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
(녹)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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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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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kimhh1478] 쪽지 캡슐

2020-11-17 ㅣ No.98345

관점의 차이

 

며칠 전 본당의 오전 10시 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성당 마당을 둘러보았습니다.

초겨울까지 핀다는 장미도 보고, 푸른 빛 도는 소나무도 보고,

이름 모를 풀꽃들을 보면서 모든 것 하나하나가 자기 자리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자연 안에서 하느님을 찬미한 후,

미사 전 고해성사를 주러 성당에 들어갔는데,

외부에서 순례 오신 수녀님 한 분이

성당 의자에 앉아서 기도를 드리고 계셨습니다.

나도 고해소에 들어가기 전 잠시 성체조배를 하는데,

그 수녀님 몸이 한 방향으로 치우쳐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조용히 눈을 감으려는데,

그 수녀님의 몸이 서서히 앞으로 쓰러질 듯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놀란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신기하게도 수녀님은 다시 자세를 바로 갖추셨습니다.

그리곤 다시 수녀님 몸은 옆으로 쓰러지려는 듯한데,

또 쓰러지지 않고…. 수녀님께선 그러다 다시 자세를 잡으셨습니다.

뒤에서 수녀님을 물끄러미 쳐다봤더니,

연세가 좀 있는 수녀님 같았습니다. 그 수녀님은 앞으로, 옆으로,

또 뒤로 몸을 흔드셨고, 그러는 사이에 본당 신자분들은 한 분,

한 분 자리에 앉으셨고, 미사 시작 15분 전이 됐습니다.

고해소에 들어간 나는 몇 분에게 성사를 준 후

다시 고해소에서 나와 살펴보았더니,

그 수녀님의 몸은 여전히 앞쪽으로 쏠리고 있었습니다.

제의방에 가서 제의를 입은 후 입당성가에 맞춰 미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수녀님은 미사 땐 한순간도 졸지도,

주무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미사가 끝난 후 신자분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성당에서 신자분들이 다 나오셨을 무렵,

그 수녀님이 나오시나 안 나오시나 기다렸더니 안 나오셨습니다.

그래서 성당 안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그 수녀님께서

미사가 끝나자마자 마침성가를 할 때 가셨던 것 같았습니다.

그리곤 성당 마당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그 수녀님 근처에 앉았던 몇몇 분들이 담소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그러다 어느 분이 나를 보더니,
“신부님, 오늘 미사 전에 감동적인 모습을 봤어요.”

“네? 무슨 감동적인 모습을?”
 “신부님은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미사 때 순례 오신 수녀님이 한 분 계셨잖아요.”

“아. 그 수녀님. 미사 전에 좀 많이 조는 것 같아서,

혹시나 땅바닥에 쿵~ 하고 쓰러지실까 걱정했었는데!”

“맞아요, 그 수녀님. 미사 전에 성체조배하시는 듯한데, 많이 졸리신 듯했어요.

그 수녀님 몸이 앞으로, 옆으로 왔다 갔다 하시는데,

그냥 졸린 졸음이 아니라, 뭐랄까, 눈을 떠서 기도하고 싶은데,

몸이 말을 안 듣는 것처럼. 그런데 신부님,

그 모습이 마치 하느님께서 ‘내 사랑하는 딸아,

오늘은 내 안에서 푹 쉬거라’ 하시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

리고 그 모습을 보는데 제 마음이 너무나 측은했어요.

평소 수녀님 하시는 일이 얼마나 많고 힘이 들었으면,

하느님 앞에서 그렇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그래서 미사 내내 그 수녀님을 위해서 기도했어요.”

그러자 다른 분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동의하는 듯하며 그 말을 듣는데,

관점의 차이. 아니 쉽게 말해서 나와 신자분들과의 생

각 차이가 이렇게나 많이 날까 싶었습니다.

나는 그 수녀님을 보고 ‘졸아도 너무 존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신자분들은 ‘우리 수녀님, 얼마나 힘들게 봉사를 많이 하시면,

하느님께서 편안히 잠을 재우셨을까’라고 생각하셨다니!

부르심의 삶, 내 나름대로 ‘쬐끔’은 살았다 말할 수 있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나와 같은 이 삶을 사는 동료 성직자,

수도자들을 보다 더 이해하고,

지지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순리일 텐데. 휴….

신자들 보기에 부끄러울 때가 참 많습니다.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Html 작성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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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은 나의 목자   ♬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나는 아무것도 아쉽지 않네
푸른 풀밭 시냇가에 쉬게하사
나의 심신을 새롭게 하네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바른 지름길로 인도하시고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해도
주님 계시니 두렵지 않네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나의 한평생 축복하시고
선하심과 자비하신 은총으로
주님 궁에서 사리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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