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기타기관ㅣ단체

제30회 해외 원조 주일에 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활동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2-03 ㅣ No.187

제30회 해외 원조 주일에 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활동


해외 코로나19 취약계층과 난민 구호… 형제애 실천하는 카리타스

 

 

- 코로나19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인도의 카리타스 직원들이 한국 카리타스인터내셔널에서 보내온 의약품을 정리하고 있다.

 

 

오는 30일은 30회째 해외 원조 주일이다. 올해 해외 원조 주일의 주제는 ‘인류는 한 가족, 우리는 모두 형제-희망을 품고 함께 걸어갑시다(「모든 형제들」 55항)’이다. 국제 카리타스에서 새해와 내년의 글로벌 캠페인 주제를 ‘함께 우리’(Together We)로 정한 데 따라 같은 주제로 발맞췄다. 지난 2년간 해외 원조 주일 주제가 ‘인류는 한 가족, 우리 공동의 집’으로 정해, 기후 위기와 빈곤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 해외 원조 주일 주제는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모든 형제들」을 기반으로 형제애 실천에 중점을 뒀다. 계속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외된 이들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긴급 구호, 전쟁과 불의로 고통받는 분쟁지역의 난민 지원에도 계속 관심을 쏟는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35개 국가에서 총 72개 해외 원조 사업에 40억 7466만 2051원(미화 350만 4082달러)을 지원했다.

 

 

코로나19로 취약계층에 긴급 대응 나서

 

지난해 5월, 인도 카리타스 사무총장 폴 문젤리 신부는 전 세계 카리타스 회원 기구들에 긴급 호소(Emergency Appeal, EA)를 보냈다. 2021년 4월 이후 인도에서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세계 최다인 35만 명을 넘어서며 환자들이 넘쳐나는 데도 사람들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숨을 거두는 긴급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시신을 수없이 화장해야 했고, 화장터 용광로는 무너져 내렸으며, 시신을 묻을 데가 없어 정부는 계속 묘지를 만들어내야 했다.

 

이에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인도에서 가장 피해가 큰 자카르핸드 지역을 비롯해 서벵갈, 타밀나두 등지에 인도 카리타스를 통해 1억 7815만여 원(미화 15만 5200달러)를 지원했다. 특히 카리타스 의료센터를 통해 집중 치료가 필요한 취약계층 환자들을 수용했고, 연인원 5만 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식량과 위생 장비를 지원했다.

 

네팔 또한 인도 못지않게 코로나19 피해가 컸다. 정부는 상점을 폐쇄하고 이동을 금지하며 강력한 봉쇄정책을 폈지만, 피해를 잡지 못했다. 특히 산악 소수부족 체팡족이나 불가촉천민인 달리트(Dalit, ‘부서진 자’라는 뜻)들은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했다. 이에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네팔 카리타스와 함께 8500여 명의 체팡족 주민과 달리트들을 대상으로 각각 3455만여 원(미화 3만 달러), 5612만여 원(미화 4만 8000달러)을 전달, 식량 지원과 함께 직업훈련을 시행하고, 농ㆍ축산 기계와 코로나19 예방 물품, 사회심리 상담 제공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한 해 코로나 19 대응사업에만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총 25개 사업에 9억 209만 3912원(미화 77만 7500달러)을 지원했다. 25개 사업 중 5개 사업은 종전대로 현지 카리타스 회원기구와 함께 추진했고, 20개 사업은 13개국의 한국 선교사들과 함께 식량 지원 사업으로 진행했다.

 

- 10년 넘게 이어지는 내전으로 고통을 겪는 시리아의 아이들이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에서 지원한 식량을 짐차에 싣고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집으로 향하고 있다.

 

 

분쟁지역 난민 구호에도 역량 집중

 

전쟁은 시리아를 파괴했고, 시리아는 꿈을 잃었다. 지난해 4월로 내전이 발발한 지 10년을 넘기면서 예전보다 폭격과 공습이 줄었고, 전쟁의 공포 또한 줄었다. 그래서 현지 카리타스 회원기구들은 긴급구호에서 생계 지원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로 코로나19가 창궐하며 다시 긴급 구호가 시급해졌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시리아 카리타스와 함께 알레포와 구타 지역의 내전 피해자들을 위해 각각 1억 1160만여 원(미화 10만 달러), 1억 1855만여 원(미화 10만 달러)을 지원했다. 또한, 요르단 카리타스를 통해서도 시리아 난민 긴급구호에 1억 1855만여 원(미화 10만 달러)을 지원했다. 2012년 이후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지난 10년간 시리아에 한해도 거르지 않고 모두 29억 9924만여 원(미화 264만 달러)을 지원했다.

