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4일 (목)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성모님 영혼 속에 깊이 깃든(벽에 붙은 파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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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5-06 ㅣ No.1012

[레지오와 마음읽기] 성모님 영혼 속에 깊이 깃든(벽에 붙은 파리 효과)

 

 

링컨이 대통령이 되기 일 년 전인 1859년, 미국은 북부와 남부가 극심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정치적 분열과 경제적 불안 그리고 도덕적 갈등으로 혼란하던 때, 링컨은 위스콘신주 박람회에서 군중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 말은 바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이다. 권력도 고난도 모두 영원하지 않다는 이 교훈은 링컨을 계기로 유명해지긴 했으나 오늘날 우리에게도 주는 울림이 크다.

 

실패나 좌절을 겪으면 누구나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슬픔과 우울감을 넘어 분노와 수치심을 느끼며 자기 비난을 하게 되는 등 고통이 유발된다. 이것이 인간이 겪는 정상적 심리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번 아웃이 오거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면 문제가 된다. 이때 상황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줄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여 긍정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심리적인 기법으로 ‘자기 거리두기(Self-distancing)’가 있다. 이는 “왜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지?” 대신에 “이 사람은 왜 이런 감정을 느낄까?”라며 자신을 타인처럼 바라보는 기법이다. 이 기법으로 자기중심적 시점에서 관찰자 시점으로 전환하여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 이 기법을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비유적 표현으로 ‘벽에 붙은 파리 효과’가 있다. 이는 말 그대로 ‘벽에 붙은 파리가 나를 본다고 상상하며 자신과 상황을 바라보는 것’으로, 상황을 관찰자처럼 보기 위해 상상하는 방법이다. 

 

하필이면 왜 벽에 붙은 파리일까? 그 답은 이 효과를 연구한 도미니크 미슈코프스키 등 세 명의 심리학계 연구자들이 쓴 논문에 있다. 논문 제목이 “벽에 붙은 파리들은 덜 공격적이다: 감정이 격해진 순간에서 자기 거리두기(self-distancing)는 공격적 사고, 분노 감정 및 공격적 행동을 감소시킨다.”이다. 그리고 실제 실험 중에 ‘벽에 붙은 파리’라는 지시어를 사용한다. 원래 ‘벽에 붙은 파리’는 서양의 관용구로,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러니 화나는 상황에서 마치 벽에 붙은 파리가 조용히 모든 상황을 바라보듯 ‘제3자 시점’으로 스스로를 관찰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생각이 부정적 감정이 일어났을 때 감정과 행동을 달라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논문이다.

 

 

부정적 감정이 들 때 ‘제3자 시점’으로 스스로를 관찰

 

연구진은 ‘음악이 문제 해결과 감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라며 실험참여자를 모았다. 94명의 대학생이 참여하였는데 이들을 무작위로 세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 부정적 감정이 일어나도록 어려운 과제를 주고 반복적으로 꾸짖고 모욕을 주었다. 그리고 집단마다 부정적 감정이 일어난 상황에서 서로 다르게 생각하도록 지시하였다. 즉 한 집단은 자기감정과 상황에 몰입하도록 하고, 다른 집단은 ‘마치 벽에 붙은 파리가 상황을 지켜보는 듯’이 생각하게 하고, 마지막 집단은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았다. 그 후 세 집단을 비교하였는데, 과연 그 결과는 어떠하였을까? 예상대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본 집단, 즉 자신을 벽에 붙은 파리가 보듯이 생각한 집단이 다른 두 집단보다 공격적 사고와 분노 감정뿐만 아니라 실제적 공격적 행동 또한 낮았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는 감정을 억제하며 상황을 보는 것과는 달리, 관점이 변화되면서 사고방식의 전환이 일어나 상황을 다르게 보게 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50대 중반의 B형제는 평상시 지나치게 주눅이 들어있다가 가끔 불같이 화를 내는 자신의 성격이 늘 고민이었다. 그러다 아들이 자신을 닮아가는 것에 심각성을 느껴 상담을 받게 되었고, 그 원인이 억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탓에 지독한 열등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학교 프로그램에서 만난 아들 친구의 아버지와 친해져 그를 대부로 세례받고 입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단원 생활은 쉽지 않았다. 

 

“상담으로 제가 좀 나아졌다고 생각되어 입단했는데 공동체 생활은 쉽지 않았습니다. 기도와 활동이라는 의무도 버거웠지만 열심하다는 신자들의 부조리한 행동이나 특히 저를 부정적으로 판단할 때는 화가 치밀곤 해서 탈단의 유혹을 자주 받았습니다. 그런데 대부님께서는 늘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 특히 저의 어려움과 진심을 아실 거라’고 하셨고 실제로 그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눈으로 저를 보게 되니 저의 언행이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알게 되고 제가 무엇을 원했는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레지오야 말로 저를 변화시킨 좋은 단체라는 확신이 있어 자신 있게 입단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나에게 성모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지 상상해 보자

 

‘레지오 마리애의 목적은 단원들의 성화(聖化)를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있다. 단원들은, 교회의 지도에 따라, 뱀의 머리를 바수고 그리스도 왕국을 세우는 성모님과 교회의 사업에 기도와 활동으로 협력함으로써 이 목적을 달성한다.’(교본 27쪽) 하지만 ‘하느님의 사업은 결코 이상적인 조건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며 우리가 상상하고 바라는 쪽으로도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453쪽) 그리하여 ‘레지오 단원은 오로지 성모님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모자란 점을 보충하고 순화하며 완덕을 위해 노력하고 인간 본성을 거룩하게 변화시킴으로써 미약한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교본 63쪽) 이를 위해 간단한 방법으로라도 늘 마음속에 성모님을 떠올려 우리들의 모든 행동과 기도가 성모님의 지향과 뜻에 일치하게 만들어야 한다.(교본 418쪽 참고) 이것이야말로 성모님의 ‘피앗(Fiat :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정신이 아니겠는가!

 

누구나 실수를 생각하며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있다. 또한 나와 마주한 사람의 부정적 눈초리에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좋은 의도로 한 행위가 나쁘게 해석될 때는 또 어떤가? 변명 같아 말도 못 하고 답답할 때가 있다. 이처럼 생각지도 않은 상황으로 단원 생활이 힘들어 도망치고 싶을 때, 우리의 사령관이신 성모님을 떠올리자. 그리고 내가 성모님이 되어 나에게 말을 걸어보자. 지금의 나에게 성모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지 상상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성모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에게 위로와 힘을 줄 것이다. 성모님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아시지 않는가! 그리고 다음 말을 기억하자. ‘성모님의 영혼 속에 깊이 깃든 레지오 단원은 –중략- 성모님의 기도의 힘을 나누어 가지게 되어, 결국 모든 삶의 궁극 목표인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게 된다’(교본 48~49쪽).

 

‘성모님이 감싸면 두렵지 않고, 성모님이 이끄시니 지치지 않아, 성모님의 도움으로 목표에 이르네.’(성 베르나르도)

 

[성모님의 군단, 2026년 4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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