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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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14: 앵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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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 (14) 앵초 ‘천국 문 여는 꽃’ 베드로 사도의 황금 열쇠
베드로 사도 성상은 대개 한 손에 열쇠를 쥐고 있으며, 바티칸 시국의 국장은 금열쇠와 은열쇠가 교차된 모습을 하고 있다. 열쇠는 베드로를 상징한다. 이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맡기신 “하늘 나라의 열쇠”(마태 16,19)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 귀중한 열쇠를 의미하는 특별한 꽃이 바로 앵초다.
그런데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앵초와 서양의 대표적인 앵초 품종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앵초는 보라색·분홍색·흰색 꽃이 피는 ‘Primula sieboldii’ 품종으로, 하트 모양의 꽃잎 다섯 장이 오밀조밀하게 핀 모습이 앵두꽃을 닮아 앵초라는 이름을 얻었다. 한편 서양에는 동아시아 앵초의 사촌 격인 ‘Primula veris’·‘Primula vulgaris’ 등이 흔하며, 우리나라에서 전자는 ‘황화구륜초’, 후자는 ‘프림로즈’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황화구륜초는 키가 25㎝ 내외로 아담하고, 굵은 꽃대 끝에 노란색 꽃 여러 송이가 꽃차례를 이루면서 핀다. 꽃이 만개하면서 아래로 축 늘어지면 마치 황금 열쇠가 주렁주렁 달린 열쇠 꾸러미 같아 보인다. 바로 이 독특한 외모 덕분에 황화구륜초에는 열쇠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고대 북유럽 사람들은 황화구륜초가 사랑과 미의 여신 프레이야의 보물 궁전을 여는 열쇠를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유럽에 그리스도교가 널리 전파된 뒤에는 ‘성모 마리아의 열쇠’, ‘성 베드로의 열쇠’라고 불리며 성모님, 베드로 사도와 연관된 식물이 되었다. 전승에 따르면, 어느 날 베드로가 하늘나라의 열쇠가 하나 더 있다는 소문을 듣고 깜짝 놀라 손에 쥐고 있던 열쇠를 떨어뜨렸는데, 열쇠가 떨어진 자리에서 황화구륜초가 피어났다고 한다.
또 황화구륜초는 길쭉하게 뻗은 꽃대와 한데 모인 노란 꽃송이가 초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성모 마리아의 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예수님의 강생부터 승천까지 늘 그분 곁에서 빛이 되어 주시고 예수님의 죽음 이후 어두웠던 나날에도 믿음과 확신을 보여주신 성모님의 삶을 오롯이 표현한다.
한편 프림로즈는 황화구륜초와 달리 꽃차례가 달리지 않고 여러 대의 꽃대 끝에 꽃이 하나씩 핀다. 꽃 색깔은 짙은 색부터 부드러운 파스텔톤까지 다양하며 단색뿐만 아니라 두세 가지 색이 혼합된 것도 있는데, 노란색이 가장 흔하고 향기도 더 진하다. 꽃의 학명 프리물라(primula)는 라틴어로 ‘가장 먼저’, ‘처음’을 의미하며 이는 이른 봄꽃을 피우는 습성에서 비롯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6년 8월 23일, 신지현 소피아(「기도의 정원」 옮긴이, 통번역가)] 0 8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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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앵초 프림로즈. 성서와함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