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레지오ㅣ성모신심

훈화11: 레지오의 선서문, 행동단원 이외의 단원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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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115

레지오 마리애 훈화 (11)


15. 레지오의 선서문(교본 제15장 : 141-143면)
 
레지오의 초창기 회합에서 단원들은 수련기와 선서식에 대해 결의하였다. 곧 수도회의 수련기와 허원식을 모방해서 예비 단원의 수련 기간을 3개월로 정하고 정규 단원이 되려면 반드시 레지오 단기를 손에 쥐고 선서문을 읽는 선서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레지오의 선서문은 정규 레지오 단원으로 등록되기 위해 성모님께 의탁하면서 성령께 봉헌하는 기도문이다. 이 선서문은 그리스도교 문학 작품으로서 성령과 마리아, 사도직 정신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지닌 걸작 중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이 선서문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가 지은 봉헌문을 모방해서 프랭크 더프가 만들었는데 언젠가 그는 성령 강림 대축일에 맞추어 시토회 봉쇄 수도원에서 지냈다. 그는 그곳에서 레지오 마리애의 조직 체계 안에 선서 제도가 있어야 하며 그 선서는 반드시 성모님을 통해 성령께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은총의 전달자는 성모님이시지만 은총을 베푸시는 분은 성령이시기 때문이었다.
 
선서문의 첫 구절은 "지극히 거룩하신 성령이시여, 저(성명과 세례명)는 오늘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등록되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그러나 저 스스로는 합당한 봉사를 드릴 만한 능력이 없사오니 저에게 오시어 저를 당신으로 채워 주소서."이다. 이처럼 모든 레지오 단원은 예수님 탄생 예고 때에 마리아께서 "예,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라고 응답한 것을 본받아 성령께 봉헌하면서 성령의 도움을 청해야 한다.
 
성령은 모든 은총과 거룩함의 근원이시고 영성 생활의 원동력이시다. 단원들의 성화와 사도직 활동에서 성령 신심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레지오는 회합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성령께 대한 기도부터 한다. 성령의 역사하심이 없으면 어떠한 사도직 활동도 결실을 맺지 못한다. 레지오 단원은 성령의 도움을 받아 사도직 활동을 수행한다. 성령께 봉헌한 레지오 단원은 하느님의 말씀과 기도로써 내실(內實)을 기하고 밖으로는 선행, 봉사와 선교 활동을 한다. 곧 행동이 따르는 믿음을 실천한다.
 
그러므로 레지오의 선서문을 알지 못하면 레지오의 성령 신심뿐 아니라 레지오의 사도직과 영성을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교본은 선서문의 해설서인 쉬에넨스 추기경의 [사도직 신학]을 소개하고 있다(교본 13장, 128면 참조). "레지오 선서문은 성령과 성모의 관계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맺어진 두 사랑의 계약임을 드러낸다. 곧 성령은 우리 쪽으로 내려오는 하느님의 사랑이고 성모님은 하느님께 올라가는 인간적인 사랑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라는 사도신경 구절처럼 두 사랑이 만나는 지점으로서 계약의 매듭이다"([사도직 신학], 41-42면). 이처럼 예수님을 중심으로 이 두 사랑이 맺은 계약의 의미를 알게 되면 성령과 성모께서 우리를 예수님께 이끌어 그분과 하나 되게 해 주심도 알게 된다.
 
이러한 해설을 통해 단원들은 다음과 같은 레지오 선서문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가 레지오 단원으로서 충실하게 봉사하는 비결은 당신께 완전히 하나 되어 계시는 성모 마리아와 온전히 일치하는 것임도 잘 알고 있나이다. ......당신의 권능으로 저를 감싸주시고 제 영혼 안에 사랑의 불을 놓으시어 이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성모님의 사랑과 뜻에 일치하게 해 주소서."
 
성령께 선서를 한 모든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을 본받아 은총을 베푸시는 성령께 전적으로 의탁하고 성모님처럼 성령의 인도를 따라 개인 성화와 사도직 활동에 정진해야 할 것이다.


16. 일반 행동 단원 이외의 단원 등급(교본 144-159면)
 
레지오에는 일반 행동 단원 외에 다른 두 등급의 단원이 있다.
 
