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6일 (토)
(녹)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제자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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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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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nelia2] 쪽지 캡슐

14:53 ㅣ No.192130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루카 9,43ㄴ-45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하신 두번째 수난예고입니다. 그러나 그 말씀을 대하는 제자들의 귀와 마음은 여전히 꽉 막혀 있습니다. 원래 듣고 싶지 않은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마음에 담지 않은 말은 그 뜻이 보이지 않는 법이지요.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님이 하신 수난예고가 무슨 뜻이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묻는 것조차 두려워했다고 하니 아예 말귀를 못알아먹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다만 그 말이 자기가 예상하는 그 뜻이 아니기를, 자기가 들은 그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예수님이 하신 다른 ‘좋은 말씀’들은 몰라도, 괴롭고 슬픈 그 말씀만은 ‘현실’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겠지요.

 

예수님께서 사람들로부터 받으신 환호에, 그분께서 보여주신 놀라운 권능에 익숙해진 제자들은 그런 예수님께서 갑자기 사람들로부터 배척과 핍박을 받게 되신다는 말씀을 듣는 것이 당황스러웠겠지만, 사실 환호와 배척, 영광과 고난 사이의 거리는 동전의 양면처럼 아주 가깝습니다. 그 사이가 아주 멀기를 바라는 건 주님께서 받으시는 환호와 영광에 기대어 한 몫 단단히 차지하고 싶은 제자들의 바람일 뿐이지요.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초월하신 예수님 눈에는 환호와 배척이 ‘한끗차이’라는 점이, 영광과 고난이 서로 떨어질 수 없다는 진리가 훤히 보입니다. 그래서 군중이 당신을 떠받든다고 우쭐대지 않으시고, 사람들이 당신께 등 돌리고 배척해도 원망하지 않으시는 겁니다. 그저 오늘도 내일도 하느님 뜻에 따라 당신이 걸으셔야 할 길을 묵묵히 가실 뿐이지요.

 

자기 기준과 취향에 따라 세상과 삶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갈라놓고, 좋은 것에 집착하며 나쁜 것을 배척하다보면 하루에도 수십번씩 방향이 뒤바뀌는 인생의 풍파 속에서 일희일비하다 나아갈 길을 잃게 됩니다. 그러다 절망의 구렁 속에 빠지기라도 하면 우리 영혼의 상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되지요. 그러나 주님을 내 안에 모시면, 그분 뜻에 맞추어 내 삶의 중심을 단단히 세우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세상이 규정해 놓은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 좋음과 나쁨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지 않고, 내가 가야할 길만 오롯이 바라보며 참된 행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성령께서 나와 함께 계시면서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시고 힘을 주시는 덕분입니다. 그러니 세상 것들에 의지하며 그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은 그만 내려놓아야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두렵고 불편하며 힘들더라도 나를 참된 행복으로 이끄시는 주님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잘 따라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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