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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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지] 티노스 섬의 성모 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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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6-08 ㅣ No.1554

[은총의 성모] 티노스 섬의 성모 성화

 

 

그리스의 아테네 외곽 피레우스 항구에서 배를 타고 에게해로 나가면 우리에게도 익숙한 산토리니 섬을 비롯한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키클라데스 제도를 만나게 되는데 그 중 가장 큰 섬들 중 하나가 티노스 섬이다.

 

이 섬은 1822년 성녀 펠라기아 수녀가 동정녀 마리아 이콘을 발견한 후 이 이콘을 통해서 많은 이들이 온갖 병에서 치유되는 은사가 일어나며 특히 병으로 고통 받는 많은 아이들이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나 많은 순례자들이 이 섬을 방문하고 있다.

 

성녀 뻴라기아는 Kechrovounios 산의 성모승천 수녀원에 살고 있었다. 성녀가 수녀가 된지 8년이 되던 해인 1822년 7월23일 성모님은 그녀의 꿈에 나타나셔서 마을의 장로 Stamatelos Kangades에게 가서 옛 세자 요한 성당 터를 파서 이콘을 찾으라고 하셨다. 환시에 놀란 펠라기아는 자신의 꿈속 형상을 망상이라 생각하고 기도를 바치며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성모님은 다시금 그녀에게 나타나셨다. 그리고 엄하게 말씀하시며, 자신을 믿지 못하는 그 수녀를 질책하시며 순명하라 하셨다. 그러다 또 한 주가 지나갔다.

 

성모님은 그녀의 꿈에 다시 나타나셔서 지시하셨다. 성녀 뻴라기아는 두려움에 떨며 일어났다. 그녀가 잠에서 깨어 눈을 떴을 때 그녀는 꿈속에서 보았던 바로 그 신비스런 여인이 자신의 앞에 서있는 것을 보았다. 이에 성녀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왜 나에게 이런 요구를 하십니까? 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여인은 손을 들어 마니피캇을 노래 하셨다. 그제야 성녀는 그분이 누구이신지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녀도 환희에 차 소리쳤다. 하늘에는 하느님께 영광.

 

그리고 즉시 성모님이 말씀하신 마을의 장로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전하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성모님이 말씀하신 장소를 파기 시작했다. 그곳은 이전에 디오니소스의 신전 자리였다가 비잔틴시기에는 세례자 요한 성당이 건축 되었었고, 1200년대에는 이슬람에 의해 파괴되어 버려져 있던 곳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바닥까지 흙을 파냈지만 이콘은 찾을 수 없었다.

 

 

성녀 펠라기아 꿈에 나타나 이콘 찾으라 명하셔

 

그러다 1823년 1월30일 옛 성당 내부 기초부분의 돌을 고르고 있던 인부 중 하나인 Emmanuel Matsos는 자신의 곡괭이에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나무 조각이 닿는 것을 느꼈다. 그는 조심스레 손으로 흙을 털어냈다. 그러자 나무판에 그려진 이콘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즉시 성호를 긋고 다른 인부들을 불렀다. 그들도 달려와 이콘을 보고 경의를 표했다. 그들이 이콘에 묻은 흙을 깨끗이 청소하자 성모 영보의 모습을 그린 이콘이 드러났다.

 

성모께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머리를 숙인 형상을 하고 있고, 그 반대편에는 비둘기의 형태로 성령이 하늘에서 내려고 있으며 대천사 가브리엘이 왼손에 순결의 상징인 백합꽃을 들고 서있는 모습이었다. 이 이콘은 비잔틴 시대에는 공경을 받다가, 이슬람의 침략 시기 동안 숨겨졌었거나 분실되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성모님과 가브리엘 대천사 사이의 중간 부분이 조금 손상을 입었지만, 그 외의 부분은 기적적으로 전혀 손상이 없었다.

