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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훈화5: 성모님께 대한 단원의 의무, 단원과 성삼위, 성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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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109

레지오 마리애 훈화 (5)


3. 성모님께 대한 레지오 단원의 의무(교본 제6장 1-5항:46-69면)
 
1) 성모 신심을 묵상, 실천하고 앙양해야 할 의무(교본 46-49면)
2)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아야 할 의무(교본 49-55면)
3) 참된 성모 신심으로 사도직을 수행해야 할 의무(교본 55-59면)
 
4) 온 힘을 다해 성모님께 봉사해야 할 의무(교본 59-63면)
 
레지오 단원들 중에는 바쁘고 귀찮아서, 또는 성모님께서 나 대신 일을 다 해 주신다는 구실로 일주일에 2시간 이상의 사도직 활동을 게을리 하고 레지오 확장 사업도 소홀히 하며 봉사 활동을 기도로써 대신하려고 함으로써 성모님께 전력(全力) 봉사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면서도 회합 후 이른바 친교를 위한 2차 주회에는 시간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입단 후 처음에는 성모님께 대한 봉사에 열의를 보이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결심이 흔들려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다들 적당히 대충대충 하는데 나 혼자 애쓸 필요가 있느냐'는 유혹을 받는다.
 
레지오 단원들은 사도직 활동을 할 때 성모님께 의탁하고 의지해야 한다. 그러나 성모님께 의탁한다는 구실로 성모님께 대한 봉사를 게을리 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다. 오히려 온 힘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언젠가 독일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어떤 이가 폭우가 쏟아진 다음날 친구와 함께 사냥하러 갔는데 그 친구가 발을 헛디뎌 그만 거센 강물에 휩쓸려 버렸다.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는 친구를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친구에게 사냥총을 겨누어 쏘기 시작했다. 기겁을 한 그 친구는 필사적으로 헤엄쳐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그 친구가 복수하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달랬단다. '이 친구야, 너를 살리려고 물살이 거센 강물에 나마저 빠지게 되면 둘 다 죽는거야. 오직 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네 힘으로 헤엄쳐 나오는 것 밖에 없었어. 내가 총을 쏘았기 때문에 죽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 헤엄쳐 살아난 것이니 오해하지 말고 화를 풀게나.'"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께 봉사할 때는 온 힘을 다해야 한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성모님과 공동 노력을 하는 협력자이다. 단원들은 세심한 방법과 인내심으로 다듬어진 모든 지능과 능력을 성모님과의 협동 사업에 쏟아야 한다. 성모님 편에서는 단원이 바치지 않은 것을 보충하지는 않으신다. 어떤 단원들은 레지오와 관련된 일에 온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기도로써 성모님께 의지하니까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변명한다. 이러한 변명은 단원의 노력이 성모님 앞에서 별로 큰 의미가 없다고 결론을 내릴 위험이 있다. 단원 스스로 할 수 있는 노력과 방법을 성모님께서는 결코 면제해 주시지 않는다. 단원들은 모든 일이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처럼 여기며 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활동의 쉽고 어려움을 스스로 가늠하여 어느 정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영신적인 일에 타산적인 정신이 스며들면 은총을 잃게 되어 결국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모님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모자라는 점을 성모님께서 채워 주실 것이고 성모님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어 낼 수 있다.
 
성모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마르 12,30)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빌려 당신에게 온 힘을 다해 봉사할 것을 호소하신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성모님께 전적으로 의탁한다는 구실로 노력을 게을리 하거나 조직에 결함이 생기도록 해서는 안 된다.
 
5)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마리아의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을 실천해야 할 의무(교본 63-69면)
 
레지오에서 성모 신심의 출발점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마리아가 지은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이다. 이 책은 '레지오 마리애 영성의 원천'이다. 성모님께 대한 신심을 실천하는 레지오 단원들은 이 책에서 성인이 가르쳐 준 성모 신심의 내용을 완전히 터득하고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이 신심의 목적은 성모님을 통하여 우리 자신을 완전히 예수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성모님께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는 것이다. 성모님은 예수님께로 가는 가장 쉽고 안전하고 확실하고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모님께 봉헌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우리의 몸을, 감각 기능까지 포함하여 온전한 전체로서 바친다. (2) 우리의 영혼과 영혼의 모든 기능까지 합하여 바친다. (3) 현재의 것이든 미래의 것이든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물질을 바친다. (4) 우리의 내면적이며 정신적인 재산, 곧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공로와 덕행과 선행을 바친다. 한마디로 자신의 소유물은 아무것도 없는 노예와 같은 상태가 되어 전적으로 성모님께 의탁하고 성모님께서 쓰시도록 자신을 철저히 내맡기는 것이다.
 
