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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아! 어쩌나: 종교를 갖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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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29 ㅣ No.657

[홍성남 신부의 아! 어쩌나] (237) 종교를 갖는 이유는

 

 

Q. 저희 식구들은 아이들과 제가 얼마 전에 세례를 받고 주일마다 같이 성당을 나갑니다. 그런데 제 남편은 아직도 “성당엔 왜 나가냐. 차라리 일요일에 등산하거나 골프를 치러 나가련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남편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아직 신앙생활 초보자인 저로서는 감당이 안 됩니다.

 

 

A. 그런 분들이 의외로 많지요. 특히 레저문화가 확산되면서 종교를 등한시하는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심리학자인 헤롤드 코에닉은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일요일마다 골프를 치는 사람보다 더 건강하다”고 하였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골프를 치는 것이 교회에 가는 것보다 나을 것 같은데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사람이 가진 걱정이나 고민은 그 생각의 뿌리가 있는데 골프를 치는 동안에는 잠시 잊을 수 있으나 뿌리를 근절한 것이 아니기에 아무리 골프를 많이 친다고 하더라도 마음의 짐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도와 신앙에 의존할수록 우울수준이 낮아지고 행복수준이 높아지며 그로 인하여 신체적 면역력이 상승됩니다. 왜 그럴까요? 종교가 사람들에게 긍정적 세계관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에 시달려서 마음 둘 곳 없는 사람들에게 종교는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그리고 사람의 인생이 이 세상 삶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가르칩니다. 

 

주님께서도 사람들에게 그런 가르침을 주셨지요. “사람들이 예수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예수를 만나자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붙들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나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이 일을 하도록 나를 보내셨다’ 하고 말씀하셨다”(루카 4,43). 

 

여기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이란 인간 존재가 무상한 존재가 아님을, 일회적 일시적 인생을 사는 하루살이 같은 존재가 아니라 창조의 목적을 가진 의미 있는 존재이며 영원한 생명을 지향하는 존재라는 가르침을 말합니다. 즉 주님의 복음은 인간 가치에 대한 말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자신의 존재 의미를 깨우친 사람들은 내적인 힘이 생기고 자기 기대감이 높아져서 세상에서 허물어진 자신을 비하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힘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종교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우선 성당에 나가면 교우분들이 서로 형제자매라고 부르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힘든 일이 생기면 같이 대화하고 같이 기도해줍니다. 때로 혈육들보다 더 따뜻한 정을 주고받는 곳이 종교라는 터입니다. 

 

종교는 또 사람들뿐만 아니라 영적 존재들이 함께하고 있음을 가르칩니다. 우선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 그리고 우리의 스승이신 주님, 우리의 삶의 길잡이인 성령이 현존하심을 깨우쳐주고 있으며 성모님을 비롯한 성인들이 우리를 위해 전구하고 있음을, 즉 이 세상에서뿐만 아니라 천상에서도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분들이 있음을 가르칩니다. 사람은 ‘세상에 오로지 나 혼자뿐이야’ 하는 생각을 하면 바로 마음과 몸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내가 기대고 의지하고 믿을 구석이 많음을 인지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쉽사리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가지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내적인 강인함을 지니는 것입니다. 

 

신부들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교우들을 방문할 때가 잦습니다. 그런데 병실 앞에서 사람들 모습을 보면 어떤 사람이 종교를 가진 사람인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대개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불안을 이야기하거나 울거나 하는 힘겨운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불가항력의 상황에서 무기력증과 불안감 두려움에 짓눌리기에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 비하여 덜 불안해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신의 영역이 있음을 오랫동안 유념해 왔기에 그런 상황에 닥쳐서는 바로 하느님께 대한 기도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천주교 신자들의 경우 묵주를 들고 병자를 위한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 걱정으로부터 떠난 사람들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전쟁터에는 무신론자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 현대사회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혼란스러움과 치열함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이 혼란의 와중에 영혼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그래서 많은 철학자들은 전 세대는 이성의 세대였지만 현대는 종교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의 이성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이 그 다음으로 선택하는 것은 신이라는 것입니다. 

 

자매님은 우선 아이들과 더불어 기도생활을 하십시오. 형제님은 가족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천천히 하느님께 나올 것입니다.

 

※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평화신문, 2014년 2월 23일,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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