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인] 특징으로 알아본 103위 순교 성인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1-27 ㅣ No.329

[이 땅의 빛을 -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그리고 20년] 특징으로 알아본 103위 순교 성인

 

 

- 103위 한국 순교 서인들은 기해 병오 병인 박해 순교자들로 이들 중 45명이 혈연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림은 103위 한국순교 성인화로 화가 문학진씨 작품이다.

 

 

1984년 5월6일은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대회 및 103위 시성식이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거행된 뜻깊은 날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200주년을 맞아 세계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바티칸이 아닌 곳에서 한국 순교선조 103위가 성인으로 선포되는 감격을 맛보았다.

 

'이땅에 빛을' 이란 표어 아래 103위 시성식과 전국 사목회의를 비롯해 200주년을 뜻있게 보내기 위해 정신운동과 기념사업, 기념행사가 열린 1984년은 한국 천주교회가 복음화 3세기와 2000년대 새 복음화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 역사적 해였다.

 

1984년 5월3일 한국 땅을 밟은 기도하는 순례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6일 한국 순교복자 103위 시성식을 주재, 순교자의 피로 이어져온 이 땅을 영광의 땅으로 승화시켰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5박 6일동안 200주년 기념대회를 비롯 각종 만남을 통해 그리스도의 지상대리자로서 이 땅과 이 민족을 축복하고 한국 교회가 증거하는 교회로 이 민족을 위해 새롭게 봉사할 것을 요청했다.

 

그로부터 꼭 20년이 지난 오늘, 한국 천주교회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이땅에 존재하고 있을까? 한국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최창화 몬시뇰)는 5월1일 오후 2시 절두산순교성지에서 '시성 20년 영광 영원히!'를 표어로 내걸고 '한국 103위 순교성인 시성 20주년 기념 장엄미사'를 봉헌한다.

 

정진석대주교와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는 시성 20주년 기념 장엄미사는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및 103위 시성 20주년을 맞아 성인 탄생의 역사적 순간을 되돌아보고 이 민족의 복음화를 위한 재 무장의 시간으로 마련된다.

 

본보는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을 맞아 펼친 다양한 사업, 행사들이 오늘 우리 교회와 사회에 어떤 모습으로 뿌리내리고 있는지, 성인 탄생과 200주년이 오늘의 교회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우리 신자들은 103위 한국 순교성인 중 몇명의 이름을 알고 있을까? 하물며 성인 탄생 이후  변변한 성인전 하나 제대로 나오지 못한 실정에서 한국교회 자랑인 순교성인들의 삶을 본받는, 이른바 순교영성이 이 땅에 뿌리내리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시성 20주년을 맞아 103위 순교성인에 대한 새로운 현양바람이 새롭게 일어나기를 기원하면서 103위 한국 순교성인들을 가계, 직업 등 특징별로 살펴보았다.

 

103위 한국 순교성인 중 45명, 18가구가 혈연으로 묶여 있다. 아버지와 아들로는 성 김제준(이냐시오) · 성 김대건 신부, 성 유진길(아우구스티노) · 성 유대철(베드로), 성 조화서(베드로) · 성 조윤호(요셉) 등이 있으며 성녀 김 데레사는 김대건 신부의 당고모이다. 또 현재 한국 교회가 시복 추진 중인 순교자 김진후(비오)가 김 신부의 증조부이다.

 

성 정하상(바오로)은 성녀 유소사 체칠리아(모친) · 성녀 정정혜(엘리사벳, 동생)와 함께 가족을 이루고 있다. 또 시복시성 대상자로 '하느님의 종 124위'에 선정된 정약종(아우구스티노)과 정철상(가롤로)은 정하상 성인의 부친과 형이 된다.

 

모녀 사이로는 성녀 이 가타리나 · 성녀 조 막달레나, 성녀 권진이(아가타) · 성녀 한영이(막달레나) 등이 있으며, 성 이광헌(아우구스티노)은 성녀 권희(바르바라, 아내)와 성 이광렬(요한, 동생), 그리고 성녀 이 아가타(딸)와 일족을 이루고 있다.

 

부부로는 성 남명혁(다미아노) · 성녀 이연희(마리아), 성 박종원(아우구스티노) · 성녀 고순이(바르바라), 성 최창흡(베드로) · 성녀 손소벽(막달레나), 성 조신철(가롤로) · 성녀 최영이(바르바라) 등이 있으며, 조신철은 최창흡의 사위다.

 

형제로는 성 홍병주(베드로) · 성 홍영주(바오로)가 있고, 자매로는 성녀 박희순(루치아) · 성녀 박큰아기(마리아), 성녀 김효주(아녜스) · 성녀 김효임(골룸바), 성녀 이영덕(막달레나) · 성녀 이인덕(마리아)이 있다.

 

또 성 이호영(베드로) · 성녀 이 아가타, 성녀 현경련(베네딕타) · 성 현석문(가롤로)이 남매 사이이며, 이정희(바르바라)는 어머니 허계임(막달레나)과 고모 이매임(데레사), 동생 이영희(막달레나), 조카 이 바르바라와 함께 1893년 기해박해 때 순교해 모두 성인품에 올랐다.

