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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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10: 제비고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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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 (10) 제비고깔 성모님 눈물 떨어진 자리에 핀 파란 꽃
파란 하늘 아래 푸른 바다가 있는 시원한 곳으로 떠나고픈 계절. 파란색은 여름의 특성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색 중 하나다. 지금은 흔하고 대중적인 색깔이지만, 파란색은 과거 서양 중세사회에서 천상의 색, 성스러운 신의 색으로 여겨졌다. 유럽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에 파란색이 유난히 많이 보이고, 성화 속 성모 마리아의 겉옷이 청색으로 채색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화가들은 천상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신비를 표현하기 위해 울트라마린이라는 값비싼 파란색 안료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파란색은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전례색은 아니지만 성모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색이므로 성모 승천 대축일 같은 날에는 제대 앞에 푸른 계열 꽃을 활용한 꽃장식을 만들기도 한다. 파란색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편안하게 하며, 세계를 관조하도록 이끌고, 우리의 시선을 먼 곳으로 인도해 기도와 소통을 돕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염색한 꽃이 아닌 진짜 파란색 꽃을 자연에서 만나기란 의외로 쉽지 않은데, 깊은 바다처럼 선명하고 채도 높은 파란색을 지닌 귀한 여름꽃이 있으니 바로 제비고깔이다.
제비고깔의 학명 델피니움(Delphinium)은 돌고래를 뜻하는 그리스어 델피니온(δελφίνιον)에서 유래한 것으로, 제비고깔이 꽃봉오리일 때 뒤로 삐죽 튀어나온 꿀주머니 모양이 돌고래의 코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돌고래는 그리스도교 회화에서 부활과 구원을 상징하는 소재로, 화가들은 인간의 영혼을 태운 돌고래가 이승의 바다를 건너 영원한 세상으로 향하는 모습을 그리곤 했다. 때로 그림 속 돌고래 옆에 닻이나 배가 그려져 있다면 이때 돌고래는 인간의 영혼을, 닻과 배는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무엇보다 제비고깔은 성모님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진다. 이는 제비고깔의 맑은 파란색이 성모님의 색이자, 성모님의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서 제비고깔이 피었다는 전설과 ‘강한 사랑의 결속’이라는 꽃말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비고깔은 북아프리카·남유럽·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300여 종이 존재한다. 품종마다 꽃대의 형태나 높이, 꽃이 달리는 모양이 다르고 꽃 모양도 겹꽃과 홑꽃으로 나뉜다. 꽃은 초여름에서 한여름 사이에 피는데, 일반적으로 파란색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진한 보라색·라일락색·흰색·분홍색 꽃도 있다. 꽃잎은 요정 날개처럼 얇고 반투명해 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가톨릭평화신문, 2026년 7월 19일, 신지현 소피아(「기도의 정원」 옮긴이, 통번역가)] 0 9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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