 

이렇게 이콘이 발견되자 티노스의 주민들은 하느님의 어머니를 찬양하며 어떤 이들은 건축 헌금을 봉헌 했고, 또 어떤 이들은 자신의 노동을 봉헌하며, 정성을 다해 성당을 건축했다. 스미르나의 건축가 Efstratiou가 설계했고, 티노스, 파로스와 델로스에서 가져온 값비싼 대리석을 사용하여 건설된 새 성당에 이 이콘을 모셨다. 그 후 이 이콘 발견의 소명을 받았던 티노스의 뻴라기아는 1834년 4월28일 주님의 품에 영면했다.

 

지극히 거룩한 성모님의 티노스 이콘은 그리스 전역에서 거룩한 보화로 공경 받으며 병의 치유와 위험에서의 해방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기적들이 그치지 않고 있으며, 기적을 체험한 경건한 신자들이 보내온 많은 보석들로 장식되어 있다. 이 이콘을 통해 드러난 몇 가지 기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 이콘은 재질을 알 수없는 부드럽고 투명한 물질로 덮여 있었는데, 이 물질이 오랜 시간동안 묻혀 있던 이콘을 보호하고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했다. G. Peridis라는 사람은 이 이콘 표면 위를 덮고 있는 물질 일부를 가져다가 병을 앓고 있던 아들의 겨드랑이에 바르자 그 즉시 병이 치유 되었다.

 

그리고 몰도바에서 온 Dimitrios Xenos는 어느 추운 밤 동상에 걸린 왼쪽 다리를 치유 하지 않고 방치 했다가 악화되어 걷지 못하게 되었다. 그 후 4개월 동안 치료를 받다가 이 티노스의 성모 마리아 성당에 오게 되었다. 부활절에 그는 잠을 자는 중 자신을 부르며 일어나라는 음성을 들었다. 그리고 그 즉시 걸어 다니기 시작하여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또한 Falatados에서 온 Panagiota Nazaou라는 여인도 불치병을 앓고 있었다. 그런데 상태가 너무 많이 악화되어 상처는 괴사하여 의사는 그녀의 다리를 절단해야 생명을 건질 수 있다고 하였다. 그녀는 성모 마리아께 간절히 기도하며 매달렸고, 성모님은 그녀의 기도를 들어 주셔서 다리의 절단 없이 치유되었다. 그 후 그녀는 Kehrovounio의 수도원에서 수녀가 되었다.

 

 

수많은 병자가 치유되는 기적 일어나

 

해마다 이 티노스 섬에서는 네 개의 큰 축제 즉 1월30일 이콘의 발견 기념일, 3월25일 성모영보 축일, 7월23일 성녀 펠라기아 수녀의 축일, 8월15일 성모님 승천 축일을 성대히 지내고 있다. 그 중 성모영보 축일과 성모승천 축일 때는 많은 신자들이 몰려들어 섬 전체가 축제의 마당이 된다. 특히 8월15일 성모 승천축일에는 이 기적의 이콘을 모시고 이 성당과 섬 주변을 한 바퀴 도는데 이때 이콘에 입을 맞추거나 행렬하는 길에 병자 특히 병을 앓는 아기를 눕히고 그 위로 이콘을 모신 가마가 지나가게 하면 불치의 병이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여 많은 신앙심 깊은 신자들은 밤을 지새우며 이콘 행렬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또한 이 티노스의 성모 이콘은 그리스의 국가 수호 성화로도 공경 받는다. 1821년 3월25일은 그리스가 독립을 선언한 날로 바로 이 이콘에서 묘사하고 있는 성모 영보 축일이었다. 400년 가까이 이슬람 오스만 제국의 지배하에 있었던 그리스 민족은 성모 마리아의 보호에 힘입어 종교적 단결로 독립까지 이루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모 마리아에 관해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각 지역의 민속 신앙 및 역사적 사건들과 어우러져 그리스인들의 마음속에 깊게 새겨있다. 지금도 수시로 그리스인들은 놀라운 이야기를 듣거나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나의 마리아여! (Παναγ?α μου!)’라고 외친다. 그리스인들에게 성모 마리아는 자신들을 지켜주는 수호성인으로 그들의 삶과 함께 존재하고 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6월호,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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