 

지난해 2월 군부의 쿠데타로 내전 양상으로 번진 미얀마에서도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현지 교회와 함께 긴급구호와 의료지원, 개발협력에 5172만여 원(미화 4만4000달러)을 지원했다. 미얀마는 내전으로 의사들이 반군에 가담하면서 심각한 의료 공백이 발생, 가톨릭 클리닉이 지역의 유일한 의료지원센터로 남은 상황인 데다 의약품도 크게 부족하다.

 

이처럼 분쟁지역 난민과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사업에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지난 한 해 동안 12개 사업에 9억 308만여 원(미화 77만 4000달러)을 지원했다.

 

아울러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빈발하면서 필리핀과 콩고민주공화국, 마다가스카르 등지에서 피해가 커지자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자연재해 긴급구호를 위한 3개 사업에 1억 5230만여 원(미화 13만 600달러)을 지원했다.

 

- 지난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등지에선 반복되는 가뭄과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었고, 코로나19가 겹쳐 식량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다.

 

 

긴급구호에서 개발협력으로 비중 늘려

 

예전에는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해외 원조에서 긴급구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가 넘었다면, 지난해에는 개발협력의 비중이 52%로, 긴급구호 48%보다 많았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개발협력 사업에만 지난 한 해 총 32개 사업에 21억 1718만여 원(미화 182만 2582달러)을 지원했다.

 

교육 기회를 박탈당한 유아나 아동을 위한 기초교육, 공교육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교육, 빈곤가정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고등교육을 위해 총 8개 사업 6억 5565만여 원(미화 56만 7000달러)을 지원, 교육 지원 사업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이어 지역사회 개발과 주민 역량 강화에 총 9개 사업 5억 515만여 원(미화 43만 3382달러)을, 또 의료체계가 취약한 중동지역 의료보건 지원에 총 5개 사업 4억 3223만여 원(미화 36만 7000달러)을, 미얀마나 우크라이나 등지의 소외된 취약계층 지원에 6개 사업 3억 4336만여 원(미화 29만 9200달러)을, 기아 퇴치 캠페인으로 이뤄진 식량 안정에 총 4개 사업 1억 8077만여 원(미화 15만 6000달러)을 각각 지원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스리랑카 카리타스와 함께 진행한 ‘통합 지역 개발사업’은 올해 국제 카리타스의 대표적 사업 사례로 소개될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2013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1단계(2014∼2016년)는 콜롬보ㆍ골ㆍ라트나푸라ㆍ트린코말리 교구에서, 2단계(2017∼2019년)는 아누라다푸라ㆍ바니ㆍ바둘라ㆍ매너 교구에서, 3단계(2020∼2022년)는 바티칼로아ㆍ칠라우ㆍ자프나ㆍ캔디ㆍ쿠루네갈라 교구에서 지역사회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이로써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스리랑카의 모든 교구와 함께 지역 사회 개발과 주민들 역량 강화 교육, 농업기술 훈련, 소액대출 같은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스리랑카 전역의 통합적 개발 사업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월 30일, 오세택 기자]

 

 

[해외 원조 주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정신철 주교 인터뷰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해외 원조는 신앙인의 사명 

 

 

“아직도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어떤 단체인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잘 모르는 분들도 있다”면서 “신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정신철 주교.

 

 

