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6일 (수)
(녹)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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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모니카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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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06:10 ㅣ No.191441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의 중심 무대로 나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시대를 내다보며 준비한 몇 개의 중요한 길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경부고속도로입니다. 자동차도 많지 않던 시절에 고속도로를 건설하였습니다. 그 길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빠르게 이동하였고, 대한민국의 산업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고속도로는 나라의 혈관이 되어 수출과 경제성장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광케이블입니다. 대한민국은 외환위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다가올 인터넷 시대를 준비하였습니다. 전국에 광케이블을 설치하여 정보가 빠르게 오가는 인터넷 고속도로를 만들었습니다. 그 길을 통해 우리는 세계와 연결되었고, 지식과 문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서울 대교구도 가톨릭 굿뉴스를 통해 교회의 소식과 신앙의 자료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알래스카에서 강론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이라는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인공지능 로봇,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의 고속도로를 만들려고 합니다. 시대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길이 필요합니다. 물자가 다니는 길, 정보가 다니는 길, 데이터가 다니는 길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산업의 고속도로가 있어도, 사람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서 반드시 목적지에 잘 도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방향이 잘못되면 빨리 달릴수록 목적지에서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산업의 고속도로뿐 아니라 신앙의 고속도로가 필요합니다.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 생명과 구원으로 나아가는 길이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녀 모니카는 아들 아우구스티노의 마음에 신앙의 고속도로를 놓은 어머니였습니다. 젊은 아우구스티노는 뛰어난 지성과 능력을 갖췄지만, 하느님에게서 멀리 떠나 있었습니다. 세상의 명예와 쾌락을 따라갔습니다. 어머니 모니카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그러나 모니카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잔소리와 비난으로 아들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세월 눈물로 기도하였습니다. 아들이 하느님께 돌아오기를 인내하며 기다렸습니다. 모니카의 눈물은 아우구스티노의 마음에 길을 닦는 기도였습니다.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이 하느님께로 가는 길의 돌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아우구스티노는 회심하였습니다. 세상의 욕망을 향해 달리던 길에서 돌아서서 하느님께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위대한 주교이자 학자가 되었습니다.

 

성녀 모니카는 아들에게 성공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니라 구원으로 가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빠른 길이 아니라 바른길을 보여 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신앙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깨어 있는 마음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하는 길입니다. 말씀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 주는 이정표입니다. 성사는 지친 영혼에 힘을 주는 쉼터입니다. 사랑과 나눔은 우리와 이웃을 이어 주는 다리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마음의 길이 막힙니다. 말씀을 듣지 않으면 방향을 잃습니다. 사랑을 실천하지 않으면 신앙은 머릿속의 지식으로만 남게 됩니다.

 

우리 주변에도 신앙에서 멀어진 가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녀가 성당에 나오지 않아 마음 아파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배우자가 신앙을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분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된 길을 걷는 모습을 보며 눈물 흘리는 분도 있습니다. 그럴 때 성녀 모니카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당장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눈물은 헛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길을 만들고 계십니다.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열었고, 광케이블이 정보화를 열었으며,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듯이, 우리도 기도와 말씀과 성사로 신앙의 길을 닦아야 합니다.

그리고 성녀 모니카처럼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이 그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끝까지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 본기도에서 교회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아우구스티노의 회심을 위하여 애태우며 눈물 흘린 복된 모니카를 자비로이 굽어보셨으니, 이 어머니와 아들의 전구를 들으시고 저희가 죄를 뉘우쳐 용서의 은총을 받게 하소서.”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때에 은총의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성녀 모니카의 전구를 청하며 깨어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마음에 하느님께로 가는 길을 닦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도 기도와 인내로 신앙의 길을 놓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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