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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5주간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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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최근에 만났던 두 가정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한 가정은 낯선 미국 땅에서 희망을 찾고 있었고, 다른 한 가정은 오랜 병고 속에서 주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두 가정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 곁에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 주는 따뜻한 이웃들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면담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부부였습니다. 아내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고, 이미 다른 곳으로 전이되어 항암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새로운 임상 치료를 받기 위해 남편과 함께 이곳에 왔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치료를 위해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었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언어와 문화의 어려움을 감당하며 오직 아내의 치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온 것입니다.
부부가 저를 만나고 싶어 했던 이유는 세례와 성체 때문이었습니다. 두 분은 원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축일에 세례를 받기 위해 교리를 배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내의 병이 깊어지면서 정식 세례식을 기다릴 수 없게 되었고, 먼저 대세를 받았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기도문을 열심히 외우고, 묵주기도를 바치며 신앙을 키워 가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간절히 원했던 것은 성체를 모시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열흘 동안 필요한 교리를 배우도록 하였고, 지난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 보례를 베풀고 부부가 첫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해 드렸습니다. 성체를 모시는 자매님의 모습은 무척 경건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자비와 넘치는 사랑으로 자매님이 치유되어, 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고향에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같은 날 병자성사를 베풀기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열두 해 전에 뇌출혈로 쓰러졌던 자매님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발목을 절단해야 하는 큰 수술도 받았습니다. 그 많은 고통 속에서도 주님께 의지하며 신앙을 지켜 온 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자매님의 손을 잡고 병자성사를 베풀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기도하면서 주님의 자비를 청하였습니다. 주님께서 다시 한번 자매님의 손을 잡아 주시고, 의식을 회복하여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신앙 안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때때로 가나의 혼인 잔치와 같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포도주가 떨어지고, 우리가 준비한 것이 부족하며, 인간의 힘으로는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바로 그때 성모님께서는 어려움을 먼저 알아보시고 예수님께 말씀하셨습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성모님의 세심한 관심과 전구를 통해 물이 포도주로 변했고, 위기에 처한 혼인 잔치는 다시 기쁨과 풍요를 되찾았습니다. 제가 만난 두 가정의 곁에도 성모님을 닮은 따뜻한 천사들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부부를 저에게 소개한 자매님은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는 분입니다. 낯선 땅에 처음 온 부부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고, 집을 구할 때까지 자기의 집에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부부의 딱한 사정을 알고, 아내가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제게 면담을 부탁하였습니다. 이 자매님은 예수님의 말씀을 삶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낯선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병과 아픔을 자기의 일처럼 여기며 돌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매님은 말로만 위로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내어 주었고, 그 부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그 사랑을 통해 낯선 땅이 따뜻한 고향이 되었고,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품을 수 있었습니다. 뇌출혈로 쓰러진 자매님에게도 따뜻한 천사가 있었습니다. 병자성사를 부탁한 자매님은 평소 가정방문을 통해 성체를 모셔드리고 함께 기도하던 분이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듣자 곧바로 제게 연락하여 병자성사를 청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는 어머니를 간호하는 딸을 위해 김밥까지 준비해 가져다주었습니다. 병자성사를 청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밤낮없이 어머니를 돌보는 딸의 허기와 피곤함까지 생각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크고 특별한 일을 해야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친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건네는 것, 외로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 아픈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것, 낯선 사람에게 머물 자리를 내어 주는 것이 하늘에 보화를 쌓는 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정의와 공정을 실천함이 주님께는 제물보다 낫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봉헌했는지만 보시는 분이 아닙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기도했는지만 헤아리시는 분도 아닙니다. 우리의 기도가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이어지는지, 우리의 신앙이 정의와 공정의 실천으로 드러나는지를 보십니다. 제물을 바치면서 이웃의 아픔을 외면한다면 참된 신앙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름다운 기도를 바치면서 어려운 사람을 차갑게 대한다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제물은 자비로운 마음이며,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봉헌은 고통받는 이웃을 향해 내미는 따뜻한 손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예수님께서는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을 부정하신 것이 아닙니다. 가족의 의미를 더욱 넓혀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은 누구나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고, 형제와 자매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참된 신앙인은 이름만 신자인 사람이 아닙니다.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참된 신앙인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말씀을 듣고 아픈 사람을 찾아가는 사람, “낯선 이를 받아들여라.”라는 말씀을 듣고 자신의 집을 내어 주는 사람, “우는 사람과 함께 울어라.”라는 말씀을 듣고 병상 곁에서 함께 기도하는 사람이 예수님의 참된 가족입니다. 오늘 두 자매님은 예수님의 가족이 누구인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한 자매님은 낯선 부부에게 머물 곳을 마련해 주었고,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다른 자매님은 병든 이를 찾아가 기도하고, 지친 가족에게 김밥을 건네주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작고 평범한 행동일지 모르지만, 하느님의 눈에는 아름다운 사랑의 제물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외롭게 치료받는 사람, 가족의 간병으로 지친 사람, 낯선 곳에서 두려워하는 사람, 신앙을 찾고 싶지만, 방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들의 신음과 눈물을 볼 수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먼저 알아보셨듯이, 우리도 이웃의 부족함과 아픔을 먼저 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성모님께서 사람들을 예수님께 인도하셨듯이, 우리도 어려움에 놓인 사람을 주님께 인도해야 합니다. 신앙은 거창한 말이 아닙니다. 신앙은 따뜻한 방 한 칸을 내주는 것입니다.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입니다.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아갈 때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바라보시며 말씀하실 것입니다. “이 사람이 나의 어머니이고, 나의 형제이며, 나의 자매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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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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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 한택규엘리사 |
| 19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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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16 |
[슬로우 묵상] 지금, 일어설 수 있습니까?_성 마태오 복음 사가 축일을 준비하며... |
2026-09-20 | 서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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