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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순교성인과 함께 걷는 말씀, 생명, 일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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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8-31 ㅣ No.1149

서울 성지순례길 3코스 조성 대대적 순례운동에 나선다


서울대교구, 2일 '성지순례길' 선포식 개최



서울대교구가 9월 순교자성월을 맞아 교구 성지순례길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성지순례길 순례운동에 돌입한다.

교구는 2일 오전 10시 명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주례로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선포식을 개최한다. 이어 일부 구간 도보순례로 이동한 염 대주교 주례로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 종로성당에서 '포도청(옥터) 순교자 현양관' 축복식을 갖는다. 또 오후 2시 종로성당에서 '조선 후기의 포도청과 천주교 순교사 연구'(차기진 양업교회사연구소장) 연구 발표회를 열 계획이다.

교구가 조성한 공식 성지순례길은 △ 1코스(말씀의 길) 광희문/가톨릭대 성신교정 성당 → 종로성당 → 좌포도청 터 → 이벽의 집 터(수표교) → 명례방 → 명동대성당 △ 2코스(생명의 길) 가회동성당 → 의금부 터 → 전옥서 터 → 우포도청 터 → 형조 터 →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 중림동약현성당(서소문순교자 전시관)/경기감영 터 △ 3코스(일치의 길) 절두산 순교성지 → 노고산 성지 → 옛 용산신학교 성당 → 당고개 순교성지→ 왜고개 → 새남터 성지 →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표석 → 삼성산 등 교구 내 성지와 유적지를 잇는 총 3가지 코스다.

신앙의 해 기간 동안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기도 지향에 따른 기도 후 성지순례길에 있는 명동대성당, 절두산 순교성지성당, 중림동약현성당, 삼성산성당, 당고개 순교성지성당, 새남터 순교성지성당, 종로성당,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사도신경ㆍ주모경ㆍ'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를 바치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교구는 성지순례길 순례 활성화를 위해 평협과 세나뚜스, 꾸르실료를 비롯한 교구 평신도 단체와 가톨릭대 등에 적극적 참여를 요청하는 교구장 서한을 보내는 한편 성지순례길 팸플릿을 제작해 교구 전체 본당에 배부키로 했다. 또 각 순례지마다 팸플릿과 순례를 확인하는 스탬프를 비치하고, 모바일 웹(http://holyplace.catholic.kr)과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commu.seoul)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또 성지순례길 스마트폰 어플도 제작할 예정이다.

교구는 아울러 코스를 지속적으로 수정ㆍ보완하고, 정부와 지자체 협조를 얻어 성지순례길이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한편 교구는 교구 내 성지를 배경으로 인물 사진을 찍어 전자우편으로 응모하는 사진 콘테스트 '성지와 나'를 개최한다. 22일까지 전자우편(theholyplace@catholic.or.kr)으로 제출하면 되며, 당선작은 24일 교구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다. 1인 1매 응모할 수 있으며, 응모에 관한 세부 내용은 교구 페이스북을 참조하면 된다.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한국교회 순교자들은 근대사에서 새롭게 재평가돼야 하며, 그분들 정신이 깃든 순교성지는 모든 국민에게 문화 유산이 돼야 한다"면서 "이번 순례길 조성을 통해 우리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순교 성인들을 따라 우리도 충실한 신앙의 순례자가 되기를 기도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대주교는 이어 성지순례길을 이용한 성지순례에 본당과 기관 공동체는 물론 소그룹이나 젊은이들의 많은 참여를 권고했다. [평화신문, 2013년 9월 1일, 남정률 기자]

 

 

서울 성지순례길 순례자에게 사도적 축복


프란치스코 교황, 서울대교구에 축복 메시지 보내와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지순례길 조성과 순례로 순교자 현양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와 신자들을 축복하는 메시지를 8월 26일 보내왔다.

교황은 교황청 국무원장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 명의로 보낸 서한에서 "서울대교구가 복음화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순교자들을 현양하고자 9월 한 달을 순교자성월 도보순례의 달로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며 "순교자성월 동안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을 순례하는 모든 이들이 순교자의 모범과 전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깊은 친교를 이루고, 영원한 생명이라는 확실한 선물을 얻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교황은 또 순례자들이 이번 성지순례를 계기로 다시금 신앙을 굳건히 하고, 시급한 복음화 임무에 온전히 헌신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교황은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을 순례하는 신자들에게 주님의 평화와 기쁨의 서약으로서 사도적 축복을 내리고, 한국교회 수호성인인 성모 마리아와 한국교회 모든 순교자들의 전구가 순례자들과 함께하기를 청했다. [평화신문, 2013년 9월 1일, 남정률 기자]

 

 

2일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선포


신앙의 해 · 순교자 성월 기념 … 한 달간 순례운동



서울대교구는 신앙의 해와 순교자 성월을 맞아 ‘성지순례길’을 선포한다.

