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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원주교구,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봉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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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구,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봉헌 최양업 신부 사제품 177주년 기념일 4월 15일에 열려…김세중 홍익대 교수 제작 맡아
원주교구는 4월 15일 배론성지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에서 가경자 최양업 신부(토마스, 1821~1861) ‘공식 표준 초상화’ 봉헌식을 열었다.
한국교회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 사제서품 177주년 기념일에 봉헌된 공식 표준 초상화는 현대 과학기술을 총동원해 실제 모습과 최대한 가깝게 제작됐다. 교구가 극사실주의 회화 작업을 이어온 김세중(빈첸시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에게 작품을 의뢰한 것도 실존 인물에 가까운 재현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교구는 2019년 6월 11일 교황청 시성부 훈령을 준수하며 최양업 신부 유해의 진정성 확인과 보존을 위한 개묘와 유해 발굴을 진행했다. 같은 해 6월 15일에는 유해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응용해부연구소로 이송해 3D CT촬영을 했고,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응용해부연구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가 공동으로 최양업 신부 전신과 얼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는 문화영성연구소에 초상화 제작 실무를 맡겼다.
김 교수가 준비작업을 포함해 약 6개월간 그린 초상화는 가로 97cm, 세로 130.6cm 크기의 유화(油畫)로, 최양업 신부가 갓을 쓰고 녹색 영대를 걸친 모습이 담겨 있다. 또한 「천주가사」와 신자들을 찾아갈 때마다 손에 쥐었던 묵주, 새벽 여명 속 배론성지, 그리고 배론성지에 있었던 성 요셉 신학교 등 최양업 신부 일대기가 압축돼 있다.
봉헌식은 성음악 전공자 이종훈 신부(야고보·원주교구 부론본당 주임)와 소프라노 송강이(체칠리아) 씨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초상화 제작 실무를 총괄한 신우식 신부(토마스·배론 주교대리 겸 문화영성연구소장)가 경과를 보고했다. 초상화는 조규만 주교, 교구 총대리 백인현(안드레아) 신부, 신우식 신부, 김세중 작가,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박종섭(힐라리오) 회장, 여성연합회 김정란(체칠리아) 회장이 제막하며 처음 공식 공개됐다.
- 4월 15일 배론성지에서 봉헌된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가로 97cm x 세로 130.6cm 크기의 유화로, 최양업 신부가 갓을 쓰고 녹색 영대를 걸친 모습을 담고 있다. 원주교구 제공
조 주교는 봉헌식에 거행된 미사 강론에서 “최양업 신부님 시복을 위한 기적 심사의 첫 번째 단계가 통과됐고 이후 절차에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의 기도와 정성이 계속 필요하다”며 “초상화를 그려 주신 김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26년 4월 26일, 박지순 기자]
[인터뷰]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그린 김세중 교수 “제 붓끝에서 완성된 건 그림 아닌 작은 회심”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사제서품 177주년 기념일을 맞아 한 화가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최양업 신부님의 초상화를 봉헌하게 된 것은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주의 회화 작가인 김세중(빈첸시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는 4월 15일 원주교구 배론성지에서 열린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봉헌식에서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 등과 함께 떨리는 표정으로 초상화 제막에 함께했다.
김 교수는 원주교구로부터 초상화 제작을 의뢰받고 약 6개월 동안 작업한 끝에 이날 많은 성직자와 신자들 앞에서 그림을 봉헌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붓을 들기 전 교회사 자료를 확인한 것은 물론 19세기 복식사(服飾史)를 먼저 연구했다. 165년 전 선종한 최양업 신부의 생전 모습을 역사적 사실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그려내기 위해서였다.
“처음 작업을 맡게 됐을 때, 늘 그랬던 것처럼 역사 속 위인의 초상화를 최선을 다해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신자이지만 신부님을 두 번째 한국인 사제라는, 그 순서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분의 삶은 두 번째라는 순서로만 기억되기에는 너무도 치열했고 너무도 위대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김 교수는 최 신부의 서한을 읽으며 크게 감동했고, 기도 속에서 작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
“신부님의 편지를 읽는 동안 제 안에서 알 수 없는 미세한 떨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치고 병든 몸으로도 양 떼를 두고 떠날 수 없다’고 하셨던 그 구절을 대하며 한참 동안 작업을 멈췄습니다. 어느 날은 붓을 들고 캔버스 앞에 서 있다가 결국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채 붓을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김 교수의 고민은 깊어졌다. 과연 신부님의 눈빛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 그 삶을 감히 표현할 수 있을지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다시 붓을 들었다.
