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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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원주교구 서지마을: 복자 최해성 요한과 최 비르지타 순교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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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6-12 ㅣ No.2096

[함께 걷기] 원주교구 서지마을


복자 최해성 요한과 최 비르지타 순교의 땅

 

 

서지마을은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에 있는 옛 교우촌으로 강원감영에서 순교하신 복자 최해성 요한과 그의 고모 최 비르지타와 많은 신앙 선조들이 신앙생활을 위하여 이주하여 살던 마을이다.

 

최해성 요한은 1839년에 순교한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의 먼 친척이다. 그의 집안은 본래 충청도 홍주 다락골(현 충남 청양군 화성면 농암리)에서 살았는데, 1801년의 신유박해 때 그의 조부가 체포되어 유배를 가게 되자 온 가족이 좀 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 강원도 원주의 서지로 이주하였고, 이곳에서 작은 교우촌을 이루었다.

 

요한은 천주교의 모든 본분을 이행하는 데 뛰어난 열성을 보였으며, 언제나 자신의 영혼을 보살피는 일에 전심하였다. 그는 비록 가난하게 살았지만, 자신보다 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애긍을 잊지 않았다. 이러한 덕행 때문에 그는 마을의 회장으로 임명되었다.

 

1839년의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최해성 요한은 우선 부모와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그리고 교회 서적을 가져오기 위해 다시 집으로 갔다가 체포되고 말았다. 포졸들은 쇠도리깨로 그를 때리면서 “교우들이 있는 곳을 대라”고 강요하였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굴하지 않았고 그의 몸은 이내 상처투성이가 되어 가눌 수 없을 지경이 이르렀다.

 

원주 관장 앞으로 끌려간 최해성 요한은 수없이 많은 형벌을 받아야만 하였다. 그러나 그는 “원주 고을을 다 준다 해도 천주를 배반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우리 주 예수님의 발아래 엎드림으로써 인성의 나약함을 억누를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며, 1839년 9월6일 29세의 나이로 참수형을 받아 순교하였다.

 

최해성의 고모인 최 비르지타는 남편 유씨가 황사영 알렉시오를 숨겨준 죄로 체포되어 유배를 가게 되자 남편을 따라갔다. 남편이 유배지에서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의지할 데가 없어 오빠(최해성 요한의 부친)에게 돌아왔다.

 

기해박해에 조카 최해성 요한이 감옥에 갇히자 강원감영으로 갔다가 “너도 천주교 신자이냐?”라고 묻자 “그렇습니다. 틀림없는 교우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관원들은 배교하지 않으면 요한을 만날 수도 없고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고 말하자 저는 “요한을 보지 못하고 죽는 한이 있어도 하느님을 배반할 수는 없다.”고 말하자 관장은 그녀를 옥에 가두고 굶겨죽이라고 명령하였다.

 

비르지타는 4개월 동안 옥중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하였다. 4개월 후에도 그녀가 죽지 않자 관장은 3일 만에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가져 오라고 명령했고, 옥리들은 그녀의 목을 졸라 죽였다. 비르지타는 56세의 나이에 순교하였다.

 

 

서지마을 순교자 기념관 건립

 

서지마을은 천주교 박해 시기인 1839년 신자 교우촌이었는데, 부론면 손곡리에 서지마을 순교자 기념관 건립사업이 본격화됐다.

“당시 기해박해로 서지마을 출신인 최 요한, 최 비르지타 등 2명이 순교했다. 이들이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복자로 시복되면서 서지마을에 작은 성지를 조성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던 중 서지마을에 살던 부론본당의 현 가브리엘라 자매님이 자신이 살던 집과 땅을 원주교구에 기증하여 순교 복자로의 삶을 기리는 작은 성지로 조성해 주시기를 청했다. 또 원주시와 강원도 문체부에서도 이곳 교우촌의 의미를 알고 공감하여 도움을 주기로 약속하여 오랫동안 바라던 서지마을 성역화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성지 성역화 주임신부님이신 이우갑 신부님께서 설명해 주셨다.

 

순교자와 신앙선조들을 기념하고 기억하는 작은 공간, 마음을 비우는 공간, 화해가 이루어지는 공간, 평화를 누리는 공간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성지 순례길 조성

 

서지마을 순교자 기념관은 원주시, 제천시, 횡성군이 공동 추진 중인 관광순례길의 랜드마크 역할도 부여된다. 순례길은 제천 배론성지, 원주 서지마을, 횡성 풍수원성당 등 천주교 성지를 연결해 만든다. 3개 시·군의 천주교 성지를 연결하는 길은 250㎞로, 현재까지 국내에 조성된 성지 순례길 중 가장 길다.

 

순례길은 3개 길을 조성한다.

 

1길은 풍수원성당→새점터공소→월송공소→문막성당→서지마을→귀래공소→화당초교→배론성지에 이르는 124.6㎞이다.

2길은 배론성지에서 출발해 용소막성당→금대삼거리→원동성당→영산성당→풍수원성당까지 77.4㎞이다.

3길은 서지마을→술산정류소→후리사공소→원동성당까지 45㎞이다.

 

원주 구간은 179.5㎞이며, 순례길 안내를 위해 방향 표식, 안내판, 코스지도, 스탬프함, 스탬프북 등을 갖추게 된다. 원주 구간에는 원주교구 순교자들과 관련이 있는 사적지인 강원감영을 비롯해 우리나라 정의, 인권, 생명 운동과 관련된 가톨릭센터 등을 경유하게 된다.

 

서지마을의 천막으로 지어진 야외제단을 보면서 순교자 기념관이 하루 빨리 완공되어 순례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쉼터가 되기를 희망한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6월호, 박옥정 비비안나(원주 Re.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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