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술ㅣ교회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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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눈으로 보는 순례: 용문 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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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눈으로 보는 순례] 용문 성당 쉼과 기도가 있는 순례지
용문면 초입에 들어서면 두 개의 황금돔을 머리에 이고 서 있는 이국적인 모습의 용문 성당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아 용문 마을을 내려다보는 성당의 웅장한 자태는 그 자체로 용문면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어 줍니다. 용문 성당은 1908년에 설립되어 11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순례 사적지입니다.
성당 뒤편으로 돌아가면 성당 한구석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투박한 옹기담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옹기담에는 1900년대부터 용문 본당이 관할하던 수많은 공소의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옹기는 박해시절 용문산 깊은 골짜기로 숨어든 신앙선조들이 옹기를 구워 팔아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절대로 놓지 않았던 굳건한 믿음을 상징합니다.
옹기담 앞쪽에는 정성스레 가꾸어진 성모 동산이 있으며, 이와 연결된 뒤편에는 선조들의 옹기 가마터를 재현해 만든 성모굴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순례자들이 조용히 묵상할 수 있는 아늑한 기도방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이 성모님을 비추면 순례자들이 전구를 청하는 신비롭고 거룩한 기도 공간이 되어줍니다.
옹기담을 따라 이어지는 뒷산에는 아름다운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길 입구에서부터 제법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는데, 언덕 끝 대형 십자고상을 바라보면 골고타 언덕의 고난이 떠오릅니다. 이 언덕길의 중간쯤에서 제1처가 시작되는 십자가의 길 산등성 한 바퀴를 돌면 기도가 끝납니다. 십자가의 길에 들어서면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덕분에 여름날 내리쬐는 뙤약볕 속에서도 휴식처 같은 위로의 공간이 되어줍니다. 특히 이 고즈넉한 오솔길 옆으로는 투박하면서도 멋스러운 고기와들이 나란히 놓여 길의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이 기와들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한 신자가 오랫동안 수집한 것으로, 그의 가족이 기증한 것입니다. 누군가의 슬픔과 그리움이 배어 있는 기와길이 사랑과 신앙을 품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도의 길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용문 성당 곳곳에는 신자들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와 신앙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곳을 찾는 순례자들은 자연이 주는 평온한 삶과 깊은 기도 속에서, 지나온 삶을 잔잔히 반추하며 자신의 신앙을 따뜻하게 돌아보게 됩니다.
[2026년 7월 5일(가해)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수원주보 5면, 글 · 사진 이선규 대건 안드레아] 0 2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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