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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12: 성직자의 정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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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6-25 ㅣ No.715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12) 성직자의 정치 참여


정치적 직분은 금하지만, 공동선 위한 참여는 가능

 

 

- 이념과 종교를 초월한 국회의원들이 포콜라레 정신으로 일치를 향한 정치인 모임을 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DB

 

 

성직자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 될 수 있나요?

 

우리나라 헌법에는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국가와 교회가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는 상호 관계성이 명시되어 있습니다(헌법 제20조 2항 참조). 국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특정 종교를 보호하거나 특권을 부여하거나 지원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종교 단체들이 정당을 구성하여 활동하거나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까지 법으로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가의 안전 보장과 질서 유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종교의 정치 활동을 일부 제한할 수 있으며, 종교 행위가 명백하게 공동선을 해치며 사회악을 일으키거나 국민의 기본 의무를 회피하는 경우에는 종교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개신교의 경우, 어떤 보편적인 규범이 없기 때문에 교단의 규정과 법규에 따라 목회자의 정치 활동을 일부 허용하기도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신자들의 정치 활동을 권장하면서도, 성직자의 경우에는 정치 참여가 가져올 혼란을 염려하여 교회법에서 이를 명백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회법 제285조 3항은 성직자가 국가 권력의 행사에 참여하는 공직을 맡는 것을 금지하고, 제287조 2항은 성직자가 정당이나 노동조합의 지도층에서 능동적으로 역할을 맡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사도좌 또는 교구장의 승인 아래 정치권력과 관계없이 복음 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한시적 정치 자문 위원이나 정부의 특별한 역할을 맡을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천주교 성직자의 정치 활동 금지는 국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어떤 직분을 가지는 것을 금지한 것이지, 복음의 빛에 따라 공동선을 증진시키고자 성직자가 공적 발언을 하거나 공개적 행위를 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교회는 세상 속 교회로 살아가면서 교회 구성원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예언자적 소명을 다하라고 가르칩니다.

 

 

신부의 미사 강론과 목사의 예배 설교는 어떻게 다른가요?

 

신부의 미사 강론이나 목사의 예배 설교는 그리스도교 전례와 예배 행위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미사 때의 “강론은 설교의 여러 형식 중에서 탁월한 것으로 전례의 한 부분이며 사제나 부제에게 유보”(교회법 제767조 1항)된 것입니다. 강론은 주례 사제가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필요한 경우 공동 집전 사제나 부제에게 위임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신도에게는 결코 맡길 수 없습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6항 참조).

 

강론이 탁월한 이유는, 그것이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구성된 미사에서 신자들을 거룩한 성찬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돕는 전례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강론은 말씀의 신비를 신자들에게 알기 쉽게 풀어주고, 그 말씀이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해석해주는 것이기에 성경 해석, 교리 이해, 설교의 성격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는 말씀 전례에서 3년 주기로 전례시기에 맞추어 미리 정해진 그날의 독서와 복음을 미리 읽고 묵상한 다음 신자들에게 올바르게 해설해 줄 뿐만 아니라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신자들의 영적 유익에 도움이 되는 설교로 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강론은 경우에 따라 생략되어도 신자들의 미사 참례의 본질적인 면을 침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개신교 예배에서 찬양과 함께 목사의 설교는 예배의 본질적인 요소입니다. 개신교 목사는 예배에 참석한 이들이 하느님 말씀에 충만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신앙 체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성경 구절을 정하여 교인들을 가르치고 훈계하며 격려하는 설교의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천주교와 달리 개신교는 대부분 주일 예배에서 봉독되는 성경 구절을 공통적으로 정하지 않습니다. 개신교 일부 교단은 천주교처럼 전례력에 따른 독서와 복음이 정해진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단은 목사 자신의 체험과 시대의 흐름 가운데 임의적으로 선택한 설교 주제에 따라 성경 말씀을 선택하여 해석하고 신자들에게 가르치며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가톨릭평화신문, 2023년 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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