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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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회사 에세이60: 신심과 거룩한 삶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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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7-11 ㅣ No.756

교회사 에세이 (60) 신심과 거룩한 삶의 형태

 

 

오늘의 주제는 초세기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그리스도를 따르고 닮으려고 했는지를 살펴볼까 합니다. 자신의 시대와 역사 안에서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했던 그들이 맨 먼저 눈을 돌린 것은 자신들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신앙의 용덕을 보여주어 시대의 사람들에게 존경 받던 이들의 삶에 주목하였습니다. 그들이 누구일까요? 바로 순교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삶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고결한 모습이었지만 그 도착지는 누구나 도달할 수 없었기에 여기서 순교자 공경이 시작됩니다.

 

이런 순교자 공경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신앙을 드러낼 힘을 주고, 도움을 줄 그런 전구자를 찾던 원의와도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2세기 말경이 되면 순교자 공경은 교회의 보편적인 실천으로 자리했습니다. 이런 공경은 그들의 순교일에, 또 그들의 무덤에서 거행되었고, 당시 대중 종교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공동체의 특별한 수호자로 그들을 기리고, 순교자들의 유해를 보존하고 공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순교자들을 본받으려는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의 열성은 이제 더 많은 거룩한 인물들에게로 확장되어 갑니다.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교회의 인도자들이었던 주교들과 특별히 은수자들에게로 넓혀졌고, 이런 성인 공경의 예절이 고대 교회의 전례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공경의 예식들은 그리스도교의 성서적 영성의 기초 위에 당시의 이방적 요소들도 받아들이며 발전하게 됩니다.

 

이런 전례들에 헌신적으로 참여하던 그리스도인들은 특히 주교의 인도 아래 거행되던 성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에서 자유를 획득한 이후에도 믿지 않는 이들과 합당한 이들을 구분하기 위해 이 전례들을 신비적 비밀로 간직하였고, 합당한 몸과 마음가짐으로 참석하였습니다. 이런 전례는 오직 입교자들만이 알 수 있고, 한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으며, 맛볼 수 있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이 외에도 거룩한 책들, 신앙의 상징들과 주님의 기도 등이 적혀있던 책과 물건들도 신비스럽게 간직하였습니다.

 

외적인 삶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데, 가장 두드러졌던 것이 사회의 가난한 이들과 죄인들을 돕는 것과 과부와 병든 이, 고아와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일상적 활동의 한 부분이 되어갑니다. 또한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를 사랑하며 복수를 거부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많은 이방인들의 눈에 특별하게 비쳐져 많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2세기가 되면 또 다른 삶의 형태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금욕적이고 은수적인 삶을 예수를 본받고 따르는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3세기의 안토니오(Antonio) 성인은 이런 삶에 선구자였으며, 빠코미오(Pacomio)는 홀로 광야에 나가는 은수자적 삶의 다른 형태로써 함께 수도생활을 하는 공동체를 건설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현상은 코스탄티노 황제 이후 안정된 삶을 누리던 그리스도인들의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이 표출된 것이었습니다. 수도자들의 규칙과 사막 은수자들의 삶의 전기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자극했습니다. 그리고 체사레아의 바실리오(Basilio)는 이런 수도생활의 신학적, 영성적 의미를 그리스도교적으로 밝혀주었습니다.

 

이 세 그룹, 순교자들과 주교들 그리고 수도자들이 고대 그리스도교인들의 신심에 있어서 본질적 역할을 했고, 본받아야 할 모델로 제시되던 고대 교회의 영성이었습니다. 이 엘리트들의 삶은 그리스도인의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해 주었고, 이들의 영적인 삶과 덕행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따라야 할 모습이었습니다. 같은 물음을 살아가는 우리도 그들과 다르지 않은 노력과 실천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해봅니다.

 

[2016년 7월 10일 연중 제15주일 청주주보 2면, 김종강 시몬 신부(대전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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