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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영성의 샘: 예수, 십자가, 그리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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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샘] 예수, 십자가, 그리스도
피정 중에 성모님의 군단 월간지의 청탁을 받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영성이라고는 기본만 갖추어져 있던 저에게 글을 써달라고 해서 처음에는 “부족합니다”라고 했는데 담당 신부님들이 돌아가면서 쓰게 되어 있다고 해서 전담 지구장 5년을 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영성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단상을 레지오 단원 여러분들과 나누어 보려 합니다.
제 글은 35년 차 사제로 살면서 특히 5년 동안 전담 지구장으로 살면서 예수, 십자가, 그리스도에 대해 조금 알게 된 것입니다.
사제로 살면서 성경을 많이 접하고, 또 그 성경 말씀을 신자분들에게 전해주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경 말씀이 어떤 것은 이해가 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이해하기 힘든 말씀들이어서 그것을 전하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죽하면 강론과 고해성사만 없으면 행복하다고 이야기하겠습니까.(물론 이 말은 저만의 이야기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른 신부님들은 아주 훌륭히 말씀과 성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성경에 관해서 공부를 안 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하느님의 뜻(진리)을 잘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인 것을 전담 지구장 5년 동안 본당 없이 홀로 있으면서 성경 말씀을 공부하고 깊이 묵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다 보니 알게 된 사실입니다. 바로 이것이 ‘예수, 십자가, 그리스도’라는 제 안의 작은 영성으로 간직하게 된 것입니다.
전담 지구장 전, 사제 생활 30년을 본당에서만 사목하면서 나름대로 예수님을 전한다고 했는데 돌아보니 예수님을 전한 것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고 전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지금 전담 지구장으로 살아가면서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많이 갖다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 바오로 사도가 말씀하신 “나는 날마다 죽습니다”(1코린 15,31), “그러나 내 안의 그리스도는 날마다 사십니다”(갈라 2,20)라는 말씀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이 육이 죽지 않고 살려고 해서 매일매일이 영적 전쟁이지만, 바로 이것이 우리 신자들의 신앙생활이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겉으로만 알고 있던 말씀의 뜻을 조금 알고 나니,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고, 묵상과 공부를 하는 동안 시간이 언제 가는지 모르게 흘러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면서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라고 하신 말씀의 뜻도 알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는 말씀을 힘있게 전할 수 있게 되었고, 부족하지만 이 글도 쓸 수 있게 되었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말씀에 목마르고, 말씀에 배고파하는 신자분들에게 목마름을 해소해 주고, 배고픔을 해소해 주는 말씀을 전해주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더 주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예수를 만나 진정한 행복을 얻으려면 십자가를 통과해야
우리 레지오 단원 여러분들은 예수님을 잘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 예수 안에 성령의 그리스도를 숨겨 놓으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를 만나야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바로 십자가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신앙생활은 예수님을 믿기는 하지만 십자가 지기는 싫어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나를 따르려면 자기를 버리고(비우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역사 속 예수님은 우리가 신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눈으로 보여주고, 말씀으로도 가르쳐주신 분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예수님을 보고도 믿지 못하고, 말씀으로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아예 성령을 통해 우리 마음 안에 그리스도를 심어주시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으신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바로 그 길을 가는 것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 여러분들은 예수님을 통하여 십자가상에서의 사랑을 깨닫고, 성령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이 진정한 신앙생활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예수-십자가-그리스도’
부족한 제가 레지오 월간지 ‘성모님의 군단’이라는 책에 글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을 레지오 단원 여러분들도 성모님의 도움으로 예수 그리스도만을 꼭 붙잡고 살아가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아멘.
[성모님의 군단, 2026년 8월호, 이영우 요셉 신부(서울대교구 제 9강동지구장, 동서울 Re. 담당사제)] 0 1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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