이 봉헌은 합당한 준비를 갖춘 후 특별한 날을 택하는 것이 좋다. 레지오에서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인 3월 25일을 전후하여 봉헌식을 거행한다. 봉헌식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봉헌 기도문이다. "저의 모후, 저의 어머니시여, 저는 오직 당신의 것이오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옵니다." 언젠가 미국의 한인 레지오 단원들을 인솔하여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레지오 세계 본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콘칠리움의 단장이 우리에게 가장 먼저 권장한 것은 바로 성모님께의 봉헌식이었다. 그것은 단원들이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의 핵심을 터득하고 습관화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우리는 대형 레지오 단기를 손에 쥐고 봉헌 기도문을 바쳤던 것이다.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은 예절 갖춘 봉헌식에서부터 시작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봉헌 후에 어떠한 삶을 사느냐 곧 봉헌의 생활화이다. '참된 신심'은 하나의 행위가 아니라 생활 안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태로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자께서 나자렛에서 몸소 보여 주신 모범을 본받아 습관적으로 항상 성모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봉헌의 핵심이다. 성모님께서 우리의 삶 전체를 차지하지 않고 일부분만 차지한다면 그 봉헌은 한낱 스쳐 가는 기도의 가치를 지닐 뿐이다.
 
이 신심을 실천하는 이들에게는 많은 은총이 약속되어 있다. 예수님과 성모님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조건 없이 기꺼이 바치는 이들에게 풍성한 은총으로 보답해 주신다. 그런데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했다고 해서 평소에 바치는 기도나 생활 방식을 바꿀 필요는 없다. 평소의 생활은 그대로 하고 각자의 지향과 모든 특별한 목적을 위한 기도도 그대로 계속하며 다만 이제부터는 성모님께서 즐겨 받으시도록 마음을 향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성모님께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상 생활에서 드러나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저의 모후, 저의 어머니시여, 저는 오직 당신의 것이오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옵니다."라는 봉헌 기도문을 하루에 한 번씩 화살 기도로 바치는 것이 좋다.


4. 레지오 단원과 성삼위(교본 제7장:70-75면)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성부·성자·성령, 삼위로 이루어져 서로 사랑의 관계로 일체되었다는 삼위일체 교리는 세례 때 가르쳐야 할 4대 교리 가운데 하나일 만큼 중요하다. 그리고 삼위일체 하느님을 고백하고 증거하는 성호경과 영광송은 주요 기도문에 든다.
 
신앙 생활의 목적은 성삼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성화함으로써 삼위일체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레지오 마리애에서는 삼위일체 교리 자체보다도 성삼위와 성모님의 관계를 특별히 중요시한다. 왜냐하면 성모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구원 계획에 따라 성령으로 인하여 성자를 잉태하고 낳으심으로써 성삼위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시고 있기 때문이다. 성령께서 성모님 안에 역사하시어 성자가 사람이 되심으로써 인류는 성삼위와 결합되었으며 성모님 자신은 성삼위 각 위와 독특한 관계를 맺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 이러한 성모님의 세 가지 특별한 위치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 세상에서 맨 처음으로 성삼위의 교리를 계시받은 분은 성모님이시다. 성삼위께서 대천사 가브리엘을 통하여 마리아에게 스스로를 드러내신 것이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루가 1,35). 이 계시를 통해서 성삼위의 신비가 뚜렷이 밝혀졌다. 곧 강생의 신비를 역사하신 성령, 강생하신 분의 아버지이신 지극히 높으신 성부 하느님, 그리고 장차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루가 1,32) 성자 그리스도가 바로 이 신비의 실체이다. 성삼위의 각 위와 각기 독특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마리아의 특별한 위치를 묵상함으로써 우리는 성삼위의 각 위를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마리아는 성모님과 성삼위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성부는 성자를 마리아를 통해 세상에 보내셨고, 성자는 인류 구원을 위해 마리아를 통해 강생하셨으며, 성령은 마리아의 동의를 얻은 후에 성자를 마리아의 태중에 잉태케 하셨다."라고 했다.
 
