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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모임

40년 맞은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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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4-23 ㅣ No.14

40년 맞은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말씀 안에서 하나된 40년… 성경사도직 새 역사를 쓰다

 

 

언제 어디서나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성경 말씀’이 함께한다. 성경은 교회뿐만 아니라 가톨릭 신자들이 신앙을 영위해 나가는 데 근간이 되는 신앙 원리를 가르치는 원천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깊게 받아들일수록 신앙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성바오로딸수도회(한국관구장 이금희 수녀)에서 운영하는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40년간 역할을 다하고 있다. 성경 말씀이 더 널리 퍼지도록 성경 사도직의 길을 걸어온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40주년 감사미사 봉헌

 

시공간을 초월해 하느님 말씀 안에서 하나 되게 하고자 설립된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이 설립 40주년을 맞았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찾고자 4월 14일 서울 미아동 성바오로딸수도회 본원 대성당에서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4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 중서울지역 및 해외선교담당 교구장 대리 구요비 주교가 미사를 주례했으며 역대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책임자 수녀, 평가봉사자,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통서가족’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구 주교는 강론에서 “창립자인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님은 현대 문명을 이끄는 매스컴 커뮤니케이션의 복음화를 위해 웅장한 선교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40년 동안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님들이 한국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알리고 생명의 말씀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해 온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격려했다. 이에 앞서 그간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이 걸어온 발자취를 훑는 영상 자료도 상영했다. 처음 한국에 설립돼 들어온 역사부터, 우편, 이러닝(E-Learning), 최근의 모바일 과정까지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는 교육 과정을 되짚었다.

 

감사미사 후에는 우편으로 성경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문제지를 평가하는 평가봉사자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을 진행했다. 감사패를 받은 이들은 2015년 기준으로 10년 이상 봉사를 해 온 신부, 수녀, 평신도들이다. 아울러 통신성서 전 과정을 졸업한 동문 중 서울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에서 모임을 통해 성경 묵상과 나눔을 하는 통서가족 지역 회장, 임원들에게도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국관구장 이금희 수녀는 “설립 4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시대에 알맞은 성경 사도직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를 바라보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며 “1978년 한국에 들어와 1979년 첫 학기를 시작한 통신성서에는 많은 신자들이 함께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삶 속에서 성경공부를 향한 열정을 보면서 더 열심히 사도직에 임했다. 앞으로도 주님의 말씀을 따라 걸어가며 주님의 사랑이 모든 이에게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가톨릭교리신학원 시청각통신성서교육부 1979년 구약입문 1차 연수회. 성바오로딸수도회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제공.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이 걸어온 길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에 의해 1963년 ‘하나 되게 하소서’(Ut Unum Sint) 성경공부 과정으로부터 시작됐다. 알베리오네 신부는 ‘하느님의 말씀’을 교회 일치의 근원이자 교회를 성장시키는 양식으로 여겼다. 그는 교회 가르침에 따라 성경을 가르치고 성경 보급 운동을 펼쳐온 인물이다. 나아가 교회 일치의 하나로 초교파적인 차원에서 일치 운동을 해달라는 교황청의 요청에 따라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을 설립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알리는 ‘성경 사도직’을 전파해 가기 시작했다.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모두 하나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성경 말씀을 근본정신으로 삼고 ‘말씀 안에서 하나’가 되는 일치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한국에는 1978년 서울가톨릭교리신학원 병설기구로 ‘시청각통신성서교육부’가 설립됐다. 첫 시작에는 1500여 명의 학생들이 입학 과정에 등록했다. 성경공부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이 확립되지 않았던 때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신자들이 가진 ‘말씀에 대한 열망’을 읽은 것이다.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로마에서 파견된 마리아 도메니카 산 마르티노 수녀는 한국에 파견된 약 3개월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초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차근히 운영 체계를 구축한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2004년 교리신학원에서 독립한 후 성바오로딸수도회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신·구약 입문과 중급 전 과정을 우편과 동영상 강의, 모바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구축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설립 당시에는 성경공부 전공자나 과정에 대한 이해가 널리 퍼지지 않아 강사진 섭외와 같은 부분에서 난항을 겪기도 했다. 또한 발 빠르게 변하는 주변 환경에 적응해 ‘이러닝’ 과정을 도입하는데도 시행착오가 컸다. 인터넷 강의에 대해 낯선 강사진은 물론 실무를 하는 이들 역시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고군분투하면서 교재 개발, 인터넷 강의 등을 도입한 끝에 현재와 같은 과정들을 마련했다.

