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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평신도가 뛴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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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7-05 ㅣ No.548

[평신도가 뛴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어느 가톨릭 신자 가정을 가든 십자고상, 성화, 성상 등을 하나 이상은 보게 됩니다. ‘눈으로 보는 복음’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성미술(聖美術)을 끊임없이 보아 온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기에 너무나 친숙하고, 이를 통해 미술에 대한 안목도 많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의 안병철 회장이 역사와 현황 외에도 우리 주위에서 한국의 가톨릭 미술 창작을 위해 열정을 아끼지 않는 가톨릭 작가들이 준비 중인 전시회 및 활동 등을 알려주셨습니다.

 

 

*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의 태동 배경과 설립 목적을 들려주십시오.

 

가톨릭미술가회는 194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설립하고 초대 학장을 지내신, 한국 가톨릭 미술의 개척자이자 선구자 장발(루도비코) 선생님에 의해 태동되었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집안의 장발 선생님은 장면 박사의 동생이셨는데, 한국 가톨릭교회의 발전과 작품 생활, 미술 교육에 전념함으로써 가톨릭 미술의 토대를 다지셨죠.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4년 성모 성년을 맞이하여 한국 천주교 ‘성미술 전람회’를 최초로 개최하게 되는데, 이 전람회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모든 것이 어려웠던 시기에 한국 가톨릭교회의 미술 발전을 위해 건축가 · 화가 · 조각가 · 공예가들이 함께 협력하여 이뤄낸 전시였습니다. 한국 가톨릭 성미술에 든든한 초석을 놓았고, 발전에 원동력이 되었어요. 더 나아가 현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의 전신인 서울가톨릭미술가회가 1970년 3월 19일에 설립되는 계기가 되었죠. 이후 대구(1974년), 부산(1983년), 광주(1984년) 미술가회가 차례로 설립되었고, 1985년에 이르러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가 정식으로 주교회의 승인을 받아 창립되었습니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는 미술 활동을 통하여 그리스도교 정신을 구현하고, 교회미술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며, 각 교구 미술가회의 상호간에 친목을 도모하고 교회미술 창작 연구와 신앙생활의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각 교구에 설립되어 있는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의 조직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 의정부교구와 군종교구를 제외한 14개 전 교구에서 조직되어 있습니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는 담당사제 지영현(시몬) 신부님과 임원진(회장 1명, 부회장 3명[관구별로 1명씩], 사무국장, 총무, 재무, 감사)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교구별로는 지도신부님과 임원(회장, 부회장, 사무국장, 총무, 재무, 감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미술을 전공한 9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있죠.

 

 

* 한국 작가가 그린 한국 최초의 가톨릭 미술작품은 무엇이지요.

 

장발 선생님께서 19세 도쿄미술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유화로 그린 반신상 「김대건 신부」(서울대교구 소장) 작품이 현존하는 국내 첫 성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동 성당 제대 뒤에 그려진 유명한 벽화 「14사도상」(1925년)과 절두산 순교성지에 소장된 「성녀 김 골룸바와 아녜스 자매」도 그분 작품입니다.

 

 

*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의 주요 활동을 몇 가지 말씀해주시지요.

 

하느님으로부터 은총의 선물로 받은 창조적 재능을 창작 활동을 통해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교회미술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복음 정신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수준 높은 전시회를 개최하여 작품 전시를 통해 신자 및 일반인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나누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외의 주요 활동을 들자면, 자신의 삶 안에서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 뵙고 기도와 묵상을 통해 창작 활동을 하는 미술가들을 위해 회원 각 개인의 영적 성장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마련과 교회미술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일 등입니다. 지속적인 피정, 교회미술 연구 세미나 개최, 원로 작가 선생님들의 작업 재조명, 회원들의 영적 성장에 필요한 일들, 새로운 교회미술 재정립과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해 준비하고 실천해가고 있습니다.

 

 

* 최근에 끝난 큰 규모의 행사나 조만간 치를 행사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 초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서울가톨릭미술가회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미혼모자 시설 돕기 ‘성미술–나눔전’을 개최했습니다. 많은 회원들의 관심과 정성으로 이루어진 뜻깊고 의미 있는 좋은 전시회였는데, 기금 1,200만원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는 희망’을 주제로 11월 9~14일 원주 치악예술회관에서 ‘2018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전’이 14개 교구 회원 200여 명이 참여하여 개최될 예정입니다. 내년 2월은 김수환 추기경님 선종 10주기입니다. 한국 교회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큰 어른이신 추기경님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되새기기 위해 ‘그립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주제로 다양하고 특별한 문화 행사를 서울평협 문화예술단체들과 함께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만, 2020년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한국 교회미술 반세기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교회미술 정립과 발전을 위해 50주년 기념 대규모 전시와 『한국 가톨릭 교회미술 50년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회장님께서 지금까지 해 오신 활동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지요.

 

지금까지 한국 교회미술이 성장해 온 바탕에는 원로 작가 선생님들과 각 교구 전·현 회장님, 많은 회원님들과 주변 분들의 많은 도움과 노력이 있어 왔습니다. 하나하나의 행사가 다 특별하고 기억에 남습니다만, 특히 기억나는 것은 가장 최근에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많은 고통을 감내하신 미혼모자들을 위한 ‘성미술-나눔전’이었습니다. 신문·방송 등 홍보의 도움으로 많은 분들이 전시장을 찾아주셨고, 작품을 구매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성황리에 끝나게 되었습니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 향후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의 계획과 나아갈 방향을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

 

온갖 탄압과 수난에도 자생적으로 성장해 온 한국 가톨릭교회는 그 역사만큼 수많은 예술가들의 손에 의해 아름다운 성미술 걸작들을 탄생시켜 왔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사의 산물인 성미술은 신자들의 신앙과 정신을 고양시키는 데 있어 그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저희 협회는 내실을 향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2020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계기로 회원들의 영적 성장과 새로운 교회미술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여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은 모습으로 재도약을 하고, 미술 활동을 통한 평신도사도직 역할에도 충실하고자 합니다.

 

 

* 이 밖에 들려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현재 순교영성을 신앙생활에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 103위 순교성인 초상화가 뛰어난 능력을 지닌 협회 회원 작가를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되는 성인 초상화 제작 사업은 올 연말까지 완성되어 내년에 특별 전시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아름다움은 하느님께 이르는 하나의 길”이며, “참된 예술은 더 높은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하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성미술 속에 담긴 성스러움은 우리를 내면의 눈으로 보도록 초대하고, 그럼으로써 다시 내면을 보도록 인도합니다. 깊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훌륭한 성인화가 제작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 예술로써 찬미 받으소서. 저희 마음에 함께 하시듯 저희 창작에도 함께 하소서.”

 

[평신도, 2018년 여름호(VOL.60), 대담 · 정리 김주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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