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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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사랑하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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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신약 성경] 사랑하느냐?
어느 날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느냐?”,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5)라고 물으신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상하게도 점점 더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요한 복음의 마지막 장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 질문을 하십니다. 오래전에는 이 대화를 보면서,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글쎄요,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은 더 쉬워 보였고 양들을 돌보라는 것은 더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러니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어보시면 그렇다고 할 것 같은데, 내가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해서 양들을 돌보라고 일을 시키시는(!) 것은 좀 무리하게 보였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기만 하라고 하시면 더 쉬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보니,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라는 말씀보다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말씀이 더 어렵게 보입니다.
오늘도 또 다른 할머니 이야기를 하자면, 종종 지금이 아침인지 저녁인지, 식사 시간인지 취침 시간인지도 헷갈리시는 95세 수녀님이 계십니다. 돈을 가위로 잘라놓기도 하고, 미사 시간에 성무일도를 펼쳐 놓고는 영성체하시라고 해도 지금이 무슨 시간인지 모르기도 하십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공동체 수녀님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수녀님들을 사랑해요. 내가 자꾸 잘못하기도 하고 도움이 되지도 못하지만, 내가 수녀님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어요.” 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저는 그렇게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요한 21,16)라고 말씀드렸을 때 저런 마음이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요한 복음 18장에서 베드로는 칼을 뽑아 예수님을 잡으러 온 대사제의 종의 귀를 잘랐습니다. 예수님이 대사제에게 신문을 받으실 때는 그분의 제자가 아니라고 잡아떼었습니다. 20장에서는 예수님의 무덤에 가서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고 성령을 받았지만, 21장에서는 고기를 잡다가 예수님을 만나고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어보십니다. 베드로가 당신을 모른다고 했어도, 예수님은 그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믿어 주셨습니다. 베드로는 이 모든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예수님을 사랑했습니다.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오래전에, 제가 좀 더 젊었을 때 생각하던 것과는 반대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은 쉬운데 예수님은 양들을 돌보라는 어려운 일을 맡기시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정말로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예수님은 다른 어떤 조건을 갖춘 사람들보다 베드로처럼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당신 양들을 맡기고 싶어 하십니다.
이렇게 해서 요한 복음이 끝나지만, 요한 복음에서 한 구절은 다시 인용하고 마쳐야 하겠습니다.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1).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6월 21일(가해) 연중 제12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0 9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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