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해설1: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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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해설] (1)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선교적 교회 구성원들이 함께 걷는 영적 쇄신과 구조 개혁의 길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이어진 시노드 교회를 향한 하느님 백성의 긴 여정이었다. 10월 2일부터 27일까지 교황청에서 열린 제2회기를 마치면서, 시노드 대의원들은 최종문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했다. 이어 교황은 별도로 자신의 사도적 권고를 발표하지 않고 이 최종문서를 그대로 승인해 보편교회가 실천할 수 있도록 즉각 공포했다. 3년간의 시노드 여정, 그 결실을 담은 최종문서의 자세한 내용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1.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2. 배 위에서 함께 – 관계의 전환 3. 그물을 던져라 – 과정의 전환 4. 풍성한 수확 – 유대의 전환 5. “나도 너희를 보낸다” - 제자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시다
- 10월 26일 교황청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발표 기자회견 모습. CNS
최종문서는 5부로 구성된 총 155개 항목에서, 친교, 참여, 사명으로서의 교회의 경험을 자세하게 다시금 설명하고 새롭게 체험하도록 이끈다. 특히 이러한 성찰과 체험들이, 기존의 관행들을 뒤집는 새로운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과 함께 주어진다. 특히 최종문서는 시노드 여정이 두 차례의 총회로써 완료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이제 보편교회는 시노드 정신에 따른 교회를 건설해나가기 위한 실행 단계에 들어감을 분명히 밝힌다.
“시노드 여정은 현재 세계주교시노드 본회의가 끝남으로써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일상 속에서 자문과 식별의 시노드적 방식을 실천하고, 다양한 교회적 상황 속에서 가시적인 시노드적 전환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양성의 길을 찾아나가는 실행 단계도 포함합니다.”(9항)
문서는 특히 교회의 지도자인 주교들에게 투명성과 책임감을 강하게 요구하고, 교회 안에서 여성들에게 더 많은 역할과 권한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밝힌다.
최종문서에서 나타나는 두 가지 중요한 열쇳말은 ‘관계’와 ‘유대’이다. ‘관계’는 교회의 존재 방식이며, ‘유대’는 교회들 간의 ‘은총의 교환’을 특징으로 하며, 따라서 ‘전환’(conversion)의 과정과 관련된다. 교회의 선교적 전망의 중심에는 정확히 지역교회가 위치하며 이는 시노달리타스의 다양성의 토대가 된다. 교회의 모든 구조는 선교에 봉사하며, 평신도는 이 과정의 주체, 혹은 주역으로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종문서는 ‘장소’(place)에 뿌리내린 구체적인 현실을 강조한다. 특히 시노드 대의원들은, 교황청 부서들이 ‘중요한 규범적 문서들을 발표하기 전에’(135항) 폭넓은 하느님 백성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자문을 실행하기를 제안한다.
최종문서의 구성과 요지
최종문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장면들을 따라, 서문과 결론 외 5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시노달리타스의 핵심’적 요소들을 밝힌다. 2부 ‘배 위에서 함께’는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명을 이끄는 관계의 전환을 다루고, 3부 ‘그물을 던져라’는 교회적 식별, 의사 결정 과정, 그리고 투명성과 책임성 및 평가의 문화라는 세 가지 상호 긴밀하게 연결된 실천을 규명한다.
4부 ‘풍성한 수확’은 어떤 한 ‘장소’에 뿌리내린 경험이 큰 변화를 보이는 시대에, 우리를 교회 안에서 하나로 일치시켜 주는, 은사를 교환하고 유대를 맺는 새로운 방법들을 어떻게 계발해 나갈 것인지를 성찰한다. 마지막으로 5부 ‘나도 너희를 보낸다’는 하느님 백성 모두를 돌보는, 시노드 교회의 선교사들을 양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첫 번째 단계를 설명한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
서문(1~12항)은 시노드의 본질을 “부활절 저녁, 다락방에서 부활하신 분을 만난 제자들의 새로운 체험”으로 제시한다.
“부활하신 분을 묵상하며 우리는 그분의 상처를 보았습니다. … 우리의 잘못으로부터, 많은 형제자매들이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주님을 바라보는 것은 역사의 비극에서 우리를 멀어지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변의 고통을 바라보게 합니다. 전쟁의 공포에 질린 아이들의 얼굴, 눈물 흘리는 어머니들, 무너진 젊은이들의 꿈, 고통스러운 여정을 마주하는 난민들, 기후변화와 사회적 불의의 희생자들이 있습니다” (2항).
시노드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전쟁을 상기시키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폭력, 증오, 복수의 논리에 대한 비난과 평화를 위한 지속적 호소”에 동참한다(2항). 또한 시노드적 방식은 “그리스도인의 완전하고 가시적인 일치”를 지향하고(4항),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더욱 깊이 수용하고, 그럼으로써 오늘날의 세계에 그 영감과 예언자적 힘을 더욱 깊고 새롭게 깃들이게 합니다.”(5항)
최종문서는 시노드 여정이 쉽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우리는 지치기도 했고, 변화에 대한 저항도 있었으며, 복음의 목소리와 식별의 실천보다는 우리 생각을 앞세우려는 유혹에 직면했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6항)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최종문서의 제1부(13~48항)는 ‘하느님 백성’, ‘일치의 성사로서의 교회’(15~20항)에 대한 성찰로 시작되고, ‘하느님 백성의 성사적 뿌리’(21~27항)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사실 ‘시노달리타스’와 ‘시노드적’(synodal)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좀 더 잘 이해하고 그 의미를 더욱 생동감 있게 체험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수년간에 이르러서였다. 이 용어들은 이제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관계 중심적인 교회, 즉 하느님의 집이자 가족인 교회를 향한 열망과 깊이 연관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좀 더 간략하고 명료하게 말하자면, “시노달리타스는 교회가 더 참여적이고 선교적으로 변화되고, 그럼으로써 모든 남녀가 함께 걸어감으로써 그리스도의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하는 영적 쇄신과 구조적 개혁의 길”(28항)이다. 교회의 일치는 결코 획일성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맥락, 문화, 다양성, 그리고 이들 간의 관계성을 존중하는 것이 선교적인 시노드 교회로 성장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40항)이다. 아울러 다른 종교 전통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교회는 “그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41항) 노력하고 있다.
특히 시노달리타스는 현대 세계에서 예언자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오늘날 세계는 늘어나는 불평등, 과거의 통치 방식에 대한 환상, 민주주의의 기능에 대한 환멸, 독재 정치, 취약 계층과 피조물에 대한 고려가 없는 시장 경제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참된 시노달리타스의 실천은 그리스도인들이 현시대의 문화에 비판적이고 예언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현대 사회가 공동선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여러 도전에 대한 답을 찾는 데 독보적인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47항)
[가톨릭신문, 2024년 11월 10일, 박영호 기자] 0 11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