“그림을 다시 시작하기 전 먼저 성호를 긋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이 그림이 단순한 초상이 아니라 길 위의 목자를 드러내는, 살아 있는 증언이 되게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신부님의 눈빛 하나를 그리기 위해 수없이 덧칠하고 또 지웠습니다. 박해 속에서도 양들을 바라보는 목자의 눈빛 하나를 담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김 교수는 공식 표준 초상화 작업은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다시 지우고 새롭게 그려 나가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제 붓끝에서 완성된 것은 그림만이 아닌 제 마음의 작은 회심이었습니다. 이 그림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신부님께서 살아 내신 신앙의 흔적과 향기가 스며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초상화를 보는 신자들이 땀의 순교자이신 신부님의 삶을 떠올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신앙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가톨릭신문, 2026년 4월 26일, 박지순 기자]
이제 최양업 신부 실제 얼굴 초상화 보며 기도한다
‘땀의 순교자’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실제 얼굴을 표현해낸 초상화가 공개됐다. 2019년 원주교구가 ‘가경자 하느님의 종 최양업 토마스 신부 유해의 진정성’ 조사 과정에서 과학 기술을 통해 알아낸 최 신부의 얼굴을 처음 구현해낸 것이다. 원주교구는 새 초상화를 교구 공식 표준 영정으로 사용하며 최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운동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원주교구는 최양업 신부 사제수품 177주년을 맞은 15일 배론성지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에서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3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봉헌식을 거행했다. 이날 봉헌식은 식전 행사와 제막식 그리고 미사 순으로 진행됐다.
교구 성음악 위원회 위원장 이종훈 신부와 소프라노 송강이(체칠리아)씨는 봉헌식에 앞서 준비한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돋웠다. 이 신부는 최양업 신부에게 헌정하는 자작곡 ‘땀의 아리랑’을 공개하며 새 초상화가 완성된 기쁨을 나눴다.
-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15일 배론성지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에서 열린 ‘최양업 신부 초상화 봉헌식’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 원주교구가 15일 배론성지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에서 공개한 최양업 신부의 새 초상화. 교구는 2019년 '가경자 하느님의 종 최양업 토마스 신부 유해의 진정성’ 조사 과정에서 과학 기술을 통해 최양업 신부의 유해에서 실제 얼굴을 재현해 냈고 이를 반영한 새 초상화를 만들었다.
이어 조 주교와 교구 총대리 백인현 신부, 배론 주교대리 신우식 신부, 김세중(빈첸시오, 홍익대 미술대학 겸임교수) 작가를 비롯한 교구 대표단이 교구민들의 초읽기에 맞춰 초상화를 가리고 있었던 황금색 막을 열어젖히며 현장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마침내 최양업 신부의 모습을 담은 가로 97㎝, 세로 130.6㎝ 크기의 유화(油畫)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리에 함께한 이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새 초상화를 마주했다.
조 주교는 미사에서 “초상화 제작에 열성을 다해준 김세중 교수님을 포함해 도움을 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얼마 전 최 신부님의 시복을 위한 기적 심사가 통과하며 첫 단계를 넘어섰지만, 시복 절차의 마지막 단계까지 통과하기 위해선 더 많은 기도와 정성이 필요하다”며 시복시성을 향한 기도를 당부했다.
6개월여 작업 끝에 초상화를 완성한 김세중 작가는 “신부님께서 살아내신 신앙의 흔적과 향기가 스며들길 바라며 작업에 임했다”며 “이 얼굴로 땀의 순교자이신 신부님 삶을 떠올리며 각자 자리에서 신앙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 4월 15일 봉헌된 최양업 신부의 새 초상화. 원주교구는 새 초상화를 교구의 공식 표준 초상화로 사용하며 최양업 신부의 시복 시성을 위한 기도 운동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원주교구 제공
새 초상화는 ‘사제’ 최양업의 일대기를 한 장면으로 만날 수 있도록 그려졌다. 그림 속 최 신부는 2019년 묘소 개장 당시 함께 발견된 녹색 영대를 두른 채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그의 앞에는 신자들을 위해 쓴 「천주가사」와 최 신부가 교우촌으로 이동하며 묵주기도를 바칠 때 썼던 묵주가 그려져 있다. 뒤로는 어슴푸레한 새벽녘 배론성지가 보인다. 박해를 피해 밤에만 이동하며 각지에 흩어진 교우들을 찾아 성사를 베풀었던 그의 사목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김 작가의 사실주의적 표현이 더해지며 마치 실제 최 신부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톨릭평화신문, 2026년 4월 26일, 장현민 기자] 0 5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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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5일 가경자 최양업 신부 사제서품 177주년 기념일에 배론성지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에서 열린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봉헌식이 열리고 있다. 박원희 기자
- 김세중 교수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작업에 대해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은 제 신앙을 새롭게 그려 나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 원주교구 사제단과 수도자·평신도들이 15일 배론성지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에서 열린 최양업 신부 초상화 봉헌식 중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며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