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성극ㅣ영화ㅣ예술

카를로 카레토의 사막에서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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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4-16 ㅣ No.67

[문화와 영성] 사막에서의 편지

 

 

“나와 함께 사막으로 가자.” 너의 활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기도다. 네가 하는 말보다 더 강력한 것이 있다. 그건 사랑이다.(11쪽)

 

『사막에서의 편지』는 ‘예수의 작은 형제회’의 수사 카를로 카레토가 우리에게 기도와 침묵 안에서 자신의 체험으로 만난 하느님께로 이끄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탈리아와 여러 나라에서 끊임없이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로 우리나라에서도 1976년 처음 출간된 이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2014년 2판을 거쳐 새로운 표지와 판형 그리고 더 잘 다듬어진 본문으로 거듭났습니다.

 

카를로 카레토를 말하기에 앞서 예수의 작은 형제회를 세운 샤를 드 푸코 성인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샤를 드 푸코 성인은 2022년 5월 15일에 성인품에 오르셨습니다. 1890년 눈의 성모 트라피스트회에 입회하여 수도자로서의 삶을 시작하였고, 아프리카의 사하라에서 은둔자로 머물면서 순교하신 분으로 가장 가난하게 예수님을 닮은 삶을 살다 가신 성인이십니다.

 

샤를 드 푸코가 대중에게 호응을 얻은 비결은 여기에 있다. 암살을 일삼던 투아레그족 사이로 그는 아무 무기도 없이 들어갔다. 아랍 옷을 입고 아랍 세상으로 들어간 그는 유럽인들의 노예였던 그들 가운데 살면서 그들을 주인처럼 섬겼다.(160쪽)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습니다. 카를로 카레토 역시 세 번의 깊이 있는 부르심을 통해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가도록 초대받습니다. 샤를 드 푸코 성인의 모범을 따라 카를로 카레토 역시 사막으로 갑니다.

 

나도 그렇게 가난해지고 싶었다. 하느님께 나를 봉헌하기 위해 나 자신을 비우고 싶어 조국을 버리고 떠났다. 가난한 이들 가운데 십자가에 달린 채로 계신 예수님을 발견하고 싶었고, 가장 버림받고 멸시당하는 내 형제들을 위해 살고 싶었다. 그들을 향한 사랑을 통해 영원하신 분과의 결정적인 만남을 이루고 싶었다.(180쪽)

 

이 고백은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10년 동안의 침묵과 기도로 이어지는 관상 생활, 사막에서의 통찰, 노동 안에서 사람들과 만들어 가는 하느님 이야기로 우리를 더 깊이 있게 바라보도록 이끌어 줍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 부르심을 받고 좀 더 특별하게 또 다른 부르심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뿌리는 신앙이라는 삶으로의 초대인 것입니다.

 

‘오늘 나는 어떤 신앙의 삶을 살고 있는가?’

‘어떻게 예수님을 닮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삶을 살아내기 위해 어떻게 기도하고 있는가?’

 

이렇게 돌아보고 배우는 시간이 되고, 카를로 카레토 수사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통해 더 큰 위로와 사랑의 격려를 받고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또한 그런 시간을 가져서 행복했으니까요.

 

바오로딸 출판사

사막에서의 편지

카를로 카레토

 

[2023년 4월 16일(가해)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인천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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