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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사이버성경학교: 말씀에 목마른 신자들, 성경 공부에 로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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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1-22 ㅣ No.12

수원교구 사이버성경학교 - 말씀에 목마른 신자들, 성경 공부에 ‘로그인’

 

 

1일 수원교구청 지하강당.

 

쌀쌀한 날씨에도 강당을 빼곡히 메운 신자 300여 명이 성경 강의를 듣는 재미에 푹 빠졌다. 성경과 교재를 나란히 놓고 강의에 열중하는 이들은 수원교구 복음화국 성경사목이 운영하는 ‘사이버성경학교’ 수강생들. 지난해 하반기 한 학기 동안 온라인을 통해 성경강좌를 이수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학기를 마무리하는 ‘오프라인’ 강좌와 수료 미사가 있는 일일연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가톨릭 서간’ 새 강좌의 전문 강사로 영입돼 이날 강의를 진행한 한재호(광주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재치있는 입담을 곁들여가며 신약성경의 개괄적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한 신부는 성경 공부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온 저 또한 성경 구절이 어느 순간 나의 갈등을 해소해주는 모토로 자리 잡고, 하루하루 강의가 곧 영적 일기가 되더라”며 “노트북과 성경으로 마음껏 ‘신앙 공부’를 하는 것이 엄청난 은총임을 함께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 수원교구 사이버성경학교 수료생들이 14일 수료연수에서 한재호 신부 강의에 푹 빠져 듣고 있다. 성기화 명예기자.

 

 

성경 공부의 새 바람 

 

성경 말씀을 익히는 것은 성사생활과 더불어 신자들이 행해야 할 의무 중 하나다. 바쁜 현대 신자들은 시간을 쪼개 성경 공부를 충실히 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늘 이용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또 다르다. 수원교구는 25년 전부터 ‘말씀 안에 사는 신앙’을 강조하며 성경사목에 매진해온 기반을 바탕으로 약 3년간 기획 끝에 2013년 ‘사이버성경학교’를 개설했다. 시대에 발맞춘 ‘말씀 사목’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온라인 성경 강좌가 잘 될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예상치 않게 처음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끈 사이버성경학교는 개설 3년 만인 지난해 한 학기 수강생이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시공간 제약이 없다 보니 교구와 지역을 막론하고 말씀에 목마른 신자들이 몰려들었다.

 

 

빵빵(?)한 강사진과 프로그램 구성

 

사이버성경학교의 힘은 전문성과 강의력을 갖춘 강사진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걸음ㆍ일반 여정 등 단계를 갖춘 강좌에는 김혜윤(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수녀, 이용화(전 수원가톨릭대 총장) 신부, 김영선(마리아전교자프란치스코회) 수녀, 김효준(의정부교구 신앙교육원장)ㆍ김승부(수원가톨릭대 교수)ㆍ박병규(대구가톨릭대 교수)ㆍ한재호(광주가톨릭대 교수) 신부, 이혜정(예수의까리따스수녀회) 수녀 등이 강사로 포진하고 있다. 모두 해외에서 성서신학을 전공한 성경 전문가들이다.

 

수원교구가 매년 개최하는 성경 잔치에서 청소년들이 성경 속 주인공 복장을 하고 암송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수원교구 제공.

 

 

강의는 오경ㆍ역사서ㆍ시서와 지혜서ㆍ예언서ㆍ복음서와 사도행전ㆍ서간과 요한 묵시록을 비롯한 신구약 성경 전반을 다룬다. 또 성경 필사와 성경 일기 쓰기, 퀴즈 풀이, 과제 제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성경을 익히도록 한다. 온라인에 접속만 하면 어디서든 수강할 수 있다 보니 해외 한인 신자들에게도 인기다. 이동 중에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듣는 이들, 직장에서도 틈틈이 반복해 듣는 이들도 있다. 몸이 불편한 이들도 집안에서 편히 수강할 수 있다. PC방에서 강의를 듣는다는 신자도 있을 정도다. 출석과 과제물 제출, 참여도 등을 평가해 장학생이 된 이들은 다음 학기 수강비를 지원받는다.

