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성경자료

[신약] 성경: 숨어 계신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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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07:26 ㅣ No.9691

[성경] 숨어 계신 하느님

 

 

산상 설교(마태 5-7장)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늘 나라의 복음이 지니는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들인지, 그 나라에서 지켜야 할 율법 규정과 신심 행위는 무엇인지도요. 율법과 자선, 기도와 단식과 같은 중요한 주제를 다룰 때,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마태 5,18; 6,2.5.16)는 문구가 4번이나 연달아 나올 만큼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그 와중에 하느님 모습이 은연중에 드러납니다. 예수님이 생각하는 하느님은 어떤 분이실까요?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 하늘이 열리면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7) 하는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으셨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과 아버지이신 하느님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드러내는 계시의 순간입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6)

 

그뿐인가요. 제자들에게 기도문을 알려주실 때도 ‘아버지’ 호칭을 사용하십니다.(마태 6,9–15 참조) 각 가정에서 접하는 아버지의 역할을 하느님께 투영했던 것이죠. 아버지의 이름을 드높이고 그분의 뜻을 따르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충실할 수 있기를 주님의 기도문 전반부에 담습니다.(마태 6,9–10 참조) 그리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허물을 덮어주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하느님을 그려냅니다.(마태 6,11–13 참조) 이를 바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우리 잘못을 용서하고 악에서 구해주시기를 기도하기까지 발전시키십니다.

 

다음으로 ‘숨어 계신 아버지’로서의 모습입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본으로 성장해서 닮아가듯이, 신앙인들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닮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하느님 아버지께서 완전하시기에 우리 신앙인도 완전한 사람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기도와 단식도 숨어 계신 하느님을 닮아야 하지 않을까요? 숨어 계신 하느님처럼 눈에 띄지 않는 골방에 숨어서 기도하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 단식한다는 것을 숨겨야 한다는 것이죠.(마태 6,6.18 참조) 자선 행위도 내세우지 말고 숨겨 두면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갚아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굳건히 해야 한다고 이릅니다.(마태 6,4 참조)

 

그런데 우리는 모두 사람들에게서 인정받고 대우받고 싶어 합니다. 이런 인정 욕구에서 벗어나기란 정말로 어렵기에 예수님도 ‘아멘.’(진실로)이라고 하면서 강조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마태 6,2.16) 사람들의 인정보다 하느님의 인정을 바라는 삶! 모두 그 길을 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6년 6월 14일(가해) 연중 제11주일 서울주보 5면, 이우식 베드로(성서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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