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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모두 해보려고 하고(스트레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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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9-05 ㅣ No.829

[레지오와 마음읽기] 모두 해보려고 하고(스트레스의 힘)

 

 

다음 ‘이것’은 무엇일까? 이것은 누구에게나 있고 누구나 이것을 받는다. 이것을 받으면 정신적 신체적 변화가 일어난다. 이것은 만병의 근원이며 독이라 여겨진다. 이것 자체는 병이 아니지만 이를 피하거나 줄이고자 하는 많은 방법들이 연구되어 있다. 정답은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는 보통 해로운 것으로 여겨져 반드시 피하고 줄여야 한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는 독이 아니라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 바로 스텐퍼드대 심리학자인 켈리 멕고니걸 박사이다. 그녀는 스트레스가 몸에 해롭다는 생각은 아무런 근거가 없음을 그녀의 저서 ‘스트레스의 힘(The Upside of Stress)’에서 여러 가지 실제 사례를 들어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그녀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험 중의 하나이다.

 

1998년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경험한 스트레스의 크기와 함께 그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8년 뒤 연구진들은 설문 참가자들의 사망 위험을 추적 관찰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검사 당시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기록한 대부분은 사망 위험이 43%나 증가해 있었지만,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 위험이 증가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들은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으며, 심지어 8년 전 검사 당시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는 사람들보다도 낮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연구원들이 다시 조사한 결과 그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그들은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결국 연구원들은 스트레스는 그 자체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믿음’이 스트레스와 결합될 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트레스 자체보다 스트레스를 대하는 마음이 문제

 

사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는 두 종류의 호르몬(코르티솔과 DHEA)이 분비된다. 둘 다 스트레스를 잘 대처하기 위한 것이지만 기능은 서로 다르다. 하나는 몸 안의 심폐 활동을 증진시켜 민첩하게 행동하게 하고 혈당을 높여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른 하나는 스트레스로 인해 손상된 세포들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면역기능을 강화하고 집중력과 문제 해결 능력 등 두뇌 발달을 도와준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지하느냐에 따라 두 호르몬의 비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힘든 상황에서 그것을 심각한 문제나 생존의 위기로 판단하면 전자의 호르몬이 많아지고, 오히려 견딜 수 있고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면 후자의 호르몬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 현상을 기초로 켈리 멕고니얼 박사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도전반응’과 ‘위협반응’으로 나누고, 우리가 스트레스 상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으면 그 상황은 도전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결국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이 몸의 변화를 불러온다.

 

50대 K형제는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는 대범하고 활달한 성격으로, 이렇다 할 성당 단체 활동 없이 교우들과 친교를 나누는 정도의 신앙생활을 하여 왔다. 그러다 갑자기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어 방황하게 되면서, 마음도 힘들었지만 개인 사업체 운영은 더욱 어려워졌다. 꼼꼼하고 성실하던 아내의 빈자리가 컸던 것이다. 그런 그를 마침 이웃에 사는 처남이 자신이 속한 쁘레시디움에 거의 반강제적으로 입단시켰고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처남은 그를 매주 만나면서 어려움을 들어 주는 등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고, 5년이 지난 지금 K형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안정을 찾았다.

 

K형제는 말한다. “사실 처음에는 규칙과 규율이 많은 레지오가 저의 성격과는 잘 맞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도와주고자 하는 처남의 마음을 내칠 수 없어 단원 생활을 이어오다 보니, 규칙적으로 기도도 하게 되고 활동도 하게 되더라고요. 이후 신기하게도 생활 속에 질서가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자유분방한 저의 현실 적응을 위해서는 질서가 필요했고 그 습관을 레지오가 만들어준 셈입니다. 물론 저의 어려움은 성모님께서 함께 해주셔서 이겨내는 것이 가능했고, 지금은 규칙과 규율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낍니다.”

 

레지오 마리애는 그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로마 군단을 본뜬 사도직 단체이다. 그래서 본당의 다른 단체들과 달리 ‘규칙의 힘을 바탕으로 강력한 질서 체계를 마련하여 단원들이 모든 세부 규칙을 철저히 지켜 나가는 정신을 지니도록’(109쪽)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한 교본에 ‘레지오 단원은 주어진 의무를 해내려는 정신이 확고부동해야 하며, 지키기 어려운 의무이든 쉬운 의무이든 모든 일에 철저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290쪽)고 하니, 단원들에게 규칙과 의무는 남다른 무게를 갖고 있어 단원 생활이 주는 부담은 적지 않다.

 

 

스트레스를 포용하면 스트레스 대응 능력 커져

 

매일 해야 하는 묵주기도 5단과 뗏세라 기도가 부담이 되는가? 한 주간 두 시간씩의 활동이 어려워 활동보고 시간이 꺼려지는가? 매년 있는 아치에스나 연총 등의 레지오 행사와 다양한 교육 참여를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귀찮고 힘든가? 어디 그뿐인가! 직책을 맡게 되면 거기에 따른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과 그 책임으로 마음이 무겁고 버거운가?

 

그렇다면 기뻐해야 한다. 나는 지금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이 스트레스를 견디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스트레스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에는 생기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그 상황을 피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의 스트레스는 내가 크리스천의 완덕을 이루기 위해 어렵지만 성모님의 군사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누구나 각자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피하려고만 하면 삶의 만족감과 행복감은 오히려 크게 줄어든다는 심리학자들의 이론도 있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포용하면 스트레스 대응 능력이 커진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싸움터에 과감히 뛰어들어 주님께서 내리시는 영광스러운 명령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교본 29쪽)는 것뿐이다. 그리고 다음을 기억할 것이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11장 28절a,30절)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그분과 함께라면 우리들의 멍에나 짐은 이미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레지오는 어떤 일이든지 모두 해보려고 하고 할 만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불평은 결코 하지 않는다’(교본 28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9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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