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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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하느님, 성령: 숨을 건네주시는 그리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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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하느님, 성령] 숨을 건네주시는 그리스도
요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는 장면은 다른 공관복음과 다른 새로운 신학적 의미들이 담겨있습니다.
요한 복음 19장 30절에서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어졌다”하고 말씀하신 후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고 한글성경에 적혀있습니다. 그러나 이 구절을 그리스어 원문으로 보면, “숨을 거두셨다”가 아닌 “숨(영)을 건네주셨다”의 의미로 쓰여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글성경에서 이 그리스어 원문을 “숨을 거두셨다”고 의역한 것입니다. ‘건네주셨다’라는 말은 그것을 ‘받는 사람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성령론의 대가인 이브 콩가르 추기경은 이 구절을 주해하며, 이 구절은 십자가에서 죽음의 순간 예수님께서 십자가 아래에 있던 이제 막 태어나는 교회에 당신의 ‘영’을 건네주시는 순간으로 해석합니다.
십자가 아래 있던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와, 성모 마리아는 교회를 대표하여 십자가 아래까지 충실하게 그리스도를 따랐고 그들에게 ‘마치 아담의 옆구리에서 하와가 나오듯이’ 예수님의 창에 찔린 옆구리에서 교회가 탄생하며,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아래 있는 그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시며’ 그들에게 ‘성령을 건네주십니다’. 그리고 그분의 찔린 옆구리에서는 피와 물이 쏟아지는데 교부들에 따르면 피는 ‘성체성사’를, 물은 ‘세례성사’를 의미합니다. 가장 위대한 두 성사와, 교회를 인도하며 생명을 부여하는 ‘성령’이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의 순간에 막 태어나는 교회에 주어지는 것입니다.
한편,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시는 순간은 루카 복음에서는 조금 다르게 표현됩니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요한 복음에서는 당신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교회에 당신의 영을 건네주시고, 루카 복음에서는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성령을 되돌려 드립니다. 이는 또한 삼위일체 안에서 성부와 성자께서 주고받는 ‘사랑’으로 묘사되는 성령에 대한 깨달음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성부께서는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활동하시는 모든 순간에 당신 사랑의 성령을 끊임없이 보내시고 그분 위에 머무르게 하십니다. 예수님의 잉태와 세례의 순간에 우리는 성령께서 아드님에게 내려오시는 순간들을 장엄하게 목도합니다. 성부께서 사랑하시는 아들에게 당신 사랑의 영을 건네주시고, 성자께서는 그 사랑 안에서, 그 사랑의 힘으로 성부께서 맡기신 사명, 즉, “아버지의 뜻”을 완성하시고 그 궁극적 사랑의 순명인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루신” 후에, 다시 그 사랑의 영을 아버지께 되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성부와 성자께서 서로를 사랑하시며 주고받으시는 상호적 사랑에서 성령께서 나오시고 그 사랑이 두 분이 하나로 묶어주시는 것을 봅니다. 그 영을 ‘건네 받은’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 있는 우리 모두도, 같은 사랑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하나가 되고,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교회에 주어진 성사들에 내려오시어 은총을 부여하시는 성령을 모든 성사집전의 순간에 청하며 그 은총을 받아누리는 것입니다.
* 이레지나 : 심리학박사, 부부가족치료전문가,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 소장,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
[2026년 7월 12일(가해) 연중 제15주일 인천주보 2면, 이레지나] 0 6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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