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
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23: 마리골드 |
|---|
|
[신지현의 ‘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 (23) 마리골드 죽음 너머 이어진 사랑 ‘마리아의 황금꽃’
애니메이션 ‘코코’는 우연히 죽은 이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된 멕시코 소년 미겔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죽음과 사후 세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는 오히려 환하고 따스한 분위기로 진행되는데, 여기에는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오렌지색 꽃 마리골드가 한몫한다. 미겔의 가족들은 망자의 날을 앞두고 집안에 마련된 제단을 마리골드로 풍성하게 장식한다. 망자의 날이 되자 저승의 영혼들은 마리골드 꽃잎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다리를 건너 이승에 있는 가족을 찾아온다.
멕시코에서 마리골드는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한다. 멕시코 사람들은 망자의 날(10월 31일~11월 2일) 세상을 먼저 떠난 가족의 영혼이 집을 잘 찾아올 수 있도록 마리골드로 제단을 꾸미고, 집으로 이어지는 길목과 계단에 마리골드 꽃잎을 뿌렸다. 이 같은 풍습은 아즈텍 설화에서 유래했다. 전쟁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한 여인이 태양신에게 찾아가 슬픔을 토로하자, 깊은 사랑에 감동한 태양신이 그녀를 태양을 닮은 황금빛 마리골드 꽃으로, 그녀의 연인을 벌새로 환생하게 해 영원히 함께하도록 했다는 이야기다.
마리골드의 생명력 넘치는 밝은 오렌지색은 망자의 날 분위기에 더없이 잘 어울린다. 멕시코 사람들에게 망자의 날은 엄숙한 애도의 시간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을 웃으며 추억하는 흥겨운 축제다. 죽음 이후에도 인연이 계속된다는 이들의 독특한 사후세계관은 과달루페 성모 발현을 계기로 멕시코에 가톨릭 신앙이 널리 전파된 이후 모든 성인 대축일과 위령의 날 전통에 녹아들며 고유한 추모 문화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마리골드도 종교적으로 특별한 상징성(하느님에 대한 믿음, 자녀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영원한 사랑의 기쁨)을 띠게 되었다.
참고로 마리골드는 베네딕도회 수녀 힐데가르트 폰 빙엔 성인이 붙인 이름으로, ‘마리아의 황금꽃’이라는 뜻의 ‘메리스 골드(Mary’s gold)’가 축약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마리골드와 금잔화는 종종 혼동되곤 하는데, 둘 다 같은 국화과지만 마리골드는 천수국속, 금잔화는 금잔화속으로 분류되는 서로 다른 꽃이다.
우리는 세상을 떠난 이들과 주님 안에서 영원히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그들의 영원한 안식을 바라는 우리의 기도가 닿으리라는 확신, 언젠가 그들과 다시 함께하리라는 기대로 오늘을 씩씩하게 살아간다. 사랑하는 이들과의 행복했던 기억이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 마음에 따뜻한 오렌지빛 온기를 남기는 위령성월이 되기를 기도한다.
[가톨릭평화신문, 2026년 11월 1일, 신지현 소피아(「기도의 정원」 옮긴이, 통번역가)] 0 7 0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
| 7815 |
신약 외경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마리아와 천사 |
00:04 | 주호식 |
| 7814 |
가톨릭 교리: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마리아처럼! |
00:01 | 주호식 |
| 7813 |
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23: 마리골드 |
2026-11-02 | 주호식 |
| 7812 |
교회상식 더하기42: 연령들은 모두 천국에 간다? |
2026-11-02 | 주호식 |
| 7811 |
교회의 언어: Comunión(꼬무니온) - 공동체, 친교, 영성체 |
2026-11-02 | 주호식 |




게시판 운영원칙
Help Desk
- 성서와함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