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왕 대축일 (=연중 제34주일 )

다니엘 7,13-14       묵시록 1,5ㄱㄹ-8      요한 18.33ㄴ-37

2015. 11. 22. 이태원

주제 : 예수님을 왕으로 고백하는 일

오늘은 2015년, 전례력 나해의 마지막 주일, 우리의 주님, 예수그리스도를 왕이라고 고백하는 날입니다. 왕이라고 하는 표현이 요즘 우리가 사는 시대에 맞지 않아서 다른 말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전례력은 아직 이 표현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합니다.

여러분은 예수님을 왕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의 차이는 무엇이겠습니까? 대답이나 선택의 차이에 있는 그 내용은 여러분 각자와 하느님의 관계이기 때문에 제가 하는 질문에 여러분이 대답하지 않아도 어쩔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유대인들의 임금이오?’하고 빌라도는 자기 앞에 선 예수님을 향하여 이렇게 물었습니다. 빌라도는 이 질문을 하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자신은 로마황제가 임명한 총독으로서 황제를 대신하여 유대지역을 다스리며 관할권을 행사하는 사람이었는데, 자기 앞에 유대인들의 왕이라고 불리던 인물을 죄인으로 붙잡아놓고서 질문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겠느냐는 것입니다.

빌라도가 예수님께 물은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이미 2000년이 되는 시간 전에 오고 간 질문과 대답이고, 오늘의 신앙에서는 예수님을 왕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그 질문을 하고 대답을 또 다시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당신은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소?’라는 표현으로 바꾸어서 묻고, 대답을 할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시간은 ‘예수님을 항하여 유대인들의 왕이냐?’고 물은 빌라도의 질문에 비교하여 ‘우리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는지’ 우리의 사정에 맞는 질문과 대답으로 묵상할 시간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표현은 우리의 삶에 생기는 일들에 관하여 ‘삶을 해석하는 기준으로 예수그리스도께서 세상을 대하신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그 세상에서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이냐고 묻는 이 질문’에 여러분은 개인적으로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예수님은 빌라도가 한 질문을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로마제국의 총독에게 설명이 필요한 질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소?’하고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무엇이겠느냐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인 다니엘예언서와 요한묵시록은 예수그리스도를 온 세상의 통치자이며 지배자라고 믿음을 고백합니다. 현실에 붙잡혀 바쁘고 힘겹게 2015년을 지내고 있는 우리가 갖는 자세와 다를 수 있는 자세를 구약과 신약의 독서는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왕이라고 고백하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겠습니까? 감각을 우선으로 하는 세상의 기준으로서는 왕에 딸린 백성이나 국민이 되는 것으로 끝나고 그가 얻을 것도 세상의 왕에게서 얻는 것으로 끝나겠지만, 신앙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예수그리스도를 왕이요 임금으로 모신다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준비해주신 축복의 나라에 함께 할 수 있는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게 되고, 하느님나라의 축복에 초대받은 사람으로 살게 된 것은 ‘내 입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내 몸으로 신앙의 정신대로 살겠다고 약속한 세례를 받은 날로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빌라도가 예수님을 올바르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세상의 권력자로서 예수님을 향하여 한 질문과는 다르게, 우리는 예수그리스도의 뜻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백성으로서 살 수 있어야 실제로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축복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처럼, 하느님나라의 백성이요, 축복에 참여할 사람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드러나야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