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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기쁨 해설29: 복음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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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7-05 ㅣ No.694

[홍기선 신부의 복음의 기쁨 해설] (29) 복음 선포


복음 선포, 성경 속 인물만의 몫이 아니다

 

 

교황은 제2장에서 현대 사회의 도전을 살펴본 후, 제3장에서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부여된 과업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완수되어야 할 사명에 대해 밝힌다. “예수님께서 주님이심을 명시적으로 선포하는 것”(110항)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은 ‘복음화 작업’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면 이와 같은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선포의 내용은 무엇이고 성령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제3장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다룬다. 그리고 전례 안에서 이루어지는 말씀 선포, 즉 강론의 중요성과 의미 그리고 그 내용과 준비에 대해, 교황은 후반부에서 세밀하게 다룬다. 사목자가 모든 부분을 섬세히 살피도록 이끌며 책임을 강조한다. 

 

제3장의 전반부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복음을 선포한다”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하느님의 자녀들은 예외 없이 모두가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제목과 함께 다음의 내용을 다루었다. ‘모든 이를 위한 백성’(112-114항), ‘다양한 모습을 지닌 백성’(115-118항), ‘우리는 모두 선교하는 제자이다‘(119-121항), ‘대중 신심의 복음화하는 힘’(122-126항), ‘개인에게서 개인으로’(127-129항), ‘복음화하는 친교에 이바지하는 은사’(130-131항), ‘문화와 사상과 교육’(132-134항). 구체적 내용을 차근차근 다루어 보겠다.

 

 

하느님 향해 나아가는 백성 

 

교황은 먼저 ‘교회’의 최우선적 과업은 ‘복음화 작업’임을 분명히 밝힌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교회는 무엇인가? 무엇으로 교회를 설명할 수 있는가? 우리는 하나의 유기적이고 교계적인 ‘제도 교회’를 먼저 떠올릴 수 있는데, 교황은 그것 이상의 개념을 제시한다. 교회는 “하느님을 향하여 나아가는 백성”(111항)이다. 구체적인 역사 안에서 순례하며 복음을 선포하는 ‘백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느님 자녀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지상 여정을 순례하는 교회, 역사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의 구원 복음을 시대적 상황과 문화 속에서 선포해야 할 사명을 지닌 교회, 바로 그 교회의 ‘백성’을 의미한다. 

 

순례의 종착지는 하느님 나라이다. 하느님의 나라가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백성들은 자신들이 부름받은 시대 속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그곳을 향해 나아가는 이와 같은 백성들의 움직임을 ‘순례의 여정’이라 표현했다. 그들은 그와 같은 여정 속에서 만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선포하며 만민을 ‘백성의 무리’(교회) 안으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그와 같은 사명을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받았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9-20).

 

 

십자가 짊어지고 여정의 끝을 향해 

 

이 백성의 순례 여정은 지금까지 2000여 년이 흘렀다. 지나온 여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들은 이 여정 속에서 겪게 될 박해까지도 각오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미 지나온 시간의 학습 효과도 크다. 그들은 순례의 여정이 가져다줄 모든 고달픔을 자신들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로 인식하고, 자신들이 선택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역사의 최종 완성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주님께서도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게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마태 5,11-12). 

 

예수님께서는 살아 계실 때에 이렇게 표현하셨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마태 11,12). 하느님 백성은 어느 시대이든지 하느님의 나라가 당하고 있는 폭행을 목격하고 그 아픔을 겪으며 살아왔다. 교회 밖에서 밀어닥치는 박해와 폭행으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모른다. 그러나 교회 내부에도 온갖 분열의 원인인 악이 언제나 존재했다. 지금도 끊임없이 분열을 획책하는 악한 세력들이 머리를 치켜들고 우리를 얼마나 불편하게 하고 있는지 모른다. 서로를 존중하며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거친 표현으로 독한 기운을 이곳저곳에서 토해내고 있다.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평화신문, 2015년 7월 5일, 홍기선 신부(춘천교구 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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