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5일 (일)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 신심 미사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윤리신학ㅣ사회윤리

[환경] 구역반장 월례연수: 사랑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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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7-04 ㅣ No.2122

[구역반장 월례연수] 사랑 <생태>


- 생태계 보호는 신앙인의 근본적 사명 -

 

 

오늘날 우리는 전에 없던 거대한 생태적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먼 미래의 문제처럼 여겨졌던 기후위기가 이제는 우리의 삶 한가운데에서 현실이 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름철의 기록적인 폭염과 겨울철의 혹독한 한파,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와 가뭄, 대형 산불과 해수면 상승은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는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으며,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이 가장 먼저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동시에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 중심의 생활 방식으로 인해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놓여 있고, 숲과 바다, 강과 토양은 빠르게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름답게 창조하신 세상이 인간의 탐욕과 무관심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제시하는 영적 가치 가운데 ‘사랑’의 세 번째 주제가 ‘생태’라는 사실은 매우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생태 문제가 단순히 과학적 연구나 사회 정책의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앙 안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사랑의 문제임을 보여 줍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사람 사이의 관계 안에서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사랑은 훨씬 더 넓은 의미를 지닙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소중히 여기고 돌보는 것 또한 사랑의 실천입니다. 창조 세계를 보호하는 일은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며, 동시에 이웃과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사랑의 행동입니다.

 

세계청년대회는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신앙을 나누고 시대의 징표를 읽으며, 복음적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 생태 문제를 성찰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고민하며 응답하겠다는 다짐입니다. 특히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가고 책임져야 할 주체입니다. 지금의 생태 위기는 미래 세대가 가장 직접적으로 감당해야 할 현실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젊은이들은 창조 세계를 돌보고 회복하는 사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깊이 응답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생태 위기를 단순한 환경 문제로 축소하지 않고, 인간의 삶 전체와 연결된 문제로 바라보셨습니다. 특히 회칙에서 제시하는 ‘통합 생태론’은 인간과 자연, 경제와 사회, 문화와 영성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인간 사회 안의 불평등과 가난, 무절제한 소비와 개발 중심의 경제 구조는 환경 파괴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생태 문제의 해결 역시 단순히 기술적 방법이나 제도적 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인간 삶의 방향 자체가 변화되어야 하며, 사회 전체가 새로운 가치관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통합 생태론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과 전기, 먹는 음식, 소비하는 물건 하나까지도 지구 환경과 연결되어 있으며, 다른 이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일회용품 하나가 바다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지나친 소비와 낭비가 더 많은 자원 착취와 환경 파괴를 불러오게 됩니다. 반대로 작은 절제와 실천은 공동의 집인 지구를 보호하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태적 삶은 거창한 활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안에서 시작되는 작은 변화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또한 우리에게 ‘생태적 회개’를 촉구합니다. 생태적 회개란 단순히 환경 보호에 대한 정보를 알고 관심을 가지는 수준을 넘어, 우리의 삶과 마음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제까지 지나친 소비와 편리함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필요 이상의 소비와 낭비를 줄이고, 창조 세계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며 감사하는 마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인간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맡기신 세상을 돌보는 청지기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피조물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과 사랑을 바라보며, 자연을 함부로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형제자매로 존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곧 생태 영성으로 이어집니다. 생태 영성은 자연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발견하고,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창조주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작은 생명 하나 안에서도 하느님의 숨결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생태 영성은 단순히 환경 보호 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감사와 절제, 나눔과 돌봄의 삶을 살아가게 합니다. 또한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이러한 생태 영성은 우리의 일상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될 수 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생활화하는 일, 전기와 물을 아껴 사용하는 일,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일 등은 모두 창조 세계를 보호하는 소중한 실천입니다.

 

서울대교구장이신 정순택 대주교님께서도 2023년 9월 1일 특별 사목 교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배우고 실천합시다>를 통해 이러한 생태적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교구장님께서는 본당 사목협의회 안에 생태환경분과를 설립하여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생태 사목을 펼쳐 나가도록 권고하셨습니다. 특히 생태 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의 설립을 강조하셨습니다. ‘하늘땅물벗’은 신앙 안에서 생태적 책임을 실천하며,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 기도와 실천을 통해 공동체가 함께 창조 세계 보전에 참여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환경 보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앙과 삶이 하나로 연결되는 생태적 신앙 실천의 길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고 돌보는 일에 모든 신앙인이 함께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자연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며, 사랑과 책임의 마음으로 창조 세계를 보살피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우리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참된 사랑의 삶을 실천하게 될 것이며,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도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회복할 것입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6년 7/8월호, 이재돈 요한 신부(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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