 

 

성경공부 길잡이 역할 톡톡

 

성경공부를 하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신앙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적잖다. 

 

노지은(스텔라·39)씨는 뇌성마비 장애를 앓고 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가족들이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을 겪고 있을 때 성경을 접하게 됐다. 노씨는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이러닝 과정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딛고 신앙을 풍성하게 살찌웠다. 최근에는 이러닝 과정이 끝나 심화과정인 성바오로 신학 영성 과정을 손으로 필사하고 있다. 

 

손으로 성경을 필사하는 과정은 종이가 축축해질 정도로 어렵지만 성경을 공부하는 기쁨이 너무 커 꾸준히 학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신앙에 대한 열망이 큰 이들에게 신앙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크게 우편, 이러닝, 새로나는 성경공부 3개 과정으로 이뤄진다. 우편 과정은 1~6학년까지 등급이 있으며 1학년 과정에서는 구약성경에 대한 기본 이해 위주로 학습한다. 성경신학적인 차원에서 구약성경 전부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외에도 학년에 따라 성경을 폭넓게 공부하도록 안내한다. 해당 학년에 맞는 교재를 우편으로 발송한 뒤, 교재 풀이 후 학습자가 다시 우편으로 보내면 평가자가 학습내용을 평가한다. 

 

이러닝 과정은 인터넷을 사용해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학습법으로, 성경에 해박한 강사진들이 정규 강의를 진행한다. 새로나는 성경공부는 어르신을 위한 성경공부 모임과 교재가 없던 교회 안에서 처음 시도한 성경공부 교재 「새로나는 성경공부」 시리즈로 공부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노인 성경대학 봉사자 및 봉사에 관심 있는 이들이 대상이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 가는 시대적 흐름을 놓치지 않고 시작한 과정이다. 어르신을 위한 봉사자 교육, 어르신 눈높이 성경 모임 등으로 구성된다. 성경학교의 조직과 운영, 봉사자의 자세, 전체적인 성경 내용에 관한 교수법, 교안 작성법, 어르신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등을 학습할 수 있다. 사용자 편의에 맞는 성경공부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이러닝을 모바일로도 학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8년 4월 22일, 권세희 기자]

 

 

올해 40주년 맞는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장 오경은 수녀


“원하는 이들 모두가 성경 배우게 돕고파”

 

 

“성경을 읽을수록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하느님 사랑을 느끼고 또한 자신의 삶을 이해하며 결국 인간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 성경입니다.”

 

성경을 왜 가까이 해야 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원장 오경은 수녀는 이렇게 답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의 12대 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14대 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성경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 설명했다.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귀한 존재이면서 연약한 피조물이다. 약하고 부서지기도 하지만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다”고 강조한 오 수녀는 “말씀을 읽을수록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고, 힘겨운 현실에 처해 있는 사람들, 특히 많은 젊은이들이 삶의 의미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이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초교파적인 이념에 따라 누구든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수녀는 “그간 40년을 걸어오면서 시행착오도 적잖았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발맞춰 어떻게 하면 성경공부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울지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고민했다”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하며 성경 공부를 원하는 모든 이들이 성경에 맛 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누구든 원하면 하느님의 말씀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생소한 용어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과정 등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이 신자들의 삶 안에서 자연스럽게 하느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성경공부나 신앙생활에 집중하고 싶은 이들이 여건이 안 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데, 시공간을 초월해 장소와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열린 마음만 있다면 하느님 말씀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가톨릭신문, 2018년 4월 22일, 권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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