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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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훈화9: 레지오의 기본 요소, 레지오의 외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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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113

레지오 마리애 훈화 (9)


11. 레지오의 기본 요소(교본 제11장 1-5항:108-114면)
 
1) 개인 성화 - 그 목적과 방법(교본 108-109면)
 
2)-3) 강력한 질서 체계와 이상적인 단원(교본 109-111면)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일정한 법칙의 지배를 받도록 되어 있다. 천체에는 물리적 법칙이 있고 동물에는 생리적 법칙이 있다. 태양을 돌고 있는 지구를 물리적 법칙에서 벗어나게 한다면 지구는 파멸될 것이다. 사람에게 있는 혈액 순환의 법칙을 바꾸면 생명을 잃게 될 것이다. 철로 위를 달리도록 되어 있는 기차가 철로를 벗어난다면 전복되고 말 것이다. 이처럼 모든 법칙은 지키기 귀찮고 부담이 되더라도 교통 신호등처럼 질서를 이루게 하고 생명을 보호해 준다.
 
무릇 단체에도 규칙과 회칙이 있기 마련이다. 레지오 마리애도 마찬가지이다. 레지오 마리애는 이름 그대로 마리아의 군대이다. 군대에도 기강을 확립하는 군법이 있다. 군인은 강력한 질서 체계를 확립하는 규칙과 규율, 군법을 원리 원칙대로 지켜야 한다. 레지오 마리애는 고대 로마 군대처럼 일사불란하고 강력한 질서 체계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레지오에 입단하려는 후보자나 레지오를 잘 모르는 신자들은 레지오가 군대라는 것과 강력한 질서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에 거부 반응을 보이고 레지오를 원리 원칙만 따지는 융통성 없는 단체로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많은 레지오 지단이 형식적인 주회를 하고 규칙을 중요시 하지 않고 적당히 타협하면서 운영하는 것 같다. 이점에 대해 교본 본문은 "레지오는 규칙의 힘을 바탕으로 강력한 질서 체계를 마련하여 단원들이 모든 세부 규칙을 철저히 지켜 나가는 정신을 지니도록 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다른 단체에서 조직원들에게 단순히 규칙을 지키라고 권장하거나 알아둘 사항 정도로만 여기는 것과는 아주 다른 레지오만의 특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레지오는 단원들이 크리스찬의 완덕을 꾸준하고 뚜렷하게 쌓아 나가도록 바탕을 마련해 준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한편 교본 본문의 말대로 "레지오는 '단원이 훌륭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Perfection of membership)를 평가할 때 조직에 대한 확고한 충성을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레지오는 단원이 수행한 활동의 결과가 만족스럽다거나 혹은 밖으로 드러나는 성공의 정도가 크다거나 하는 것으로 그 단원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쁘레시디움의 영적 지도자와 단장은 이러한 단원 평가 기준에 대하여 모든 단원들이 항상 명심하도록 앞장서야 한다. 조직에 대한 충성은 능력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누구나 달성할 수 있는 이상이다."
 
레지오의 특별 수호 성인인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 마리아는 병원에서 불치병 환자들을 간병해 줄 여성들을 선발할 때 그 기준을 충성과 순명에 두었다. 간병할 여성들이 믿음과 사랑으로 하느님의 섭리에 의탁한다면 총명과 우둔이 문제되지 않고, 규칙을 충실히 지킨다면 부유와 가난이 문제되지 않으며, 모든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법을 배운다면 유능과 무능이 문제되지 않았다.
 
이 성인은 또한 구약성서에 나오는 에사오와 야곱을 예로 들면서 성모 마리아의 자녀들이 야곱처럼 순명과 충성으로써 축복을 받게 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레지오는 단원들의 레지오 조직 체계에 대한 충성, 주어진 일을 헌신적으로 이행하는 초자연적 정신과 성모님께 대한 열성의 정도에 따라 이상적인 단원, 단원 자격의 완벽성을 평가한다.
 
4)-5) 으뜸가는 의무, 쁘레시디움 주회합(교본 111-114면)
 
레지오의 영성은 개인 성화를 추구하는 개인 영성과 소공동체를 이루어 다함께 하느님과 이웃에게 나아가는 집단 영성(공동 영성)이 결합된 영성이다. 집단 영성이 이루어지려면 조직원들이 다함께 자주 어울려야 하고 반드시 회합에 참석해야 한다. 군대에서 군인이 점호에 불참할 수 없듯이 마리아의 군대에 속한 단원들이 회합에 불참해서는 안 된다. 레지오 단원의 으뜸가는 의무는 다름아닌 회합 참석이다.
 
