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지] 알퇴팅의 검은 옷의 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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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1-02 ㅣ No.1531

[은총의 성모] 알퇴팅의 ‘검은 옷의 성모’



알퇴팅은 독일 남부 뮌헨에서 동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고대 바이에른 영주들의 정신적 고향이자 가톨릭 신앙의 중심지로서 바이에른의 심장이라 불린다.

알퇴팅에는 대성당과 시청사가 있는 광장 한 복판에 많은 기적을 일으킨 '검은 옷의 성모상'을 안치해 놓은 작은 경당이 있다. 이 경당은 팔각형 모양으로 어른 50여명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인데, 700년경에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며, 건립후 약 200년이 지나 훈족들이 침입하여 방화와 약탈을 자행할 때도 이 경당은 무사하였다고 한다.

전승에 따르면 잘츠부르크의 성 루페르트(Rupertus) 주교가 이 경당에서 바이에른 영주에게 최초로 세례를 베풀었고, 이후 이 경당은 바이에른 왕족의 세례경당이 되었다고 한다. 내부의 제단 한가운데에는 오른팔에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검은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상이 모셔져 있다. 이 성모상은 1300년경 부르군드에서 제작해 이곳에 모셔놓은 것이라 한다.

이 검은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 상을 통해 첫 기적이 일어난 것은 1489년 가을 무렵으로 세 살짜리 한스라고 하는 소년이 물에 빠져 죽게 되자 한스의 부모는 아이의 시신을 안고 달려와 성모상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호소하니 성모님의 도움에 힘입어 아이가 생명을 되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기적 소식을 듣고 전 유럽에서 순례자들이 몰려오자 바이에른 영주는 1499년 증축 공사를 시작해 1511년 오늘과 같은 고딕 형태의 순례성당을 완공하였다.

 

 

'검은 옷을 입은 성모상' 앞에서 기도로 수많은 기적 일어나

 

이후에도 이 성모상 앞에서 전구의 기도를 바치면 놀랄만한 기적이 수차례 일어나게 되자 이 성모상이 안치된 경당은 ‘은총’의 경당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독일의 가톨릭과 개신교 간에 벌어졌던 30년 전쟁(1618~1648) 당시에도 바이에른의 영주 막시밀리안은 이곳의 검은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상 앞에 자신과 알퇴팅의 운명을 맡기는 혈서를 봉헌, 기적적으로 패전 위기를 모면했다. 그리고 1681년 레오폴드 1세 황제와 바이에른 영주 마르크스 임마누엘도 이슬람교도인 터키군이 침공하자 이곳의 성모상 앞에서 ‘거룩한 알퇴팅 동맹군’을 결성, 적을 무찔렀다. 이러한 역사적 전통을 바탕으로 바이에른 영주들은 20세기에 이르도록 자신들의 심장을 은으로 만든 함에 담아 자랑스럽게 은총경당 제단과 벽에 안치하도록 해왔다. 




이렇게 알퇴팅은 황제와 귀족들뿐 아니라 서민들의 성지로도 사랑받아 지금도 유럽인들이 가장 순례 하고픈 순례지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래서 순례자들이 매년 100만 명 이상 찾아들고 있으며, 여러 교황님들도 독일 방문 시에 이곳을 들르시곤 했는데 특히 1989년 알퇴팅의 기적 500주년 기념식에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이곳을 방문했다.



알퇴팅 경당 회랑의 천정과 벽에는 지난 500년 동안 성모님의 전구로 치유 은혜를 입은 순례자들이 봉헌한 5만여 개의 봉헌 액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크고 작은 치유의 은사를 받고 가고 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1월호,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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