천주 성부는 마리아를 통해 성자를 세상에 보내셨기에 성부의 구원 계획을 도외시하고는 마리아를 언급할 수 없다. 구원 계획은 성부한테서 나왔고 그분께 성자와 성령의 모든 활동이 집중되어 있다. 성부께 대한 마리아의 칭호는 일반적으로 '딸'로 표현된다.
 
마리아와 성자의 관계는 모자(母子)관계이다. 마리아는 성자의 어머니요 하느님의 어머니다.
 
성령과 마리아는 상호 일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성령은 마리아의 영혼처럼 되셨다. 프랭크 더프는 "제2위 성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듯이 제3위 성령은 마리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계신다."라고 하였다. 성령과의 관계에서 마리아는 '성령의 궁전, 성령의 지성소, 성령의 표상' 등으로 불린다.
 
묵주기도에서 사도신경과 주님의 기도를 바친 다음 성모송 세 번을 하는 것도 성삼위와 관계가 있다. 첫 성모송은 성부의 딸, 둘째 성모송은 성자의 어머니, 셋째 성모송은 성령의 궁전으로서의 마리아를 생각하면서 바친다.
 
레지오 단원들이 매일 기도하면서 긋는 십자성호와 영광송은 성삼위께 대한 신앙 표현이므로 자주 바침으로써 삼위일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도록 한다.


5. 레지오 단원과 성체(교본 제8장 1-4항:76 - 83면)
 
프랭크 더프는 성체 신심이 강해, 레지오를 창설하면서 모든 이들이 미사에 참여하여 성체를 모시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에게 성체는 사도직 활동과 신앙 생활의 추진력이었다. 그는 쁘레또리움 단원과 아듀또리움 단원이 의무적으로 매일 미사 참례와 영성체를 하도록 규율로 정해 놓았다.
 
1) 미사 성제(교본 76 - 77면)
 
미사(Missa)는 파견이란 뜻이고 초대 교회에서는 미사를 주님 만찬, 빵의 나눔, 감사제 등으로 불렀다. 레지오의 목적이 단원의 성화와 하느님의 영광이라면 그것은 성체를 이루는 미사 성제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미사는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예식이다. 미사는 예수님께서 몸소 제관과 제물이 되신 십자가의 희생 제사이며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구원 사업을 기념하는 제사이다. 미사는 구약의 제사와 시나이산의 옛 계약을 완성하고 새 계약을 기념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과 함께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을 기념하는 파스카 만찬을 하시면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 하시고 또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그들에게 돌리시며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라고 말씀하셨다. 이로써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영적 음식과 음료로 내어 주셨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으신 것이다. 미사에서 사제는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시면서 하신 말씀을 재현함으로써 빵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로 변화된다.
 
미사는 하느님께 예배 드리고 감사 드리며 속죄하고 기원하는 가장 완전한 제사이고 축제이다. 인류 구원을 위한 십자가상 제사와 미사는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미사는 신앙 생활의 중심이다.
 
레지오는 모든 단원들이 주일 미사는 물론이고 평일 미사에도 날마다 참여하여 영성체하기를 당부하고 있다. 단원이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해 풍성한 구원의 은총을 받기를 바란다면 미사 참례를 해야 한다. 그런데 레지오 회합에는 개근하면서 주일 미사에는 빠지는 단원이 있다면 크게 잘못된 것이다.
 
미사는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구성되어 있지만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오직 하나의 흠숭 행위를 이룬다. 그러므로 레지오 단원들은 미사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함으로써 하느님 말씀을 통해 가르침을 받고 성체를 통해 영혼을 살찌우도록 해야 한다.

[
사목, 2001년 6월호, 최경용(부산교구 신선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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