“교회의 해외 원조 활동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기적’입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정신철(인천교구장) 주교는 “우리 가톨릭교회의 해외 원조는 ‘어떤 의미와 목표’를 가진 사업이라기보다는 ‘그리스도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모습”이라며 “교회의 해외 원조는 신앙인들의 ‘사명’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정 주교는 “한국 교회는 전쟁 이후부터 1980년대까지 외국 교회의 도움을 발판으로 성장했다”고 상기한 뒤 “현재 한국 교회는 전 세계 많은 곳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성장했지만, 후원회원들의 정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유’보다는 ‘그리스도 사랑의 기적’에 대한 확신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3년 첫 해외 원조 주일 시행 이후 지난해까지 29년간 전 세계 99개국에 636억 원을 지원한 데 대해 정 주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잘라 말하고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을 위협에 마주하고 있고, 또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으로 많은 난민이 발생했으며, 코로나19로 생명을 위협당하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 교회도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통해 이분들의 호소에 응답하려고 했지만, 지난 2년간 국경봉쇄와 격리로 제대로 도움을 드리지 못해 안타까웠다”면서 “올해는 코로나 감염 상황이 개선돼 이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긴급구호에 못지 않게 중요시하는 개발협력에 대해서도 정 주교는 “개발협력사업을 시작할 때 지원을 요청한 사업의 효율성, 사업을 수행할 파트너 기구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며 “신규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현장을 방문하고, 지원을 받은 카리타스 회원국들은 저희 규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며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두 해 동안 코로나19로 현장방문이 어려워 신규사업보다는 신뢰가 확보된 기존 파트너들과 사업을 지속하며 새로운 개발협력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현장방문을 할 수 없는 지역의 긴급한 개발협력 사업은 그 나라 주교회의 의장 주교님께서 추천하면 예외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지원과 관련해선 “현재 북측의 국경봉쇄로 대북지원은 중단된 상태”라며 “대북지원은 북측의 요청이 있어야 재개할 수 있고, 추후 상황이 나아지면 북측과 의논해 필요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주교는 또 기후위기에 따른 교회의 역할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생태계의 위기는 ‘지구의 울부짖음’일 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이라고 말씀하신다”며 “가난한 이들의 절박한 외침에 즉시 응답하는 것이 바로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생태적 회개의 구체적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속 해외원조에 대해서도 정 주교는 “통상 1년에 5회, 사업을 심의하고 지원을 결정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는 수시로 사업을 심의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수 있었다”면서 “거리나 분쟁 등의 제약으로 현장방문이 어려웠던 지역의 카리타스 담당자들과 비대면 회의를 통해 사업 현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던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주교는 원조 기구로서 후원 기반을 어떻게 다질지에 대해 “외교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등록된 이후 많은 신자가 참여해 주신 덕분에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해외원조의 양과 질도 향상되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2018년 12월부터 가톨릭평화방송TV를 통해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홍보영상이 방영되면서 가톨릭 공식 해외원조 기관으로서의 인식과 신뢰도도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 주교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는 말씀을 명심하고, 나눌 때, 봉사할 때 삶의 의미와 기쁨을 느낀다는 신앙의 진리를 신자 여러분들도 직접 체험해 보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월 30일, 오세택 기자]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29년간 636억 원 지원


1992년 가을 정기총회, ‘사회복지 주일’ 2차 헌금을 해외 원조에 쓰기로 결정

 

 

- 2022년 해외 원조 주일의 웹 배너 이미지.

 

 

‘1992년’은 분기점이었다.

 

1950년부터 3년간 계속된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받는 교회’가 돼야 했다. 미국 가톨릭 구제회(CRS)나 독일 미제레올(Misereor) 등 미국과 유럽 교회에서 보내온 원조물자를 신자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맡았고,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이뤘다.

 

그러던 중 1980년 중반,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계기로 간헐적으로 해외원조가 시작되자 주교회의는 1992년 가을 정기총회를 통해 매년 1월 마지막 주일인 ‘사회복지 주일’ 2차 헌금을 해외 원조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결정함으로써 ‘나누는 교회’로 변신했다. 이어 2003년 주교회의는 ‘사회복지 주일’을 ‘해외 원조 주일’로 명칭을 바꾸어 보다 적극적인 해외 원조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그 뒤로 1993년부터 2021년까지 29년간 한국 천주교회가 전 세계와 나눈 사랑은 99개국에서 총 1128개 사업에 636억 5714만 454원, 미화로 5820만 9866달러에 이른다. 이 사랑은 주로 해외 원조 주일 2차 헌금과 후원회원들의 정성이 바탕이 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 카리타스는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제구호기구인 국제 카리타스의 회원기구로서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162개 카리타스 회원기구들과 협력해 왔다.

 

재단법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한국 천주교회의 공식 원조 기구로 설립된 건 2010년 12월로, 보다 전문적으로 해외 원조 사업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신자들의 정성으로 형성된 해외 원조 기금으로 국가와 인종, 종교, 이념을 따지지 않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동, 남미 등지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업에 지원하고 있다. 주요 해외 원조사업은 기후 위기 대응과 기아 퇴치, 난민 지원 등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은 자연재해와 코로나 19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구호를 통해, 기아 퇴치는 저개발국에서의 농업개발과 식량 안정화 사업 등 개발협력을 통해, 난민 지원은 전쟁이나 분쟁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난민들에 대한 식량과 주거, 의료, 교육, 생계회복 사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추성훈 신부는 “한국 전쟁 이후 우리가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나라를 도와준 분들이 우리의 어려움을 외면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주위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동체가 겪는 어려움에도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그 책임을 나누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월 30일, 오세택 기자]



1,094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