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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교회상식 더하기26: 교황님은 왜 가르침을 편지로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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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7-01 ㅣ No.7310

[교회상식 더하기] (26) 교황님은 왜 가르침을 편지로 보낼까?


사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교회의 오래된 전통

 

 

- 친교와 사랑 속에서 편지로 가르침을 전하던 교회의 오랜 전통이 오늘날 교황 회칙과 같은 교황 문헌들로 이어지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이 5월 15일 교황청 시노드홀에서 첫 회칙 「고귀한 인류」에 서명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님이 첫 회칙 「고귀한 인류」를 발표하시면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아마 교리 공부를 열심히 하신 분들이라면 ‘회칙(回勅)’이라는 용어를 자주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그만큼 교회의 신앙과 도덕에 관한 가르침이 담긴 중요한 문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회칙, 사실은 우리에게 보낸 ‘편지’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회칙은 라틴어로 ‘리테래 엔치클리채(Litterae encyclicae)’라고 합니다. 여기서 리테래는 ‘편지들’이란 뜻입니다. ‘돌려보는 편지들’라는 뜻이지요. 문헌마다 수신자는 다릅니다만, 전 세계 주교들과 신자들 때로는 모든 선의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입니다.

 

교황님의 편지는 회칙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황 교서(Litterae Apostolicae), 교서(Litterae), 교령서(Litterae Decretales)라는 명칭에도 ‘편지들(Litterae)’이란 표현이 담겨있습니다. 또 ‘봉인’된 편지인 칙서(bulla)나 ‘짧은’ 편지인 소칙서(breve)를 비롯해, ‘답장’하는 편지인 답서(rescriptum), ‘직접 쓴’ 편지인 친서(chirographum) 등도 편지의 성격을 지닌 문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교황령, 교령처럼 편지가 아닌 교황 문헌들도 있습니다. 또 편지라는 이름을 지닌 문헌들도 읽다 보면 아무래도 우리가 익히 아는 편지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편지임을 고수하는 것은 사도 시대부터 이어지는 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사도들은 세계 여러 지역을 방문하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 공동체가 성장하도록 도왔는데요. 모든 공동체를 직접 찾아갈 수 없었기 때문에 편지를 통해 각 공동체가 지닌 고민과 갈등에 응답하고 복음을 따라 살아가는 길을 제시해 주곤 했습니다. 우리는 그 편지들 중 중요한 편지들을 성경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 공동체에 보낸 사도들의 편지들은 오늘날 회칙이 그렇듯이 공동체 모두가 돌려보는 글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편지를 모든 형제에게 읽어 주십시오”(1테살 5,27)라고 당부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그저 일방적인 규정이나 지시만을 담은 글을 보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도들은 편지를 받는 공동체를 “사랑하는 여러분”이라 부르며 사랑을 담아 축복하고 위로하고 굳건히 살아가도록 격려했습니다. 교회의 가르침과 권고는 친교와 애정 속에서 편지로 전해졌고, 이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이렇듯 교황님은 편지를 통해 우리를 향한 애정을 담아 교회가 마주한 시대의 문제를 설명하고, 복음의 빛으로 성찰하며, 신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응답하도록 초대합니다. 편지를 받았다면 답장을 하는 것이 도리겠습니다. 교황님이 보낸 편지에 가장 좋은 답장은 뭘까요? 아마 그 편지에 담긴 가르침에 따른 삶의 실천이 아닐까 합니다.

 

[가톨릭신문, 2026년 6월 28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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