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일 (화)
(녹) 연중 제22주간 화요일(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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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학자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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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nelia2] 쪽지 캡슐

2026-08-28 ㅣ No.191529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학자 기념] 마태 25,1-13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오늘 복음은 너무나도 유명한 “열 처녀의 비유”입니다. 이 비유에는 묵상할 거리들이 참 많지요. ‘신랑’은 누구인지, 그는 왜 밤 늦게 오는지, 열 처녀들이 갖고 있는 ‘등’은 무엇이고 거기에 채우는 ‘기름’은 또 무엇인지, 그 기름은 어떻게 채울 수 있으며 왜 그녀들은 기름을 서로에게 빌려줄 수 없는지... 이처럼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묵상하면서도, 우리는 어찌보면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그냥 넘어가곤 합니다. 열 명의 처녀들이 등과 기름을 미리 준비하고 밤새 깨어 기다리는 수고를 해가면서까지 잔치에 들어가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름을 사러 갔다가 혼인식장에 뒤늦게 도착한 처녀들이 간절하게 문을 두드리며 제발 들여보내달라고 애걸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단지 그 혼인잔치가 너무나 중요한 자리라서, 또한 그 잔치에 참여한다는 건 곧 구원받았음을 상징하기 때문에라고 설명하기엔 충분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 천주교 신자분들 중에는 ‘하느님 나라’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나라에 들어간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모르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아신다고 해도 하느님 나라에 ‘지금’ 가고 싶은 분들 손들어보라고 하면 들었던 손마저 쭈뼛거리며 내리시는게 우리 신앙이 처한 ‘냉정한 현주소’니까요.

 

오늘 복음 속 비유에 등장하는 ‘열 처녀’는 정확히 말하면 신부측에 속한 들러리들입니다. 우리말로 ‘들러리’라고 하니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신부를 결혼식에서 빛나게 해주는 도우미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유대교 전통에서는 신부와 영적, 정서적으로 가장 깊은 신뢰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에게 들러리를 부탁하기 때문입니다. 즉 신부에게 들러리는 단순한 예식의 장식이나 도우미가 아니라 신부의 영혼을 보호하고 새로운 가정을 세우는 성스러운 과정을 돕는 너무나도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탈무드’에 따르면 들러리는 신부와 너무나도 가까운 사이여서 ‘향후 법정에서 서로를 위해 증언할 수 없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여야 했습니다. 그건 ‘가족’과 동등한 관계라는 뜻입니다. 신부의 내적인 비밀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삶을 깊이 공유하지만, 그 비밀을 지켜주기 위해 끝까지 입을 다물어주는 사람인 겁니다. 그렇게 뽑은 들러리들은 혼인잔치에서 크게 두 가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하나는 오늘 복음에도 나오는 것처럼 한밤중에 오는 신랑을 마중나가 그의 앞에 서서 어둠을 밝혀주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혼인식이 거행되는 천막의 네 기둥을 붙잡고 지탱해주는 것입니다. 이는 신랑과 신부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물리적, 영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행동이지요.

 

이처럼 들러리에게는 신부가 너무나 친밀하고 중요한 존재였기에, 그녀가 결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뜻깊은 자리에 꼭 함께 하고 싶고 또한 함께 해야했기에 반드시 혼인잔치에 들어가야만 했던 겁니다. 주님은 그런 신부측 들러리가 바로 우리와 같다고 하십니다. 신랑은 마지막 날 우리에게 오실 주님이시고, 신부는 이 세상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신랑이신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신앙’이라는 등을 준비하고, 신부를 향한 ‘사랑’의 기름으로 그 등을 든든히 채운 상태로 하느님 나라에서 열리는 기쁨의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깨어 준비해야 하는 그 잔치의 숨은 ‘주인공들’입니다. 


*함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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