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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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성사] 그리스도인의 입교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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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4-08 ㅣ No.233

[빛과 소금] 그리스도인의 입교란 무엇인가?

 

 

세례에 대해 중요한 신학적 출발점을 갖는 교부 테르뚤리아누스는 ‘그리스도인이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되어진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말은 단지 교회의 예식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교회의 삶 안에 들어가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이루며 그리스도교의 입문예식인 성사적인 과정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리스도교이 입문이란 무엇인가? 입문 성사라고 할 때 우리는 세례와 견진 그리고 성체 성사를 함께 부른다. 이러한 성사들은 입문과정인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성사적 행위를 갖게 된다.

 

사실 그리스도인의 실존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무상적인 선물을 받지만 교회 공동체의 신앙의 중재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해 나간다. 그리스도교의 입문이란 바로 그리스도의 신비를 깨닫고 교회의 가르침인 교부들의 신앙을 이어받아 성숙하는 첫 단계이므로 자연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격적 투신이 전적으로 동반하게 된다.

 

사도 바오로는 성령이 그리스도의 모상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점진적 변화를 갖도록 작용한다고 가르친다. “우리는 모두 너울을 벗은 얼굴로 주님의 영광을 거울로 보듯 어렴풋이 바라보면서, 더욱더 영광스럽게 그분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는 영이신 주님께서 이루시는 일입니다.”(2코린 3,18) 오리게네스에 의하면 은총의 원천이며 샘인 세례는 신앙인을 자신의 새로운 삶의 시작이며,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단계라고 한다. 세례를 통해 신앙인이 된 이는 어느 한순간의 신앙적인 변화를 갖기보다 “결실을 맺기 위한 시작으로 조금씩 조금씩(시나브로)” 성숙해 나아간다.

 

오늘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영적 성숙의 단계가 단지 세례를 통해 모든 것이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유아세례를 통해 자신의 원의와 상관없이 세례를 받는 이들이 교리교육이나 신앙 교육 없이 신앙생활을 한다면 자신의 신앙 존재를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세례의 은총은 바로 성령 안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성령의 작용은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들 각자에게 다양한 은총의 선물을 선사하며 교회 공동체에 유익한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힘을 준다.

 

주변에서 우리는 쉽게 듣는다. 세례를 받은 형제가 자신의 믿음이 약해서 견진성사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견진성사의 자격이 자신의 신앙 성숙도에 따라 판가름되는 것은 아니다. 세례와 견진은 통과의례의 과정을 가져야 한다. 이처럼 세례성사로 성사 생활 입문을 하게 되는 신앙인은 견진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교인으로서의 모습을 갖게 된다. 현재 사목적인 이유로 세례성사와 성체성사만을 입교자에게 처음에 행하고 주교님께서 집전하시는 견진성사는 신앙 재교육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학적이고 전례적인 의미에 있어 이 세 가지 성사가 이루어질 때 그리스도교 입문예식을 모두 갖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세 가지 성사는 서로 연결 고리를 맺고 세례가 그리스도인이 되는 존재적 변화라면, 견진을 통해 실존적 변화 즉 삶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며,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의 선물인 성체를 통해 새로운 계약으로의 충만한 완성을 이룬다. 우리는 세례성사의 은총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새 사람으로 태어났다. 세례성사를 통해 주님의 자녀로 태어난 우리는 견진성사를 통해 입문성사를 완성한 교회공동체의 구성원이 되어 주님을 선포하고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2018년 2월 4일 연중 제5주일 인천주보 4면, 김일회 빈첸시오 신부(구월1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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