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7일 (금)
(자)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손을 벗어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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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 안에서의 환대: 성인들의 환대, 성 베네딕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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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3-26 ㅣ No.2255

[신앙 안에서의 환대] 성인들의 환대, 성 베네딕토 4-1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우리는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음을 믿습니다(창세 1,26 참조). 그러므로 교회는 우리의 이웃 안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을 복음적 삶의 중요한 요소로 이해합니다. 베네딕토 성인은 이러한 가톨릭의 인간관을 수도자의 일상 규범 안에서 구체적으로 녹여냅니다. 특별히「성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서(Regula sancti Benedicti)」의 53장과 66장은 가톨릭 전통 안에서 ‘환대’가 지닌 깊은 신학적 의미를 드러냅니다.

 

먼저「성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서」53장은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아들일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단순한 예절 규정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신비에 대한 깊은 신앙 고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환대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다는 믿음에서 비롯되며,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이웃을 그리스도처럼 맞이하라는 신앙 고백의 실천입니다.

 

또한「성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서」53장은 환대의 실제적 요소인 식사, 숙소, 대화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합니다. 이는 가톨릭 영성이 강조하는 애덕의 실천, 즉 말뿐이 아닌 환대와 적극적인 봉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삶과 일치합니다. 베네딕토 성인의 가르침 안에서 환대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영성적 행위이며, 손님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는 은총의 기회입니다.

 

「성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서」66장은 수도원 문지기의 역할을 다루며 환대의 영성을 더욱 구체화합니다. 문지기는 수도원이 세상과 만나는 첫 관문이며, 그가 보여주는 태도는 곧 공동체의 영성을 드러냅니다. 베네딕토 성인은 문지기에게 누가 문을 두드리거나 가난한 사람이 외치거든 즉시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또는 “강복하소서.” 하고 응답하도록 권유합니다. 이는 손님이 공동체에 부담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임을 드러내는 신앙적 인식의 표현입니다. 교회는 모든 만남을 은총의 사건으로 바라보며, 특히 약한 이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공동체를 정화하고 성장시키신다고 가르칩니다. 「성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서」는 이러한 교회의 영성을 수도원의 일상 안에 체화시키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네딕토 성인은 환대를 강조하면서도 수도원이 세상에 대해 ‘개방’과 ‘봉쇄’라는 두 요소를 동시에 지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우리가 세상 안에서 복음을 증거하면서도 세속적 가치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균형과 같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 단절된 사람들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기도하고 봉사하며, 동시에 내적 침묵과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일치하는 신앙인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성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서」에서 전하는 환대 영성은 단순한 인간적 친절이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과 환대를 통한 애덕의 실천을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베네딕토 성인의 가르침에 따라 환대는 곧 하느님의 모상을 맞이하는 행위임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꾸준한 기도와 환대를 통해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은총이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2026년 3월 22일(가해) 사순 제5주일 인천주보 2면, 김범종 안토니오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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