1) 쁘레또리움 단원과 아듀또리움 단원(교본 144-146,149-150면)
 
레지오 창설자 프랭크 더프는 개인 성화를 중요시하여 레지오의 목적에 개인 성화를 포함시켰다. 그는 [우리도 성인이 될 수 있는가?]라는 소책자를 저술하였으며 단원들 모두가 레지오 마리애를 통해 성화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개인 성화를 위해서는 많은 기도가 필요한데, 특히 그는 성무일도와 뗏세라에 있는 기도를 중요시하였다. 그는 성무일도를 하느님과의 순수한 친교로 여겼고 여행할 때에도 성무일도서를 꼭 가지고 다녔다. 그는 또한 미사 참례와 영성체를 개인 성화의 지름길로 여기고 하루 일과의 추진력으로 삼았다. 그는 이 모든 것을 매일 실천하였다.
 
프랭크 더프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레지오 조직 체계에 일반 단원보다 기도를 더 많이 하는 두 등급의 단원 제도를 두었다. 이 제도를 라틴어로 쁘레또리움(Praetorium)과 아듀또리움(Adjutorium)이라고 부른다. 쁘레또리움은 고대 로마 군단의 친위대이며 정예 부대인데 레지오에서는 일반 행동 단원보다 더 높은 등급의 행동 단원 제도이다. 아듀또리움은 협력, 조력, 협조, 구조, 보조를 뜻하며 레지오에서는 일반 협조 단원보다 더 높은 등급의 협조 단원 제도이다. 쁘레또리움 단원을 쁘레또리안(Praetorian), 아듀또리움 단원을 아듀또리안(Adjutorian)이라고 한다.
 
이러한 두 부류의 상급 단원이 의무적으로 실천해야 할 신심 행위는 다음과 같다. (1) 뗏세라(Tessera)에 있는 모든 기도를 매일 바칠 것, (2) 매일 미사참례와 영성체를 할 것, (3) 교회에서 공인된 성무일도(레지오의 성모 소일과 포함)를 매일 바칠 것.
 
교본 본문의 말대로 레지오 단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은 교회의 공식적인 기도와 사도직에 참여하는 일이다. 단원들에게 쁘레또리움과 아듀또리움의 자격을 주는 것은 그들이 교회 공동체와 함께하는 삶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도록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미사와 영성체는 그리스도의 숭고한 희생을 날마다 새롭게 하는 교회의 중심 전례이다. 그리고 성무일도는 교회가 바치는 공동체 기도로서 시편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원들은 성무일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즐겨 받으시는 공동체 기도에 깊이 젖어들게 된다. 레지오는 상급 단원들이 기도를 통해 성화되도록 이끌어 주고 활동을 하면서도 기도에 의존하는 신심을 키워 준다.
 
우리나라의 레지오 현황에 따르면 행동 단원 29만여 명 중 쁘레또리안은 1만2천여 명, 협조 단원 25만여 명 중 아듀또리안은 5천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월간 레지오 마리애] 155호, 72면 참조). 이처럼 상급 단원 숫자가 적은 이유는 상급 단원 제도를 단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급 단원 자격은 전혀 까다롭지가 않다. 상급 단원이 되겠다는 사적인 약속을 하고 상급 단원 명부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상급 단원은 일반 단원보다 좀 더 신심 행위를 많이 하는 것밖에 다른 점이 없으므로 일주일에 한두 번 의무를 실천하지 않았다고 해서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모든 단원은 개인 성화에 힘써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좀 더 기도를 많이 하는 상급 단원이 되기를 바라야 한다. 영적 지도자와 단장은 상급 단원 제도를 강조하고 많은 상급 단원 확보에 노력해야 하며, 특히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에게 아듀또리안이 되도록 권유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매일 미사와 영성체, 성무일도를 바치고 있으며 추가로 묵주기도가 포함된 뗏세라의 기도만 바치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레지오와 유대를 맺는다면 그들의 기도는 강력한 추진력이 되어 레지오를 끌어 줄 것이다. 그들은 아듀또리움 단원이 되어 달라고 가장 먼저 청한 쁘레시디움에 등록하면 될 것이다.
 