교구는 오는 2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집전으로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선포식을 마련한다. 이번에 선포되는 성지순례길은 ▲ 1코스 ‘말씀의 길’(가톨릭대 성신교정 성당~명동대성당) ▲ 2코스 ‘생명의 길’(가회동성당~중림동 약현성당/경기감영터) ▲ 3코스 ‘일치의 길’(절두산 순교성지~삼성산성지) 등이다. 이날 선포식 이후에는 염수정 대주교를 비롯해 참석한 이들이 함께 1코스 ‘말씀의 길’ 일부를 순례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교구는 순교자성월인 9월 한 달 간 성지순례길 순례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구 평신도단체 일부와 가톨릭대 등에 교구장 친서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성지순례길을 소개하는 팜플렛을 제작해 각 본당에 배부한다.

지난 8월 말에는 모바일 웹페이지(holyplace.catholic.kr
)를 개통, 성지순례길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성지순례길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웹페이지와 교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성지순례길 관련 이벤트도 진행한다.

교황청에서도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지난 8월 23일 교황청 국무원장 명의 서한을 발표한 교황 프란치스코는 “순교자성월 동안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에서 순례하는 모든 이들이 순교자의 모범과 기도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깊은 친교를 이뤄 영원한 생명이라는 선물을 얻을 것이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어 “주님의 평화와 기쁨의 서약으로” 사도좌의 축복(Apostolic Blessing)을 부여한다고 전했다.

성지순례길 선포와 더불어 교구는 같은 날 종로성당에서 ‘포도청(옥터) 순교자 현양관’ 축복식과 연구발표회를 연다. 오후 2시 진행되는 연구발표회에서는 차기진 박사(양업교회사연구소 소장)가 발제자로 나서, ‘조선 후기의 포도청과 천주교 순교사 연구’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한국교회의 순교자들은 근대사에서 새롭게 재평가되어야 하며, 그분들의 정신이 깃든 순교성지는 모든 국민들의 문화적 유산이 되어야 한다”며 “이번 순례길 조성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순교 성인을 따라 충실한 신앙의 순례자가 되길 기도드려야겠다”고 말했다.

교구는 정부 및 관련 기관의 협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지순례길을 수정, 보완하고, 새로운 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가톨릭신문, 2013년 9월 1일, 이지연 기자]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한걸음 한걸음 도심속에서 걷네, 순교자들 신앙 따라 발자취 따라



서울대교구가 신앙의 해 순교자성월을 맞아 ‘성지순례길’을 선포했다.

한국 최대 순교지인 서소문 순교 성지를 비롯해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좌포도청 터와 우포도청 터 등이 포함됐다.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길이지만 현대인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길, 일상의 안락함과 편안함은 찾을 수 없지만 하느님의 은총과 순교자들의 영광을 만날 수 있는 오롯한 길을 위해서 여행을 시작해보자.
 

말씀, 생명, 일치의 길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공식 코스는 모두 세 코스로 구성돼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성당에서 시작해 명동대성당으로 이어지는 ‘말씀의 길’ 1코스와 가회동 성당에서 시작해 중림동 약현성당, 경기 감영터로 향하는 ‘생명의 길’ 2코스, 마지막으로 절두산 순교성지와 삼성산성지를 연결하는 ‘일치의 길’ 3코스가 그것이다.

성지순례길의 백미는 도심 한 가운데서 순교자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명동성당과 중림동 약현성당, 절두산 순교성지, 새남터 성지 등 익히 알려진 성지뿐 아니라 광희문, 의금부, 전옥서, 좌우포도청, 형조 터 등 평소 자주 지나가던 길이지만 의미를 알지 못했던 곳까지 포함돼 있다.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에 위치한 광희문은 북쪽의 수구문으로, 서소문과 함께 도성 안의 시체를 성 밖으로 운반하던 곳이다. 시체의 문이라는 뜻에서 시구문(屍口門)이라고도 불렀다. 짐짝만도 못한 취급을 받던 참수 치명한 순교자들의 시신이 이곳 광희문을 통해 버려졌다. 1846년 병오박해 때는 포도청에서 교수형을 당한 김임이 데레사, 우술임 수산나, 정철염 카타리나 성녀의 시신이, 1867년 송백돌 베드로의 시신이 버려졌다.

