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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가톨릭-루터교-감리교,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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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7-24 ㅣ No.177

"가톨릭 교회 - 루터교 세계 연맹 - 세계감리교협의회의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 발표


가톨릭 - 루터교 - 감리교, 500년 만에 화해와 일치 이뤄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의장 발터 카스퍼 추기경(오른쪽)과 세계감리교협의회 선데이 음방 회장(가운데), 조지 프리먼 총무(왼쪽)가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 가톨릭 교회가 루터교에 이어 감리교와도 7월 23일(일),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망우동 금란교회에서 ‘의화 교리’에 관하여 500년 만에 화해와 일치를 이루었다.

 

□ 역사적인 교회 일치 순간은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일치평의회’) 의장 발터 카스퍼 추기경과 루터교 세계 연맹 사무총장 이스마엘 노코 목사 그리고 세계감리교협의회 선데이 음방 회장이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세계 연맹과 세계감리교협의회의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이하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함으로써 이루어졌다.

 

□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그리고 감리교가 함께 서명한 이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은 1999년 10월 31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발표된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세계 연맹의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이하 「1999년 공동 선언문」)에 이어, 교회 일치 운동에서 또 하나의 기념비적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 이번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은 ‘의화 교리에 관한 공식 공동 선언’과 이 선언의 직접적 전거로 작용한 ‘감리교 성명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진다. ‘감리교 성명서’는 이번 삼자 서명에 공식 동의를 얻고자, 세계감리교회협의회(WMC)의 회원 교회에 2004년 12월에 보낸 최종판 문서로서 감리교 의화 교리가 요약되어 제시되고 있으며, 앞서 이루어진 「1999년 공동 선언문」과 약간 구별되는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주목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의 의미

 

이번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은 7년 앞서 발표된 「1999년 공동 선언문」에 이어, 30년 이상 지속된 교회 일치 운동의 귀중한 결실로 남을 것이다. 특히 ‘감리교 성명서’에서 표명된 의화 교리가 화해성사의 교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가톨릭 교회의 ‘의화 교리’와 거의 부합한다는 사실이 교회 일치 진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회들 사이에서 여전히 상위성을 드러내는 ‘의화 교리’의 일부 쟁점들은, 화해 노력이 진정성을 지니고 계속 진전될 때에, 점차 약화 내지 거의 해소되어 그리스도교계가 마침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교회로서 세계 안에서 복음 진리의 향기를 진하게 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 해설

 

세 교회 대표가 공동 서명하여 발표한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은 불과 네 단락으로 짧게 구성되어 있으며, 앞서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가 공동으로 발표한 「1999년 공동 선언문」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그대로 수용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1. 첫 부분은 감리교가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사이에서 이루어진 「1999년 공동 선언문」에 교리상 합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성명서로 세계감리교협의회와 그 소속 교회들은 루터교 세계 연맹과 가톨릭 교회가 1999년 10월 31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서명한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의 가르침에 교리상 근본적으로 합의한다는 것을 선언한다.”

 

감리교가 이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는 앞서 이루어진 「1999년 공동 선언문」이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통해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의화 교리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분명하게 설명한 실질적 합의를 기쁘게 받아들이면서, 여기에 담겨진 공동 이해가 감리교의 교리에도 부합한다고 선언한다. ‘성명서’는 특히, 인간의 의화가 공로에 의해서가 아니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역사(役事)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이룩된 구원역사로 풀이한 점에 만족감을 크게 표명하고 있다.

 

2. 둘째 부분에서 서명 당사자들은 ‘감리교 성명서’를 「1999년 공동 선언문」 내용에 감리교가 동의한다는 선언이며 표명으로 이해하고, 이를 환영한다.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에 서명하는 당사자들은 세계감리교협의회와 그 소속 교회가 발표한 앞의 성명서를 함께 환영한다. 그 성명서는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에서 합의된 의화 교리의 기본 진리들에 감리교도 동의한다는 선언이며 표명이다.”