 

강의를 수강한 이들은 “한 번 들은 강의를 여러 번 반복해 언제든 들을 수 있어 좋다”, “막상 시간과 마음을 내기 어려웠는데 집안 일을 하면서도 강의를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3년 넘게 사이버성경학교 강의를 수강해 장학생이 된 김숙경(베로니카, 서울 무악재본당)씨는 “한 강의를 두세 번 들을 수 있어 부엌에서 일할 때에도 태블릿PC를 켜놓고 강의를 듣는다”며 “말씀은 들으면 들을수록 은총이 되고 신앙생활의 질을 높여준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강의를 수료한 이들은 봉사자 교육을 받고 ‘성경 봉사자’가 될 수 있다. 현재 사이버성경학교 봉사자는 200여 명. 이 가운데 150여 명이 각 본당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온ㆍ오프라인에서 유기적으로 교구 성경사목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사이버성경학교 인사말에서 “사이버성경학교는 시간과 지리적 환경으로 성경 공부를 하지 못해온 이들의 아쉬움을 채워줄 새로운 배움의 길”이라고 소개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1월 22일, 이정훈 기자]

 

 

발전을 거듭해온 수원교구 성경사목

 

 

수원교구 복음화국 성경사목은 오래전부터 교구민이 말씀을 제대로 익히는 방안을 여러모로 모색해왔다. 온라인에 사이버성경학교가 있다면 올해 23회째를 맞는 ‘수원교구 성경 잔치’는 교구민 수천 명이 한 자리에서 말씀을 체화하는 자리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교구민 전체가 수원 효명중학교에 모여 연령별 예선도 치르고, 그림으로 성경을 표현하기도 하며 무대에 올라 암송대회를 경험하기도 한다. 옷을 맞춰 입고 조를 이뤄 참석한 청소년들은 성극을 하듯이 성경 장면을 표현하며 암송한다. 성경 잔치는 모든 신자가 말씀으로 하나 되는 축제다.

 

올해 사이버성경학교 개강일은 2월 27일이며, 3월 31일까지 수강 신청을 받는다. 사이버성경학교 누리방 : cyberbible.casuwon.or.kr, 문의 : 031-8017-4239

 

 

사이버성경학교 기획부터 함께한 수원교구  문희종 주교

 

 

“우리는 말씀을 빼놓고 신앙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수원교구 사이버성경학교는 단순히 성경을 공부하는 프로그램을 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하느님 진리를 익히고 전하는 교회 자산이자 도구입니다.”

 

수원교구 교구장대리 문희종 주교는 “사이버성경학교는 수원교구 25년 성경사목의 새로운 모델이자 말씀의 나침반이며, 여기에 많은 신자가 동참해 좋은 결실을 보이고 있다”며 “바삐 살아가는 많은 신앙인의 말씀에 대한 갈증을 더욱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 교구 복음화국장 시절 사이버성경학교 기획을 함께 짰던 문 주교는 “당시에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많아 이에 부응하고자 교구가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라며 “현재 사이버성경학교 수강생 비율은 수원교구민 55%, 타교구 및 해외신자 45%가 되는데, 나중엔 타교구민 비율이 더욱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주교는 “말씀을 익히는 것은 요즘 팽배한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보편적 진리의 부재를 채워주고, 나아가 성경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발생하는, 신흥종교로의 신자 이탈도 막을 수 있다”며 “예로니모 성인이 ‘성경을 모르면 그리스도교를 모른다’고 하신 것처럼 하느님 말씀을 알아갈수록 빠지게 되는 사랑을 얼른 느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원교구는 사이버성경학교와 함께 매년 10월 개최하는 성경 잔치를 통해 ‘성경 공부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고 여깁니다. 올해엔 주변에 ‘성경 공부 같이하시죠?’라는 초대가 세상이 주지 못하는 생명의 물을 붓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함께 말씀의 일꾼이 됩시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1월 22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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