옛 단성사 자리와 광화문우체국과 일민미술관 사이에 각각 위치한 좌·우 포도청는 한국천주교회가 창설된 후 천주교 신자들을 색출해 내는 일을 한 곳으로,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이승훈 베드로가 이벽, 정약용, 권일신에게 첫 세례를 거행한 이벽(세례자요한, 1754~1785)의 집 터는 수표교 인근으로, 서울대교구가 2011년 기념표석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 위치는 이벽 집 터의 인근 지역으로 정확한 장소는 수표동과 관수동 사이에 위치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승훈(베드로), 이존창(루도비코 곤자가), 황사영(알렉시오), 조동섬(유스티노) 등이 국문을 받았던 의금부 터는 종각역 1번 출구 바로 앞이며, 박해시기 많은 천주교인들이 심문을 받고 형이 집행되기 전까지 수감된 전옥서 터는 종각역 6번 출구에 남아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8월 23일 발표한 공문을 통해 성지순례길 조성의 의미를 설명했다. 염 대주교는 “한국 최대 순교지인 서소문 순교성지를 비롯 서울시내 여러 곳에도 순교 사적지 표석만 있을 뿐”이라며 “성지순례길을 통해 순교 성인들의 신앙을 기억하고자 하는 열정이 다시 살아나길 빈다”고 전했다.
 

이야기가 있는 성지순례길

서울대교구는 각 성지순례길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각 순례길 코스마다 성지의 역사와 이야기가 수록된 팜플렛을 배치한다. 과거의 순교자 이야기만이 아니라 현대의 순례자들도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일 수 있다. 교구는 ‘성지와 나’를 주제로 한 사진 콘테스트를 9월 1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다. 교구 내 성지를 배경으로 한 인물 사진을 찍어 메일(theholyplace@catholic.or.kr)로 응모하면 된다(1인 1매 응모). 당선작은 오는 24일 교구 페이스북(facebook.com/commu.seoul)을 통해 발표된다.

이번 성지순례길의 공식 코스는 세 가지이지만, 순례자들의 편의에 따라 순교성지 및 사적지를 선택해 자유롭게 순례할 수 있다. 하루 안에 완주하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구간 별로 나눠 순례하는 것도 가능하다. 순례길 코스의 각 성지마다 스탬프를 배치해 놓아 방문을 인증하면 된다.

성지순례길 순례자들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사도좌의 축복’(Apostolic Blessing)을 받는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8월 23일 교황청 국무원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성지순례길을 통해 순례자들이 다시 신앙을 굳건히 하고, 시급한 복음화 임무에 온전히 헌신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을 순례하는 신자들에게 ‘사도좌의 축복’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또한 명동대성당, 절두산 순교성지성당, 중림동 약현성당, 삼성산성당, 당고개 순교성지성당, 새남터 순교성지성당, 종로성당, 서소문 순교성지 등 전대사 지정 본당 및 성지에서 사도신경과 주모경, 묵상,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를 각 1회씩 바치면 전대사도 받을 수 있다.
 
성지순례길 참여는 본당 공동체 및 소그룹으로도 가능하다. 도심에 위치해 있는 순례길이기 때문에 청소년, 청년들의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교구는 기대한다.
 
교구 교구장 수석비서 허영엽 신부는 “잘 몰랐던 교구 내 순교성지와 사적지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확한 성지 발굴과 개발을 위해서도 신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성지순례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은 계속 진화될 예정이다. 교구는 “추후 지속적으로 코스를 수정, 보완하며 개발할 것이다”면서 “지자체와 협의회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성지순례코스를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광희문.


 
- 의금부터.


 
- 좌포도청터.


 
- 중림동 약현성당.

 

 
 
 
[가톨릭신문, 2013년 9월 1일, 이지연 기자]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열렸다


말씀ㆍ생명ㆍ일치의 길 3코스… 포도청 순교자현양관도 축복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교구 성지순례길 선포 직후 이뤄진 '말씀의 길' 순례 중 좌포도청 터에 들러 400여 명에 이르는순례자들에게 포도청의 교회사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영민 기자]


서울대교구는 2일 '성지순례길'을 선포했다. 교구가 순례길을 공식 선포하기는 1831년 조선대목구 설정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오전 명동 주교좌성당에서 교구 사제단 30여 명과 공동집전으로 1000여 명의 신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선포 미사를 주례하고 교구 성지순례길을 선포했다. 이어 명동성당을 출발해 이벽의 집 터(수표교)와 좌포도청 표석을 지나 지난 2월 28일자로 '포도청 순례지성당'으로 지정된 종로성당에 이르기까지 1.7㎞ 구간을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400여 명과 함께 걸으며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기원했다.

