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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ㅣ구역반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2: 여성 구역 반장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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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5-29 ㅣ No.102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 (2) 여성 구역 · 반장 신앙생활


구역 · 반장 노령화에 대처해 새 봉사자 양성 시급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는 제3천년기를 살아가는 교회가 정체성을 다지고 쇄신하는 새로운 토대로 제시됐다. 하지만 서울대교구가 소공동체를 도입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자들보다는 사제 개개인의 리더십에 의해 활성화되거나 외면되는 경우가 더욱 빈번하다. 친교의 교회상을 정립하는 데에도 역부족이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대교구 여성 구역 · 반장 신앙생활 실태도 이러한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실태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구역 · 반장들은 일반신자들에 비해 더욱 다양한 특히 지속적인 교육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공동체가 무엇인지 올바로 인지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은 수준이었다.

 

구역 · 반장 연령현황 비교

 

 

각 본당 구역 · 반장들은 교회의 초석이 되는 소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가장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평신도 사도직 구현의 모범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소공동체 지도자들인 구역·반장들의 신앙생활 환경과 영성생활 실태는 앞으로 소공동체 현황을 파악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앞으로 구역·반장 봉사자들의 노령화에 대처하고 새로운 봉사자를 양성하는 노력이 시급히 지원돼야 함을 알 수 있다.

 

실제 1990년과 1995년 사이 구역 · 반장들은 ‘30~40대’가 80% 이상을 차지했던 반면, 2010년 조사에서는 ‘50대 이상’이 77.7%로 고령화가 두드러진다. 7년 이상 구역·반장직을 수행하는 이들도 27.7%로 응답, 구역·반장직을 오랫동안 수행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10년 이상 봉사하는 이들도 1995년 2.4%에서 2010년 17.4% 비율로 높아졌다. 구역 · 반장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구역장 및 전임 반장의 권유’가 69.5%로 가장 높고, 구역·반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68.8%로 ‘희생과 열의’가 꼽혔다.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 2010 - 서울대교구 여성 구역·반장 신앙생활 실태조사’는 지난 1995년 1차 조사, 2005년 2차 조사에 이어 세번째로 정리된 추세조사로서 무엇보다 구역 · 반장들의 신앙생활 전반을 비교해볼 수 있어 더욱 유용하다. 교구 사목국(국장 민병덕 신부)은 이번 실태조사 보고서에 여성 구역 · 반장들의 신앙생활 실태를 소공동체의 네 가지 주요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도 싣고 있다. 다음에서는 이 분석 내용을 중심으로 여성 구역·반장들의 신앙생활 현황을 살펴본다.

 

 

삶의 현장에서 함께하는 소공동체

 

소공동체의 기초는 바로 신자들의 가정이다. 한국교회 내 대부분의 소공동체 모임 또한 각 가정을 번갈아 방문하며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소공동체 모임 빈도 비교

 

 

하지만 최근엔 소공동체 모임장소가 가정을 벗어나 공공장소와 음식점, 성당 등에서도 이뤄지는 경우가 늘고 있어 소공동체의 기본 정체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이러한 실태는 소공동체 모임이 기도와 복음나누기가 아닌 친목 도모 수준에 머문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모임장소의 90.6%가 가정이긴 하지만, 비교적 신앙기간이 짧고, 학력이 높고, 소득이 높은 계층의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가정 외의 공간에서 모임을 하는 경우가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점점 줄어드는 모임 빈도다. 모임 횟수는 2005년도와 비교, ‘매주’와 ‘격주’를 합한 반모임 비율이 25.7%에 비해 10.1%나 떨어진 15.6%로 조사됐다.

 

구역·반장들의 모임 참석률도 예년에 비해 꽤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005년 조사에서 참석률은 41%였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34.3%로 낮아진 것이다. 연령별로는 연령이 높을수록 반모임에 성실히 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력은 반모임 참석률과는 큰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 또 학력과 총수입, 신앙기간, 반장의 경력 등도 참석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돼 향후 구체적인 설문조사를 필요로 한다.

 

 

복음을 나누는 소공동체

 

소공동체 모임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성경 말씀 안에서 주님의 현존을 깨닫고 힘을 얻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공동체 모임이 개인의 영적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은다.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영적 성장에 어떠한 도움을 받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구역·반장 52.8%는 ‘복음과 삶을 일치시키려 노력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5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3% 가량 올라간 수치다. 다음으로 ‘기도를 자주한다’(17.3%), ‘성경읽기와 묵상을 자주한다’(14.5%), ‘믿음이 깊어졌다’(12.2%) 순이었다.

 

구역 · 반장 소임 수행하며 보람 느낄 때

 

 

‘복음과 삶을 일치시키려 노력함’은 학력이 높을수록, ‘기도를 자주함’은 연령대가 높고 학력이 낮은 이들일수록 많은 응답을 보인 답변이다. 또한 복음 나누기가 어렵고 부담스럽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구역 · 반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만족도에서도 학력이 낮아질수록 만족도 또한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구역 · 반장들의 의견만으로는 현재 각 소공동체 모임에서 복음나누기가 정착되고 신앙생활의 원천으로 자리 잡았는지,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평가하긴 어렵다.

 

 

활동하는 소공동체

 

소공동체는 그 지역 안에서부터 말씀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구역·반장들은 소임을 수행하며 가장 보람을 많이 느낄 때가 언제인지에 대한 질문에 ‘구역 · 반원들 간의 형제적 친교를 느낄 때’가 30.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어 ‘반모임 구성원들의 성숙해가는 신앙심을 느낄 때’(30%), ‘소공동체 봉사를 하며 자신이 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17.9%), ‘소공동체 모임에 함께하시는 주님의 은총을 체험할 때’(13%), ‘본당 신부님의 지지와 후원을 받을 때’(3.2%) 등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공동체적인 보람(구성원의 내적 성장, 구성원 간의 형제적 친교)이 60.2%로 개인적인 보람(은총 체험, 자신의 영적 성장, 가정 신앙 발전) 33.7%보다 26.5%나 높다는 점이다. 2005년과 비교할 때 가장 두드러지게 변화된 모습이기도 하다. 2005년에는 개인적인 보람이 66.2%나 됐다.

 

이러한 구역·반장들의 변화는 소공동체 모임이 개인적 신앙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신앙의 의미를 찾아가는 희망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소공동체 안에서 자율적인 공동 활동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비율은 과반수도 되지 않아, 소공동체가 여전히 사제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

 

 

보편교회와 일치를 이루는 소공동체

 

소공동체는 교회의 정체성과 사명을 온전히 담고 있는 가장 작은 단위로 항상 보편교회와 유대와 일치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소공동체 사명을 올바로 인식하는 것은 구역 · 반장들이 소공동체를 이끌어나갈 때 매우 중요한 면모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여성 구역·반장들은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전 신자 대상 복음화교육’(31.2%)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본당 사제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4.2%로 아직까지도 신자가 아닌 사제 중심의 교회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친교를 위한 다양한 본당 행사’는 21.5%, ‘정기적인 피정’은 11.9%, ‘성경공부’는 9.4%로 조사됐다.

 

이 실태조사를 분석한 교구 사목국 김남희 연구원은 “‘전 신자 대상 복음화 교육’이라고 응답한 이면에는 모든 소공동체가 교회로서, 교회 구성원들이라면 누구나 다 각자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속하게 되는 모임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연구원은 “응답 내용에 따르면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아무리 좋은 사목정책들도 사목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뿌리내리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톨릭신문, 2011년 5월 29일, 주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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