그런데 요즈음 군기(軍紀)가 느슨해진 탓인지 주회합이나 평의회에 결석이 잦아 출석률이 저조해지는 경향이 있다. 습관적으로 지각하거나 아무 말 없이 결석을 하고도 태연하다. 교본 본문에 따르면 "레지오는 조직 안에서 단원이 지켜야 할 으뜸가는 의무가 회합에 참석하는 것임을 가장 우선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레지오를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회합이다. 회합을 통한 결속이 끊기거나 존중받지 못한다면 단원들은 떨어져 나가고 활동을 올바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단원들이 회합을 소중하게 여길 때 레지오 조직의 힘은 굳세어진다."
 
어느 여성 단원이 집안 사정으로 회합에 한두 번 빠지다 보니 출석에 소홀하여 결국 탈단하게 되었다. 그런데 탈단 후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하는 일마다 꼬이고 건강조차 나빠졌다. 본당 수녀님이 그 자매에게 재입단하길 권유하면서 회합에 참석할 때마다 성모님은 물론 예수님과 성령께서도 함께 참석하시어 은총을 베풀어 주신다고 말해 주었다. 그 자매는 재입단하여 레지오의 으뜸가는 의무를 잘 지켰다. 그랬더니 영육의 건강도 회복하였고 후에 단장도 맡게 되었다고 한다.
 
레지오 단원의 첫 번째 의무는 상훈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회합에 정각에 규칙적으로 출석하는 것이다. 교본 본문의 말대로 "주회합 참석에 소홀한 단원들의 활동은 마치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 이 으뜸가는 의무를 게을리 하게 되면 어떠한 활동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고 곧 레지오 대열에서 탈락하고 만다는 사실은 이치를 보아도 그렇고 이미 경험상으로도 잘 드러나 있다."
 
쁘레시디움 주회합이란 레지오의 기초 단위체가 매주 정기적으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동안 순서에 따라 진행하는 회합을 말한다. 이 규칙은 창립 때부터 시행해 온 레지오의 기본 요소이다. 레지오는 쁘레시디움 주회합 없이 존재하지 못한다.
 
쁘레시디움 주회합은 단원 양성의 길잡이이다. 교본 본문에 따르면 "주회합은 레지오의 심장이다. 주회합은 레지오를 밝히는 전력과 동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이며, 레지오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제공해 주는 보화의 곳간이다. 주회합은 공동체의 수련 도장이며 주회합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활동에 필요한 은총을 베풀어 주신다. 또한 각 단원은 쁘레시디움 주회합을 통하여 절제된 신앙 정신이 몸에 배게 되어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개인 성화에 힘쓴다.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취향을 억누르고 배당받은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므로 단원들은 쁘레시디움 주회합을 중요시하여 비록 매주 모임이 부담되더라도 주회에 출석해야 한다. 그러나 주일 미사 참례는 소홀히 하면서 주회합 참석만을 중요시하는 잘못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


12. 레지오의 외적 목표(교본 제12장 1-4항 : 115-126면)
 
레지오의 외적 목표는 4가지로서 실제 다루어야 할 일, 지역 사회의 누룩이 되는 일,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드는 일, 하느님을 위한 고귀한 사업인데 이는 레지오 활동의 단계적 목표를 가리킨다.
 
1) 실제 다루어야 할 일(교본 115-116면)
 
쁘레시디움 주회합을 이루는 3대 요소를 든다면 기도, 공부, 활동이라고 하겠다. 이 세 가지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활동은 더 중요하다. 외적인 활동을 하기 위하여 내적인 준비로서 기도와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활동의 밑받침이 기도와 공부이다. 당면한 실제 활동은 레지오의 외적 목표이다.
 
개인 성화를 도모하는 것은 기도만이 아니라 활동도 포함된다. 교본 본문의 말대로 "레지오는 단원들을 성화시키기 위하여 독특한 방법을 사용한다. 즉 단원 각자의 신심이 활동을 통해 얻게 되는 사도적 열성과 결합되어 더욱 뜨거워져서, 각자의 내면으로부터 그 거룩함을 스스로 발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도직 정신은 사도직 활동을 통하여 가장 뚜렷하게 향상된다."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단장의 활동 배당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활동 배당이 기록된 단장의 주회 계획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단장 계획서는 군대의 작전 지휘서와 같다. 단장이 단원들에게 배당해 주는 활동은 당면한 실제 활동이어야 한다. 교본에 따르면 "레지오는 쁘레시디움이 배당하는 주간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대단히 중요한 의무로 부과하고 있다. 쁘레시디움은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이면 무엇이든 해당 단원이 주간 활동 의무를 채운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레지오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일,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을 주간 활동으로 배당하기를 바란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일은 각 지역 공동체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각 쁘레시디움에서는 그런 일을 찾아내어 우선적인 활동으로 배당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각 본당마다 실제 다루어야 할 우선적인 활동 거리는 다음과 같다. 쉬는 교우 회두 권면, 외짝 교우 배우자 입교 권면, 예비 중단자 교리반 안내, 전입 교우 방문, 신영세자 방문, 거동이 불편한 노인 방문 교리, 신자 재교육 참여 권유, 어려움을 겪는 사람 돌보기(환자, 복지 시설, 교도소 방문, 병원 봉사, 상가 방문 등), 레지오 확장 활동, 본당 협조 등이다. 특히 전체 신자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냉담자와 행방 불명자 문제는 각 본당이 당면한 심각한 고민 거리이다. 이러한 활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기꺼이 해야 한다. 레지오는 초창기부터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을 활동 대상으로 삼았다. 교본의 말대로 "단원들이 열성적으로 활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활동의 대상도 그 열성에 알맞게 선택되어야 한다. 탐탁지 않은 활동은 달갑지 않은 반응을 일으킨다."
 