이번에 선포한 교구 성지순례길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를 주제 성구로 말씀의 길과 생명의 길, 일치의 길 등 세 코스로 이뤄져 있다. 세 코스는 자발적으로 복음 말씀을 받아들여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고(말씀의 길), 혹독한 박해 가운데서도 죽기까지 하느님을 증거하며 순교의 길을 걸어간 신앙선조들을 기리고(생명의 길), 그 순교신심을 본받아 신앙의 빛을 밝힘으로써 교회 공동체 일치를 이루고(일치의 길) 새로운 복음화의 길을 걸어가기를 기원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염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돌이켜보면 그간 우리는 순교성인들에 무심했고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었다"면서 "성지순례길 선포를 계기로 더 많은 신자들이 성지를 순례하고, 순교성인들의 후예답게 신앙의 빛을 밝히며 복음을 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염 대주교는 순례 직후 포도청 순례지를 관할하는 종로성당에서 '포도청(옥터) 순교자현양관' 축복예식을 거행하고, 민주당 상임고문 정세균 의원과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 교회 안팎 내빈들과 함께 개관 테이프를 잘랐다. 종로성당 지하 1층에 66.12㎡(20평) 규모로 마련된 포도청(옥터) 순교자현양관은 박해시대 당시 포도청에서 사용했던 형구를 재현, 박해의 실상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염 대주교는 또 종로성당 외벽에 새로 제작 설치한 부조 작품 '수난과 영광'을 제막했다. 김일영(라우렌시오, 59)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3개월간 제작과정을 거쳐 최근 완성한 이 작품은 김대건 신부가 직접 서한에 그린 포도청 내 천주교 신자 문초 삽화를 토대로 청동으로 제작했으며, 작품 크기도 가로 10m, 세로 1.7m, 폭 10㎝에 이르는 대작이다. 염 대주교는 이어 함께 순례한 사제단과 점심식사를 함께한 뒤 차기진(루카) 박사의 '조선 후기 포도청과 천주교 순교사 연구' 발표를 듣는 것으로 순례길 선포 및 관련 행사를 마무리했다. [평화신문, 2013년 9월 8일, 오세택 기자]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 순교성인과 함께 걷는 말씀ㆍ생명ㆍ일치의 길



600년 고도(古都). 그러나 서울은 이미 옛 자취를 잃었다. 옛 사적이나 문화유산 또한 숱하게 헐리고 멸실됐다. 그렇지만 겨레의 정신사 한복판을 관통하는 '순교의 얼'은 오늘도 살아 숨쉰다.

올해로 교구 설정 182년을 맞는 서울대교구에 2일 순례 코스가 열렸다. 순교 성인과 함께 걷는 말씀ㆍ생명ㆍ일치의 길로서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이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라는 주제 성구에 순례길의 의미가 오롯이 함축돼 있다.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은 말씀의 길과 생명의 길, 일치의 길 세 코스로 이뤄졌다. 올해로 정도(定都) 619주년을 맞는 서울 도심을 걸으며 순교성인들의 숨결을 느끼고, 순교 신앙을 본받으며,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려는 데 중점을 두고 조성됐다. 그러기에 '이야기'가 있는 성지순례길로 가꾸고자 코스마다 순례확인용 도장(스탬프)과 팸플릿을 비치하고, 모바일웹(http://holyplace.catholic.kr)을 통해 세 코스와 성지 소개를 돕는다.

또 오는 11월 24일 '신앙의 해' 폐막을 앞두고 성지순례를 하면 전대사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8월 23일자 교황청 국무장관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 명의 서한에 따르면,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순례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도적 축복을 받는다.
 
☞ 순례길 제1코스- 말씀의 길

  


말씀의 길은 이벽의 집 터나 김범우의 집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 천주교회가 자발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인 평신도 신앙 공동체라는 점에 착안해 명명했다. 코스는 가톨릭대 성신교정 성당→광희문→종로성당→좌포도청 터→이벽의 집 터(수표교 인근)→김범우의 집 터(외환은행 본점 장악원 터 표석자리 앞)→명동 주교좌성당까지다. 총연장은 7.9㎞, 3시간 30분에서 4시간이 소요된다.
 
