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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기쁘고 즐겁게 복음화의 밑거름이 되려는 대방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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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8-13 ㅣ No.986

[본당순례] 기쁘고 즐겁게 복음화의 밑거름이 되려는 대방동성당

 

 

대방동 신자들은 미사 전에 본당주보성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를 부른다. 본당 공동체를 위해 “성 프란치코 하비에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라고 간구한다. 지난해부터 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 신부는 기도문을 만들어 함께 바치게 하며 본당주보성인을 인식하게 했다. 무심하게 지내던 신자들은 ‘본당의 성인’을 깨닫게 되었다. 본당 설립 23년이 되었고 곧 25년을 맞게 될 때에는 기도문 뒤의 상본으로만 보는 성인을 조형물로 세우게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기쁘고, 즐거움 한가득

 

운동권 사제가 부임한다고 졸아 있던 신자들은 의외의 역동적인 주임 신부의 태도에 긴장이 확 풀렸다. 번쩍이는 순발력으로 주위를 사로잡는 유쾌함에 분위기가 솟아났다. 결정적인 것은 지난해 본당의 날 행사로 지세포 성지순례를 갔을 때라고 김형수 프란치스카 부회장이 자랑한다. 프로그램 기획과 게임사회까지 어쩌다 주임 신부가 맡아 전체 신자들의 친목과 화합이 아주 진하게 이루어졌다. 그동안 코로나로 숨죽였던 가슴들이 웃음으로 마구마구 활짝 열렸다. 신 체칠리아 수녀는 올해 부임한 탓에 겪어보지 못한지라 손꼽아 본당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제기차기를 딱 한 번밖에 못 차서 소문이 파다했던 보좌신부도 만회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신자들도 또 한바탕 즐길 올가을 본당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성모상 앞 환경을 좋게 만들었다. 좁은 마당이라 주차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여, 장의자를 여럿 놓고 성모님 가까이서 기도할 수 있게 했다. 성모의 밤에서는 꽃 대신 리본을 봉헌하며 모은 돈으로 말라위의 우물을 파는 데 후원했다. 올해 성모의 밤에서도 꽃 대신 기도메달을 봉헌하고 남은 돈은 필리핀 반올림공부방을 도왔다. 그때 봉헌한 기도메달은 올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태울 계획이다. 또 자선골프 대회도 열어 생긴 천오백만 원은 베트남 까마우성에 사랑의 집 10채를 짓도록 후원했다. 본당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곳도 여러 곳이지만, 더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찾아 사랑을 전하는 일에 기쁘게 나섰다.

 

 

시노달리타스 실현하는 사목

 

주임 사제는 교황의 바람에 따라 ‘함께 가자’고 한다. 신자들이 자율적으로 함께 참여하는 것이 제일이다. 그래서 올해는 1인1단체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몇몇 사람의 힘이 아니라 다양한 힘이 합쳐져야 함을 앞세운다. 안후상 빅토르 회장도 함께 사랑하며,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하며 일한다. 각 분과에서 의견을 내어 서로 존중하여 합의하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 흐뭇하다. 레지오에 선서하는 한 명이 있어도 성당이 시끌벅적하게 격려하고 축하하는 소리가 오고 가니 참 즐겁다.  

 

작은 힘이라도 함께하려고, 주일 차봉사는 ME부부가 맡아 하지만 마지막 주에는 청년들이 맡아 주인정신을 키운다. 하비에르 선창단도 만들었다. 주일미사에는 성가대가 있지만, 평일미사나 장례미사에는 한 사람이 마이크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10여 명의 선창단이 앞자리에 앉아 전례를 원활하게 돕는다. 주보에 일자별 축일을 알뜰히 게재하여, 축일을 맞은 신자에게는 초를 선물하며 축하한다. 김춘옥 사무장은 큰 것이 아니라도 축일 선물을 준비할 때나, 모든 구성원들이 동등하게 축하를 받을 때 바라보면 기쁨이 넘친단다. 

 

대방동본당은 가음동성당 주도로 성당부지를 매입하고 건축하여 1999년 12월에 봉헌식까지 치른 후, 2000년 1월에 설립되었다. 그리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전임 사제들의 사목에 힘입어 큰 규모의 성당이 되었다. 본당 출신 사제도 최승호 메다르도 신부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해 남하늘 엘리지오 신부가 탄생해서 신자들의 자랑이 되었다. 이제 25주년을 바라보며 타임캡슐, 주보성인상 설치, 25명 장학금 마련 등등과 같은 의견을 서서히 조금씩 내놓고 있다. 사목위원들의 논의를 거치고 신자들의 뜻을 수렴하여 함께 만들어가려고 한다.

 

 

경계를 넘어

 

계강준 요한 보좌 신부는 서품을 받고 첫 부임한 이 성당에서 온갖 경험을 했단다. 처음 유아세례를 베풀 때 말할 수 없는 큰 감동을 느꼈고, 지난 일 년 동안 모든 성사를 집행하며 본당사목을 알게 되었다. 주임 신부를 따라 병자방문에 갔다가, 갑자기 세례가 진행되어 선택의 여지없이 그 병자의 대부까지 선 경우도 있었다. 60명에 가까운 초중고 주일학교 학생들이 기쁘고 즐겁게 신앙생활에 참여하도록 고민하면서 두 번째 여름캠프를 진행했다.

 

앞서도 글로벌한 자선을 언급했지만, 종교를 초월하여 성주사와는 교류를 많이 가졌다. 지난가을 성주사 산사음악회에 본당 성가대가 출연하여 환호를 받았다. 신자들은 절에서 차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고, 초파일에는 초대를 받아 절밥도 먹었다. 본당에서는 부활계란을 만들어 관공서나 학교에 전달하면서, 성주사에는 많은 양을 나누었다. 서로 열린 마음으로 좋은 관계로 이어지기를 원하고 있다.

 

구역별 소공동체 모임을 위해 사제관을 개방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도 밖에서도 모이기를 꺼려하는 신자들이 사제관에서 모이게 되었다. 신자들은 편리했고, 사제는 부임하여 신자나 구역상황을 파악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 아직도 코로나 전의 신자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구역부에서는 재복음화를 위해 쉬는 교우에게 편지, 기도문, 대방동성당 문패, 곽티슈 같은 것을 담은 종이백을 마련하여 전달했다. 꼬미시움 차원에서 레지오 단원들은 선교를 위해 등산로 입구에서 종이백을 들고 기다렸다가 내려오는 분들에게 성심껏 전달했다.

 

백남해 주임 신부는 신자들에게 “여러분은 할 일을 다 했습니까?” 하고 묻기도 한다. 풀죽어 고개를 숙이는 신자들에게 또 말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했으면 된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자비하십니다.”

 

[2023년 8월 13일(가해) 연중 제19주일 가톨릭마산 4-5면, 황광지 가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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