 것이 나올 때도 되었다고 믿는 것이다. 동전 던지기를 8번 하는데 모두 앞면이나 뒷면이 나온다면 어떨까? 대부분은 신기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다. 왜냐하면 동전 던지기를 할 때 특정한 면이 나오는 확률은 언제나 1/2이기 때문이다.

 

 

뇌는 어떤 일에 대해 패턴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어

 

이렇게 뜨거운 손 오류와 도박사의 오류는 과거의 경험을 기초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지만 서로 다르다. 전자는 경험이 지속될 것이라 보고, 후자는 그와는 반대되는 경험이 주어질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다 아무 규칙이 없는 무작위적 사건을 규칙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이런 오류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뇌는 어떤 일에 대해 패턴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독립적인 사건을 두고 서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또한 우리의 판단에 최근의 결과나 인상적인 경험이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피터 에이턴’과 ‘일란 피셔’ 교수는 2004년 논문을 통해 이 상반된 두 오류가 발생하는 상황을 밝혀냈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확률 50%의 가상 데이터를 보여주며, 한 그룹에는 이 데이터가 ‘룰렛 기계의 결과’라 하고, 또 다른 그룹에는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을 예측하여 맞힌 결과’라고 하였다. 그리고 두 집단에 똑같이 ‘다음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물었다. 다시 말하면 전자는 기계에 관련된 예측이었고 후자는 사람과 관련된 예측이었다. 결과는 어떠하였을까? 재미있게도 대부분이 기계에는 ‘이제 틀릴 때가 되었다’라고 예측(도박사 오류)하였고, 사람에게는 ‘또 맞힐 것이다’(뜨거운 손 오류)라고 답하였다. 결국 우리들은 똑같은 통계자료를 보고도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결론을 얻었다.

 

공무원 출신의 K형제는 홀어머니 장례식에서 여러 위로의 말을 건네던 한 형제를 만나 그를 대부로 세례받았다. 그리고 대부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 하느님이 응답하셔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라며 입단을 권유하자 마침 자녀 문제가 있었던 그는 입단하여 열심히 단원 생활을 하였다. 그 후 자녀는 원하는 대학에 가게 되었다. 하지만 갑자기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하자, 이에 대부는 액땜이라며 위로했고 당시에는 그 생각이 힘이 되었다. 그러나 아내는 다소 긴 시간 병원 생활을 하게 되었고, 지금 K형제는 냉담 중이다. 

 

“대부님의 조언들은 여러 상황에서 정말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까이에서 본 대부님 삶의 태도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사소한 거짓말도 종종 하시고,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지는 행동들도 아무렇지 않게 하셨거든요. 그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대부님의 말씀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 여겨졌고, 그 이후로 신앙에 회의가 왔습니다. 시간이 꽤 지난 지금 돌아보면 대부님이라고 완전한 신앙인은 아니셨는데 신앙의 초보였던 저에게 대부님의 모습이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신앙의 핵심은 하느님께 대한 지속적인 신뢰

 

“지금 이대로의 너로 충분해.” “결국 다 지나갈 거야.” “혼자 감당하기 버거울 땐 언제든 나를 찾아줘.”라는 말들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하느님은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 주신대.” “너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실 거야.” “지금의 고통은 나중에 받을 보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거야.”라는 신앙적 위로 또한,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 예측으로 희망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그리스도 신비체 안에서 레지오 단원들이 특별히 담당해야 하는 역할은 이웃을 인도하고 위로하며 깨우쳐 주는 일’(교본 89쪽)이니, 우리들은 동료 단원들뿐 아니라 활동 대상자에게도 그들이 힘들 때 곁을 지켜주며 이런 위로의 말로 힘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말들에는 신앙의 본질을 위협하는 생각들이 녹아있음도 주의해야 한다. 삶에서 어려움은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무작위로 닥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명백한 잘못이나 탐욕으로 인한 어려움은 내세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 하기 어렵다. 헌금을 많이 하면 그만큼 경제적인 축복으로 되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것과 많은 시간 기도하면 하느님의 뜻과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 또한 신앙을 수학 공식처럼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게 한다. 

 

사실 “믿는다는 것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말씀인 진리에 ‘자기 자신을 내맡기는 것’”(교본 36쪽)이다. 즉 신앙의 핵심은 하느님께 대한 지속적인 신뢰이며, 그것은 훌륭한 몸가짐과 태도로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교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프란치스코 드 살 성인(St. Francis de Sales)은, 몸가짐과 태도가 너무나 훌륭해서, 수많은 영혼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했다.’(315쪽)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로마 11, 33)

 

[성모님의 군단, 2026년 5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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