우선 광희문이 포함됐다는 점이 이채롭다. 한양 도성 사소문 가운데 하나로, 서소문과 함께 시신을 도성 밖으로 내보내는 시구문(屍軀門)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지난 2월 '포도청 순례지성당'으로 지정된 종로성당은 본당 관할 구역 내 좌ㆍ우 포도청 터 표석에 순교 터를 알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이를 일깨우고자 '포도청(옥터) 순교자 현양관'을 조성했다. 기록상 좌ㆍ우 포도청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순교자들은 포도청에서 순교했다고만 알려지고 있지만 좌ㆍ우포도청 터 표석도 순례에 빼놓을 수 없다.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05 두레시닝 건물 앞 이벽의 집터는 첫 영세자 이승훈(베드로)이 1784년 겨울 이벽과 정약용, 권일신에게 첫 세례식을 거행함으로써 평신도에 의한 자발적인 첫 신앙공동체가 탄생한 곳이다. 또한 서울 을지로 2가 181 외환은행 장악원 터 표석 앞 김범우의 집터는 이벽의 집 터에 이어 1784년 말 신앙 집회를 갖던 교회사적지다.
 
☞ 순례길 제2코스- 생명의 길
 
 


순교하러 가는 길이었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가는 길이었기에 '생명의 길'로 명명했다. 세 코스 중 '가장 특별한' 순례길이기도 하다. 순교자들이 문초를 받거나 갇혔던 의금부나 우포도청, 형조, 경기감영, 전옥서 등에서 순교 형장에 이르기까지 순교자들이 걸은 길이 모두 포함돼 있다. 코스는 가회동성당→의금부 터→전옥서 터→우포도청 터→형조 터→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중림동 약현성당(서소문순교자기념관)→경기감영 터에서 마무리한다. 총연장은 6㎞, 소요시간은 3~4시간.

가회동성당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첫 선교사 주문모 신부가 1795년 예수 부활 대축일에 조선 땅에서 첫 미사를 집전한 '계동 최인길(마티아)의 집'을 관할하고 있어 2코스 첫 순례지가 됐다. 의금부 터는 서울 좌ㆍ우포도청과 지방의 각 진영 및 군ㆍ현에서 문초를 받은 뒤 국왕의 특별한 명령에 의해 의금부로 압송돼 국문을 받은 이승훈과 이존창(루도비코 곤자가) 등이 신앙을 증거했던 사적지다.

감옥과 죄인에 대한 사무를 관장했던 관서인 '전옥서 터'는 형조에 이송돼 심문을 받고 형이 집행되기 전까지 수감돼 있던 곳으로, 성 이호영(베드로)이 4개월간 갇혀 있다가 옥사한 순교성지이기도 하다.

서울 적십자병원 정문 앞에 표석이 있는 경기감영은 1801년 신유박해 당시 경기 지역에서 신앙공동체를 이뤘던 신자들이 혹독한 형벌과 문초를 받은 곳으로, 124위 중 조용삼(베드로)은 1801년 3월 경기감영에서 옥중 순교했다.
 
☞ 순례길 제3코스- 일치의 길
 
 


일치의 길은 순교성지 절두산에서 103위 시성이 이뤄진 여의도에 이르는 과정을 돌아보면서 순교신앙을 본받고 하느님 뜻을 실천하면서 일치하자는 취지에서 '일치의 길'로 명명했다. 코스는 절두산 순교성지→노고산성지→옛 용산신학교 성당→당고개 순교성지→왜고개→새남터성지→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표석→삼성산으로 짜여 있다. 총연장은 순례 코스 중 가장 긴 33.5㎞로, 소요 시간만 13~14시간이 걸린다.

이 가운데 노고산 성지는 당시 한양도성 내 여러 처형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많은 순교자의 시신이 매장됐던 사적지로, 앵베르 주교와 모방ㆍ샤스탕 신부 유해도 4년간 매장돼 있었다. 옛 용산신학교 성당(원효로성당)은 순교자들 유해를 모셨던 최초의 근대식 신학교 성당이며, 당고개 성지는 서울에서 서소문 밖 네거리, 새남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성인을 탄생시킨 성지다.

서울 용산동 5가 군종교구 주교좌인 국군중앙성당이 있는 왜고개, 곧 와현(瓦峴)에 자리한 왜고개 순교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새남터에서 순교한 순교자 7위가 33년간, 서소문 밖에서 순교한 순교자 2위가 43년간 매장됐던 교회사적지다. 또한 1846년 9월 병오박해 당시 순교한 김대건 신부 유해도 왜고개에 잠시 모셨다가 박해가 잠잠해진 뒤 미리내로 이장된 역사도 있다. 왜고개에 묻힌 순교자 10위 중 8위가 시성됐다. 앵베르 주교와 모방ㆍ샤스탕 신부가 1843년부터 1901년 명동성당 지하묘소로 이장하기까지 묻혀 있던 묏자리 삼성산성지도 빼놓을 수 없다. [평화신문, 2013년 9월 8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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