 

‘성명서’는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사이에 쟁점으로 남아 있는 부분들에 관하여 「1999년 공동 선언문」에서 언급된 내용(19, 22, 25, 28, 31, 34, 37항)과 쟁점들에 관한 양 교회의 입장에 대한 설명(20-21, 23-24, 26-27, 32-33, 35-36, 38-39항)을 수용하며, 강조점의 차이가 두 교회 어느 쪽과도 감리교를 갈라지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런데, 감리교는 ‘성명서’에서 ‘의화 교리의 기초 진리에 대한 합의’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여전히 존재하는 상위성과 관련하여 존 웨슬리에 따른 감리교의 가르침을 요약 설명하는데, 여기서 ‘화해(고해) 성사의 필요성’을 둘러싼 쟁점 말고는 의화 교리를 둘러싸고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사이에 여전히 남아있는 팽팽한 긴장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1) ‘성명서’가 인간이 하느님의 은총에 응답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선행 은총 덕분이어서, 이 은총이 인간의 응답을 ‘강요하지’ 않고 ‘보조한다’고 표명한 입장은, 인간이 은총에 힘입어 의화에 ‘협력한다’는 「1999년 공동 선언문」의 가톨릭의 입장(19-20항)과 가깝고, 인간은 자신의 의화에 이바지하지 하지 못하고 ‘단지 수동적으로’ 받기만 할 수 있다는 루터교의 입장과는 다소 구별된다고 본 것이다.

 

2) ‘하느님의 은총은 죄를 용서하여 당신과 친교를 이룩하게 하고 인간을 쇄신시켜 성화토록 한다.’는 웨슬리의 통찰은 의화를 통한 죄의 용서와 인간의 쇄신을 말하는 가톨릭 입장과 부합되고 ‘의인이면서 동시에 죄인’을 말하는 루터의 정식을 수렴한 「공동 선언문」의 본문(28-30항)과는 거리가 있는 입장이라고 볼 것이다.

 

3) 인간이 믿음으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에 투신하게 되는데, 믿음도 사랑도 인간의 실적이 아니라, 우리에게 부어 주신 하느님의 사랑으로 구원 실재에 포함되는 것이라는 ‘성명서’의 통찰 역시 가톨릭의 「1999년 공동 선언문」해설(25-27항) 입장과 친근하다.

 

4) 감리교의 은총 신학은 죄의 용서에 대한 보증뿐만 아니라 인간이 죄의 권세에서 벗어나 성화 또는 완덕에 이를 수 있게 한다는 약속을 담고 있다고 봄으로써 「1999년 공동 선언문」에 담긴 가톨릭 은총 교리(25, 27항)와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5) 감리교가 율법과 복음을 모두 하느님 말씀과 하느님 뜻의 표현으로 여김으로써 「1999년 공동 선언문」에서 표명된 가톨릭 입장(31-33항)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6) 감리교에서 결정적 중요성을 지니는 믿음과 구원의 확신이 소유의 확실성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 안에 세워지는 관계의 신뢰성으로 여김으로써 「1999년 공동 선언문」에서 표명된 입장(34-36항)과 일치된다고 볼 것이다.

 

7) ‘성명서’가 신심과 자비의 활동들을 신앙인들의 삶 안에서 성령이 맺는 결실로 규정하면서 이 모든 것을 하느님 은총의 작용으로 대함으로써 「1999년 공동 선언문」(37-39항)과 공동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고 볼 것이다.

 

3. 셋째 부분에서, 세 교회는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에 입각하여 의화에 대한 공동 이해를 심화시키려는 결의를 표명한다. “의화 교리의 기본 진리들에 대한 공동의 선언을 바탕으로, 우리 세 교회는 신학 연구와 가르침과 설교에서 의화에 대한 공동 이해를 더욱 깊이 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4. 끝 부분에서, 세 교회는 여기서 이루어지는 공동 노력의 결실들이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온전한 친교와 세상 앞에서의 공동 증언을 위한 일부라는 입장을 표명한다.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감리교는 이러한 성과와 약속이 그리스도께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바라시는, 온전한 친교와 세상 앞에서의 공동 증언을 위한 노력의 일부라고 인정한다.”

 

감리교는 ‘성명서’에서 합의를 이룩한 토대 위에서 온전한 친교를 이룩한 몇몇 나라의 루터교와 함께 다른 나라의 루터교, 가톨릭 교회와 더욱 친밀한 친교를 수립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 한편, 이날 서명식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하여 에밀 폴 체릭 대주교(교황대사), 최창무 대주교(광주대교구장), 김희중 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 후안 우스마 몬시뇰(일치평의회 서기관), 배영호 신부(주교회의 사무처장), 최원오 신부(주교회의 사무국장), 홍창진 신부(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총무)가 함께 하였다.

 

□ 첨부: 세계감리교협의회와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문(전문: 한, 영)

 

문의

* 주교회의 사무처(☎ 02-460-7511, FAX 02-460-7507, cbck@cbck.or.kr)

* 주교회의 공보기획부(☎ 02-460-7685, FAX 02-460-7688, gongbo@cbck.or.kr)

 

[출처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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