2) 협조 단원(교본 147-148,150-159면)
 
여기서 말하는 협조 단원은 아듀또리움 단원이 아닌 기초 등급의 협조 단원을 지칭한다. 협조 단원은 행동 단원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지만 레지오의 이름으로 바치는 기도로써 레지오에 협력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행동 단원이 레지오의 전투 부대원이라면 협조 단원은 레지오의 보급 부대원이나 예비군에 해당된다. 협조 단원은 전세계의 영혼을 대상으로 펼치는 레지오의 싸움과 구원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봉사한다.
 
협조 단원 자격에는 신분, 나이, 지역의 제한이 없다. 사제나 수도자 또는 평신도 모두가 레지오의 협조 단원이 될 자격이 있다. 협조 단원 후보자의 이름은 3개월의 수련 기간 동안 임시 명부에 올렸다가 수련이 끝나면 정식으로 일반 협조 단원 명부에 기재됨으로써 자격을 얻게 된다.
 
협조 단원이 매일 의무적으로 해야 할 기도는 뗏세라에 있는 모든 기도문이다. 곧 성령 호도(呼禱)와 기도, 묵주기도 5단과 그 뒤를 잇는 호도 그리고 까떼나와 마침기도이다. 이 기도는 몇 번에 걸쳐 나누어 바칠 수 있다. 이미 어떤 지향을 두고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는 사람은 협조 단원이 되었다고 해서 추가로 묵주기도를 더 바칠 의무는 없다.
 
협조 단원의 기도는 자신이 소속된 쁘레시디움이나 세계 레지오를 위해서 바치는 것이 아니라 복되신 동정 성모님의 지향과 영광을 위해 바친다. 레지오의 모후께서는 협조 단원의 기도를 받아 레지오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서 배려하실 것이다. 협조 단원은 "티없으신 마리아, 모든 은총의 중재자시여, 저에게 허락된 기도와 수고와 고통을 바치오니 당신 뜻대로 쓰시옵소서."와 같은 기도로써 성모님께 매일 자신을 봉헌함이 바람직하다. 뗏세라의 마침기도에서 "티없이 깨끗하신 마리아, 모든 은총의 중재자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라는 성모님께 대한 호도는 레지오의 상급 단원들과 협조 단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다. 레지오는 협조 단원에게 성모 신심을 심어주기 위해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가 지은 '복되신 동정 성모께 대한 참된 신심'이나 성모님께의 봉헌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고 특히 아치에스 행사 때 협조 단원도 성모님께 봉헌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협조 단원은 레지오의 날개와 같아서 협조 단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레지오는 그만큼 넓고 큰 날개를 갖게 되며, 그들이 바치는 힘찬 기도의 날개짓으로 레지오는 초자연적인 이상과 더 큰 봉사를 향해 높이 치솟아 오른다. 레지오의 협조 단원이 되면 은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전에는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지 않던 신자들이 협조 단원이 됨으로써 자발적으로 묵주기도를 포함한 뗏세라의 모든 기도를 매일 바친다. 병원의 입원 환자나 사회 복지 기관에 수용된 신자들이 협조 단원이 됨으로써 삶의 활기를 되찾게 된다. 미지근한 신앙 생활을 하던 신자들이 협조 단원이 되면서부터 자신들도 교회에 쓸모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행동 단원은 주변의 신자들뿐만 아니라 가톨릭의 다른 단체 회원들까지도 협조 단원이 되도록 협조 단원 모집에 힘써야 한다. 협조 단원이 적으면 레지오의 전투 능력은 약해진다. 우리나라의 레지오 현황을 보면 협조단원 숫자가 행동 단원보다 훨씬 적다. 적어도 행동 단원마다 한 명씩의 협조 단원이 있어야 균형을 이루고 전투 능력도 강해질 것이다.
 
그런데 협조 단원 모집도 중요하지만 협조 단원 돌봄도 중요하다. 레지오는 협조 단원들의 기도와 레지오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들과 꾸준히 접촉하며 돌보아야 한다. 주회에서 단장은 반드시 단원들에게 협조 단원 모집과 돌봄을 확인해야 한다.

[
사목, 2001년 12월호, 최경용(부산교구 신선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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