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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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순간포착! 성경에 이런 일이: 미칼(2사무 6,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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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 성경에 이런 일이] 미칼(2사무 6,20)
이스라엘 초대 임금이었던 사울은 아들 요나탄이 다윗을 옹호하고 딸인 미칼 역시 다윗을 사랑하는 상황이 골치 아픕니다.(1사무 18,1; 20 참조) 수를 낸 사울은 다윗에게 미칼과의 혼인의 댓가로 필리스티아인 100명을 처치한 증거를 가져오라는 조건을 달지만 다윗은 가뿐히 해냅니다. 결국 사울이 악령에 이끌려 다윗을 죽이려다 실패한 밤에, 미칼은 과감한 속임수와 거짓말로 다윗의 도피를 돕습니다. 그러자 사울은 미칼을 갈림 출신 라이스의 아들 팔티에게 넘깁니다.
사울이 죽고 그 아들 이스 보셋과의 대결 구도에서 점차 득세한 다윗은 이스 보셋을 배신한 아브네르의 투항을 받아들이며 미칼의 반환을 요구합니다.(2사무 3,14 참조) 언뜻 미칼을 잊지 못해 다시 되찾으려는 순애보 같지만, 사울의 딸인 미칼과의 관계를 이용해 그 가문의 힘을 흡수하려는 정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게 미칼은 다윗에게서 팔티에게로, 그리고 다시 다윗에게로 향합니다. 팔티엘이1) 미칼을 붙잡으려 울며 뒤따랐다는 걸 보면 미칼도 다윗을 잊고 팔티엘과 사랑하며 살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짐작하게 됩니다. 게다가 다윗에게는 이미 6명의 아내와 자녀들까지 있는 현실을 마주한 그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사실 여성의 지위가 오늘 날과 비할 바가 아니었던 성경 시대에 남성을 향한 호감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것도, 임금인 아버지를 거슬러 남편을 구해내는 것도 보통 성격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대장부 같은 기질을 보여준 그녀도 이렇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휘둘리는 처지에 질려버리지 않았을까.
결국 파국으로 향합니다. 다윗이 하느님의 궤를 예루살렘 자신의 천막으로 모시던 날, 그는 온 힘을 다해 기쁨의 춤을 춥니다. 그 모습을 속으로 비웃던 미칼이 다윗을 차갑게 비꼽니다. “오늘 이스라엘의 임금님이 건달패 가운데 하나가 알몸을 드러내듯이, 자기 신하들의 여종들이 보는 앞에서 벗고 나서니, 그 모습이 참 볼 만하더군요!”(2사무 6,20)
돌아오는 다윗의 답변은 더 차갑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아버지와 그 집안 대신 나를 뽑으시고, 나를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우셨소. 바로 그 주님 앞에서 내가 흥겨워한 것이오.”(2사무 6,21) 성경은 독설을 주고 받는 이 관계가 어떻게 끝났는지 분명하게 말해줍니다. “그 뒤 사울의 딸 미칼에게는 죽는 날까지 아이가 없었다.”(2사무 6,23)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처럼, 이 대목은 일차적으로는 하느님의 궤를 들여온 기쁨에 자신을 낮추며 춤을 춘 다윗을 옹호하고 이를 못마땅하게 바라본 미칼을 탓하는 상선벌악의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서사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자신에게 호의를 품고 있던 사람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결국 몰락시켜야 했던 사람과 운명에 휘둘리지 않으려 했으나 결국 저항할 수 없는 흐름에 휩쓸리고만 사람이 엮어낸, 엇갈린 사랑을 담은 한 편의 비극적인 드라마처럼 보입니다.
1) 1사무 25,44은 팔티로, 2사무 3,15은 팔티엘로 소개된다.
[2026년 8월 2일(가해) 연중 제18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정현수 도미니코 사비오 신부(교구 청소년사목국 겸 WYD 교육 양성 팀장)] 0 8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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