 

103위 한국 순교성인을 성별로 구분하면 남성 56명·여성 47명이며, 연령별로는 △ 10대 4명 △ 20대 20명 △ 30대 19명 △ 40대 30명 △ 50대 23명 △ 60대 4명 △ 70대 3명으로 40대가 가장 많다.

 

최연소 성인은 유대철(베드로)로 13세 나이에 순교했고, 최연장자는 정하상(바오로, 44) 성인의 어머니인 유소사(세칠리아)로 78세 때 옥사했다. 김대건(25)을 비롯해 볼리외(서루도비코, 26) · 도리(김헨리코, 27) · 브리트니애르(백유스토, 28) 신부들은 모두 20대에 순교했다. 이처럼 남녀노소를 망라한 순교는 박해시대 당시 한국 교회의 신앙의 깊이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103위 한국 순교성인들은 기해(1839년) · 병오(1846년) · 병인박해(1866년) 순교자들이다. 기해박해 순교성인으로는 성 정하상(바오로)를 비롯해 70명이며, 병오박해 순교성인은 성 김대건 신부 등 9명, 병인박해 순교성인은 성 다블뤼 주교를 포함해 24명이다.

 

조선조 헌종 5년때 일어난 기해박해는 1801년 신유박해 이후 터진 전국 규모의 박해였다. 벽파 풍양 조씨가 시파인 안동 김씨로 부터 권력을 탈취하려고 일으킨 박해로 정하상(바오로) · 유진길(아우구스티노) · 조신철(가롤로) 등 교회 평신도 지도자들과 조선 제2대 교구장인 앵베르 주교를 비롯해 모방 · 샤스탕 신부가 자수, 순교했다.

 

병오박해는 1846년 6월5일 김대건 신부가 체포된 것이 계기가 돼 일어났으며 그해 9월20일에 종결됐다. 이 박해로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현석문(가롤로) · 남경문(베드로) · 한이형(라우렌시오) · 우술임(수산나) · 임치백(요셉) · 김임이(데레사) · 이간난(아가다) · 정철염(가타리나) 등 평신도 8명이 순교했다.

 

병인박해는 흥선대원군이 일으킨 박해로 1866년부터 1871년까지 이어졌다. 이 박해로 조선 제4·5대 교구장인 베르뇌 주교와 다블뤼 주교를 비롯한 프랑스 선교사 9명과 평신도 8000여명이 순교했다.

 

순교 형태로는 '군문효수'(16명), '참수'(60명), '교수'(15명), '장사'(3명), '옥사'(9명) 등 다양하다.

 

대역죄인에게 행하는 군문효수는 서울 새남터와 충남 갈매못에서 행해졌고, 김대건 신부와 앵베르(라우렌시오) 주교를 비롯한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순교성인 10명 전원은 '군문효수' 형을 받아 순교했다. 또 평신도로는 현석문(가롤로) · 정의배(마르코) · 우세영(알렉시오) · 장주기(요셉) · 황석두(루가) 등 5명이 '군문효수'형을 받았다.

 

목을 치는 참수형은 서울 서소문 밖과 당고개, 전주 숲정이에서 행해졌고, 목졸라 죽이는 '교수'형은 포도청 감옥에서 행해졌다.

 

순교지로는 '서소문 밖' 44명, '새남터' 11명, '포도청 감옥' 15명, '당고개' 9명, '갈매못' 5명, '전주 숲정이' 6명, '전주 서천교' 1명, '공주' 1명, '대구 관덕정' 1명, '평양' 1명, 나머지 9명은 옥에서 순교했다.

 

순교성인 중 성직자는 11명이 있다. 이중 주교로는 앵베르(라우렌시오, 조선 제2대 교구장)·베르뇌(시메온, 제3대 교구장) · 다블뤼(안토니오, 제5대 교구장) 주교 3명이 있으며, 김대건 신부를 제외한 10명은 모두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다. 이들 외국인 신부들은 모방(베르도) · 샤스탕(야고보) · 브르트니애르(유스토) · 도리(헨리코) · 볼리외(루도비코) · 위앵(루가) · 오메트르(베드로) 신부이다.

 

신학생으로는 성 정하상(바오로)과 이문우(요한) 2명이 있었고, 남명혁(다미아노) · 이호영(베드로) · 현경련(베네딕타) 등 남녀 27명이 '회장' 직분을 갖고 있었다.

 

또 박희순(루시아) 등 동정녀가 15명, 궁녀가 3명, 홀아비 3명, 과부 17명, 젖먹이가 딸린 어머니가 4명이나 있다.

 

그리고 승지 남종삼(요한)을 비롯한 관리가 4명, 유진길(아우구스티노) · 조신철(가롤로) 등 역관 2명, 전장운(요한) · 최형(베드로) 등 성서 출판과 인쇄 보급자 2명, 사공(임치백 요셉) 1명, 상인 6명, 농민 6명, 군인 1명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었다. 

 

[평화신문, 2004년 5월 2일, 리길재 기자]



4,30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