언젠가 쁘레시디움 주회에 참석해 보니 활동 보고 시간에 대다수의 단원이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보고하는 데도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이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칭찬해 주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단장이 활동 배당을 해 주지 않고 단원 각자의 자유 활동에 맡겼던 것이다.
 
단원들은 배당된 활동에 대한 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활동 배당을 받지 않고 어떻게 적극적인 실제 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 단원 개인의 자유 활동은 배당 받은 활동에 우선할 수 없다. 쁘레시디움이 주간 활동을 주관하고 배당하는 목적은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활동을 전개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배당 받은 주간 활동을 이행하지 않으면 개인 성화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단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더 멀고 큰 목표 - 지역 사회의 누룩이 되는 일(교본 116 -118면)
 
레지오 단원들이 수행하는 '당면한 실제 활동'보다 더 멀고 더 큰 레지오의 목표는 지역 사회의 누룩이 되는 일이다. 누룩은 반죽 속에 숨어서 팽창력을 발휘한다. 누룩은 부풀리고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 쾌락주의, 한탕주의가 팽배하고 부정부패와 죄악이 만연되어 정신적, 윤리 도덕적 가치가 무시되는 이 시대에 레지오 단원들은 혼탁한 사회를 정화하고 변화시키는 누룩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처한 환경 이를테면 가정, 가게, 공장, 학교, 사무실 그리고 그 밖의 일터와 유흥 장소 등의 환경 속에서 사도직 정신의 불을 늘 켜고 있는 단원이 바로 사회 속의 누룩이 되는 단원이다.
 
교본 본문은 "타락과 불신앙이 최악의 상태로 뿌리박고 있는 지역이라도 이른바 또 하나의 '다윗의 탑'(레지오 마리애)이 버티고 있는 한 죄악은 더 이상 뻗어 나가지 못하며 패배하여 소멸되고 만다. 사도직 정신은 부패가 자라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으며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한다. 부패를 보면 슬퍼하고 기도하며, 단호하고 줄기찬 싸움을 벌임으로써 마침내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내용처럼 레지오 창설자 프랭크 더프가 단원들과 함께 활동하여 타락과 부패에 승리를 거둔 실례를 들어보자.
 
레지오가 창설된 당시의 아일랜드는 제1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극심한 재정난에 허덕였다. 더블린 거리에는 알코올 중독자가 즐비하고 윤락녀와 술집이 증가하고 있었다. 프랭크 더프는 술을 끊는 '예수 성심 단주회'에 가입하여 알코올 중독을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활동을 하였다. 또한 창녀촌에 있는 윤락녀들을 끈질기게 설득하여 2박 3일의 주말 피정을 실시함으로써 회개의 새삶을 찾게 하였다. 경찰도 포기했던 어느 악명 높은 창녀촌도 레지오 단원들의 투철한 사도직 정신으로써 정화하였다. 단원들은 그야말로 지역 사회 속의 누룩이 되었던 것이다. 레지오 마리애는 이처럼 죄악이 만연된 사회를 정화하는 데에 쓰이는 효과적인 도구이다. 단원들이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용기 있게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하면 지역 사회는 차츰 변화될 것이다.
 
레지오는 단원들이 삶의 현장에서 성모님처럼 누룩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다. 교본 본문의 말대로 "레지오는 우선 단원들을 회합에 한데 모아 모후이신 성모님과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를 바치면서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그런 다음 죄악과 슬픔에 찬 곳으로 단원들을 파견하여 좋은 일을 하게 하며 이렇게 활동하는 동안 사도직 열정에 불이 붙어 더욱더 큰일을 하도록 만든다."
 
레지오는 단원들을 활동 대상자들을 열심한 신자로 만들어 그 영향력을 지역 사회에 미치도록 한다. 그리하여 '하느님을 위한 모든 주민의 조직화'라는 실제적인 이상을 실현하고자 한다.

[
사목, 2001년 10월호, 최경용(부산교구 신선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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