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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의안집 이해하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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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7-31 ㅣ No.730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의안집 이해하기 ④


세례받은 모든 이, 시대 징표 읽으며 복음 전할 방법 식별해야

 

 

- 지난 4월 8일 미국 뉴욕 세례자 요한 성당에서 봉헌된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미사 중 초를 들고 입당 행렬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여성 복사. 시노드 총회에서는 교회 안에서 능동적 주체인 여성의 실질적 참여가 어떻게 실현돼야 할지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CNS 자료사진

 

 

◎ “사랑과 진리가 서로 만나리라”(B 1.2)

 

친교와 관련된 ‘우선적 질문1’의 소 질문, 사랑에의 봉사 그리고 정의 및 공동의 집 돌봄을 위한 노력에 대한 문제는(B 1.1) 사랑과 진리의 관계 문제를 제기한다.(B 1.2) 친교란 단순히 사이좋게 지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 데다가, 경청과 환대 그 자체는 교회의 궁극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의안집은 시노드 여정이 포용하고 환대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는, 그리고 포용한 사람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복음 진리 선포가 신뢰성이 있게 해야 하는 교회의 사명을 어떻게 쇄신할 것인지 찾아 나가는 것이라고 밝힌다. 대륙별 단계 작업문서가 택한 ‘천막터를 넓혀라’라는 성경 구절이 의미하듯이, 천막은 확장되고 또 움직여야 하지만, 이 역동성은 항상 신앙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이루어져야 한다. 이혼한 후 재혼한 사람들, LGBTQ+,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는 이들, 장애인, 가난한 이들, 이민자들, 청년들, 노인들, 온갖 형태의 남용으로 인한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은 환대받아야 한다. 그리고 이 환대는 그들 안에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만날지, 또한 그리스도께서 이들을 어떻게 환대하시는지에 대한 성찰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참된 교회이기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름’과 함께 가기”

 

의안집은 친교가 빛나야 하는 장을 교회들 간 선물의 교환(B 1.3), 교회일치적 노력(B 1.4), 다양한 문화 및 타종교와의 대화(B 1.5)로 확장한다. 이는 친교가 단지 ‘우리끼리’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와 이루어야 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세 질문을 관통하는 단어는 ‘보편성’이다. 보편성이란 일치 안의 다양성, 다양성 안의 일치다.

 

‘다름’은 일치를 파괴하지 않고 오히려 풍요롭게 하는 원천이라는 교회헌장의 가르침은 의안집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의안집은 일종의 문화적 식민주의 형태의 선교방식이 문제있음을 인지하면서, 다른 문화, 전통, 종교 등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보인다. 물론 그것이 가톨릭교회의 정체성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다름’을 존중하는 것은 그것 안에 성령께서 활동하신다는 믿음 때문이다. 따라서 겸손과 존중의 태도로 경청하고, 성령 안에서 참된 대화를 증진함으로써,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 또 자신에게서 기꺼이 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식별해야 한다. “교회는 어떻게 세속적으로 변화하지 않고서도 세상과 대화할 수 있을까?”(B 1.5~7) 이 질문은 비가톨릭 그리스도인들, 다른 문화와 전통, 타종교와 만남에서도 적용된다.

 

 

◎ 우선적 질문 2-사명에 대한 공동책임: 복음에 봉사하기 위해 어떻게 선물과 임무를 공유할까?

 

“모든 이가 책임을 맡았다”

 

이 질문에서 핵심은 공동책임성이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구원 사명 전체를 사제들에게만 맡기신 것이 아니며, 모든 이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함께 일해야 한다는 교회헌장 30항에 기초한다. 그리고 교회헌장은 신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사목하고 그들의 봉사 직무와 은사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 사제의 빛나는 임무라고 말한다. 이 선언이 ‘우선적 질문 2’ 전체를 관통한다. 의안집은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 받은 선물과 은사, 직무로 이 사명에 대체불가능한 고유의 방식으로 기여함을 강조한다.(53~54항)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사명을 알아야 하는데(B 2.1), 의안집은 한 마디로 구원의 진리 증언인 이 사명을 구체적으로 열거한다. 첫째는 전례생활의 쇄신으로서, 강론의 질적 향상, 교리교육, 전례의 토착화, 전례 용어의 쇄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둘째, ‘사마리아 여인의 소명’으로서, 단순히 고통받은 이들을 ‘위한’ 교회가 아닌,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B 2.1 b-c)가 되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서 교회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외에 사회교리가 이론적 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사명으로 인식되기, 디지털 환경 고려, 비가톨릭 그리스도인들, 타종교 신자들,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걷기 등이 질문 형태로 제안된다.

