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3일 (금)
(자) 사순 제3주간 금요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니, 그분을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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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신앙 안에서의 환대: 겸손과 애덕, 하느님을 받아들이듯 이웃을 받아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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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3-12 ㅣ No.2252

[신앙 안에서의 환대] 겸손과 애덕, 하느님을 받아들이듯 이웃을 받아들이기 3-1

 

 

겸손은 그리스도인의 영성생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지닌 덕목입니다. 겸손의 중요성은 성경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나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겸손을 통한 신비가 완전히 드러났음을 우리는 복음 말씀을 통해 듣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곧 겸손한 이들을 복되다고 선포하시고,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라고 말씀하시며, 겸손의 완전한 모범으로 당신 자신을 제시하셨습니다. 또한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 역시 겸손의 탁월한 모범으로,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돌보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8)라고 고백하며 구원의 신비 앞에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겸손은 단순히 자신이 부족하다고 외치며 자신을 스스로 비하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겸손의 시작은 하느님의 전능하심과 그분의 인간을 향한 사랑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기도와 체험을 통해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자각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모든 것’이시며, 그분과 비교할 때 인간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닫습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인간은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큰 죄를 지은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성덕을 추구하는 우리에게도 요구됩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갈수록 우리는 자신의 부족함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며, 이는 겸손한 자기 인식으로 이어집니다.

 

자기 인식을 통해 인간은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의존을 깨닫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바오로 사도에게서 잘 드러납니다.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2코린 12,9) 그러므로 참된 겸손은 인간을 무력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참된 겸손은 믿음의 빛 안에서 하느님 앞에 선 자신의 위치를 성찰하는 데서 자라납니다. 동시에 꾸준한 기도와 묵상을 통해 예수님의 강생과 공생활, 수난과 죽음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낮아지심을 바라보고 본받아야 합니다. 성인들은 기도를 통해 겸손을 성장시켰으며,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겸손의 궁극적 동기가 사랑임을 체험했습니다.

 

참된 겸손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태도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을 미워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또 다른 태도는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자유입니다. 참된 겸손은 칭찬을 추구하지 않으며,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에 대한 타인의 평가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는 것이 겸손의 모습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겸손은 영성 생활의 기초입니다. 겸손은 교만을 무너뜨리고, 인간을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하느님 중심으로 이끌어 줍니다. 그리하여 인간은 하느님의 은총에 열린 존재가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을 통해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환대의 삶을 살 수 있으며, 이는 우리를 자연스럽게 이웃을 향한 환대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2026년 3월 8일(가해) 사순 제3주일 인천주보 2면, 김범종 안토니오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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