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5일 (목)
(자) 사순 제2주간 목요일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가톨릭 교리

신약 외경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성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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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3-03 ㅣ No.6880

[신약 외경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성모님

 

 

마리아, 기도의 여인

 

우리는 날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하고 기도합니다. 교회가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청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그 시작이 늦어도 2~3세기부터였음을 신약 외경 ‘마리아의 영면’이 보여줍니다(본문은 「신약 외경3」에 실려 있습니다). 마리아의 마지막 순간을 묘사한 이 작품은 마리아가 우리를 위해 기도한다는 믿음, 그리고 마리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주님의 보호와 위로와 도움이 주어진다는 믿음을 담고 있습니다. 

 

2~3세기 전승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에서 마리아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이를 위해 그리스도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그리스도 하느님이시여! 당신 여종의 이름에 호소하거나, 기도하거나 그 이름을 부르는 모든 사람에게 당신의 도움을 내려 주소서!”(‘마리아의 영면’ 41). 마지막을 앞둔 마리아를 방문한 사도들은 그 앞에 엎드려 세상을 위한 축복을 기원해 달라고 어머니께 요청합니다. “주님의 어머니! 이 세상을 위한 축복을 기원해주십시오! 사실 당신은 이미 세상을 축복하셨습니다. 세상의 빛을 낳으심으로써 멸망한 세상을 일으켜 세우신 것입니다”(42). 사람들을 위한 마리아의 기도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계속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내 이름이 기억되는 모든 시간 모든 장소에서, 그 장소를 거룩하게 만들어주십시오. 그리고 내 이름을 통해 당신을 찬양하는 사람들을 영광스럽게 만들어주십시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의 모든 예물과 모든 애원과 모든 기도를 받아주십시오”(43). 

 

어머니를 데리러 오신 주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십니다. “마음으로 즐거워하고 기뻐하십시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와 나와 성령에게서 모든 은총과 모든 선물이 당신에게 주어졌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영혼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영혼은 지금 시대에도 다가올 시대에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자비와 위로와 지지와 확신을 발견할 것입니다”(44). 마지막으로 마리아의 몸이 낙원으로 옮겨진 것을 환시로 보게 된 사도들은 “우리 모두, 지금 이 시대에도 다가올 시대에도, 마리아의 은닉과 도움과 보호 아래서 그녀의 기도와 중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습니다!”하고 선포합니다(50).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 백성 전체를 위해 기도하는 역할, 또는 하느님과 인간을 중재하는 역할이 마리아에게만 부여된 특권은 아닙니다. 하느님과 백성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은 구약성경의 인물들에게서 먼저 관찰됩니다.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 하느님께 탄원한 아브라함과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자비를 구한 모세가 대표적입니다. 신약성경에서도 백성을 위한 기도, 인류를 위한 기도, 다른 신도들이나 공동체를 위한 기도와 중재 개념이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 전체를 위한 중재자임이 선포됩니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도 한 분이시니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당신 자신을 모든 사람의 몸값으로 내어주신 분이십니다”(1티모 2,5-6). 사도행전과 서간들에서는 공동체와 신자들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탄원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사도 8,15; 12,5; 2코린 13,9; 콜로 4,12; 1티모 2,2; 야고 5,14). 그리고 “의인의 간절한 기도는 큰 힘을 낸다”라고 합니다(야고 5,16). 이처럼 타자를 위한 기도와 탄원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 역할은 아브라함이나 모세, 엘리야와 같은 위대한 예언자나 백성의 지도자뿐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요구됩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탄원하는 역할이 주어진 것은 성경 전통 안에 있는 일이지 성경과 어긋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아, 하느님의 여종

 

‘마리아의 영면’에서 마리아는 사도들을 위해, 백성들을 위해, 나아가 죄인인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인류를 위해 주님께 기도하는 존재이지 마리아 자신이 숭배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리아를 통해서 일어난 모든 기적의 결과물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 고백이었습니다. 

 

마리아 곁에서 일어난 기적을 목격한 이들은 이렇게 외칩니다. “당신에게서 태어나신 분은 참으로 진정한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머니, 영원한 동정 마리아여!”(48). 결국 ‘마리아를 통해’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이심을 알아보았습니다.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 알아보게 도와주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마리아도 예수 그리스도께 축복과 은총을 구하기는 마찬가지여서 그분도 아들 예수님께 “당신 오른손을 얹어 나를 축복해 주세요, 주님!”(41) 하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오른손에 입을 맞추고 그분을 창조주로 고백하면서 여종인 자신을 받아달라고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어머니인 마리아도 궁극적으로는 주님의 “여종”이라는 것입니다.

 

 

마리아 공경

 

마리아 공경의 시작은 늦어도 2세기부터였지만 공경이 활발해진 때는 마리아가 테오토코스(=하느님의 어머니)임이 선포된 431년 에페소 공의회 이후입니다. 유브날이 예루살렘 교회 주교(422–458년)로 있을 때 세워진 ‘카티즈마’ 교회와 ‘마리아의 무덤’ 교회는 당대 예루살렘 교회의 마리아 공경 전통을 보여줍니다. 1997년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을 잇는 도로 인근에서 발굴된 카티즈마 교회는 “마리아 테오토코스”에게 봉헌된 교회로 팔각형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가 호구등록을 하러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에 잠시 쉬었다 간 곳(=카티즈마, 쉼자리)에 세워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리아의 무덤 교회’는 마리아의 무덤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자리, 겟세마니 동산 근처 키드론 골짜기에 있습니다. 이 교회는 당대 마리아 공경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처럼 교회는 아주 오래전부터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있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군단, 2026년 2월호, 송혜경 비아(한님성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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