 

 

◎ 교회 전체가 직무적이다

 

의안집은 교회 전체가 직무적임을 강조한다. 성품성사를 통한 직무 사제직의 고유성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세례성사로 인해 직무를 받았고, 직무 사제직은 세례로 인한 직무와 연관해서 이해해야 한다. 세례받은 이들의 참여를 종속적 협력으로 축소하면서, 교회 안에서 능동적 역할을 오직 성품받은 직무자에게만 유보하는 관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시노드 여정 동안 강하게 제기되었었다.

 

이는 세례받은 모든 사람이 받는 보편사제직과 성품성사를 통해 받는 직무 사제직의 상호 호혜적 관계에 대한 인식을 요청한다. 의안집은 세례성사로 인한 직무라는 말을 꼭 제도화된 직무로 알아들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세례성사로부터 다양한 직무가 주어지고, 그중에는 자발적인 것과 제도적 양성을 통해 받는 것도 있다.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읽으면서 어떤 직무를 만들지, 인정할지, 발전시킬지, 그 직무를 통해 어떻게 세상에 봉사할지 식별한다. 의안집은 교회의 모든 구성원, 특히 여러 이유로 교회의 공동사명에 기여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적합한 장과 기회를 마련할지 고민할 것을 촉구한다.

 

한편 전 세계 주교회의 의견서와 대륙회의 최종 문서에서 여성의 존엄성과 역할에 대한 소리는 매우 강했다. 교회 안에서 능동적 주체인 여성의 실질적 참여가 어떻게 결정 과정과 협치에서 실현되어야 할지, 또한 신학적 성찰과 공동체 동반에서 여성의 기여, 여성 부제직 문제도 시노드에서 다룰 것이다.

 

공동책임성은 서품된 직무자들의 역할에 대한 성찰을 요청한다. 직무 사제직의 수행은 시노달리타스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공동체에 있는 선물과 은사를 인정하고 그 가치를 올바로 평가하며, 공동체가 사명을 수행하는 과정을 동반하고, 경청과 식별, 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말씀에 따라 또한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증하기 위해서라고 의안집은 말한다. 그러나 성직자의 직무 수행은 성직주의와 각종 남용 때문에 위협받는다. 성직주의는 그 전체가 직무적인 교회로부터 직무 사제직을 고립, 분리, 약화시키기 때문에 문제이고, 성직자 혹은 교회 직무를 수행하는 이들에 의해 행해진 각종 남용은 직무 사제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킨다.

 

주교와 사제의 관계, 축성생활회에 속하는 사제들, 종신 부제직, 결혼한 남성에게 성품을 특정지역에서 허용하는 문제, 사제가 부족한 곳에서 평신도들에게 공동체의 책임자 역할을 부여할 수 있는지의 문제 등등이 시노드 총회에서 논의될 것이다.

 

 

◎ 주교직, 올바른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보증

 

시노드 여정 내내 시노달리타스 실현에 있어 주교직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다. 의안집은 특히 모든 이의 참여와 자문의 과정이 주교직무를 손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노달리타스 실현에 있어 주교가 일치의 원리로 활동하고, 함께 걸어가도록 하느님 백성을 초대하며 시노달리타스 방식을 촉진한다고 강조한다. 교회는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면서도 동시에 교계적 공동체이다. 따라서 주교와 사제들과의 관계, 하느님 백성의 자문과 협력과 참여, 신앙감각과 교도직무의 관계 등을 시노달리타스 안에서 어떻게 이해할지 질문한다.

 

사실 주교직무는 올바른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한 보증이다.

 

[가톨릭신문, 2023년 7월 30일, 최현순 데레사 교수(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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