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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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아! 어쩌나: 본당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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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30 ㅣ No.700

[홍성남 신부의 아! 어쩌나] (282) 본당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문 : 본당 주임으로 발령받은 신부입니다. 그동안 보좌로만 사목하다가 주임으로 일하려니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본당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주위 신부님들께 조언을 구하였는데 다들 의견이 달라서 더 혼돈이 옵니다.

 

 

답 : 보좌 때는 젊은 층만 상대하지만, 주임신부는 전체 신자분들뿐만 아니라 본당 관리까지 해야 하니 정신이 없으실 것입니다. 더욱이 신부님은 보좌도 없이 혼자 모든 것을 다해야 하니 심적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본당 사목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없지만 그래도 우선순위를 세우라고 한다면 저는 노인 사목을 가장 중요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 신자들이 우리 교회의 기둥이기 때문입니다. 노인 신자들은 인생을 오랫동안 살아오셨기에 하느님께 마음이 가장 가까이 가 있는 분들이십니다. 그래서 성당에서 기도도 가장 많이 하시고 성물도 많이 사십니다. 이분들은 늘 자신보다 가족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십니다. 그야말로 이타적 기도를 하시는 분들이십니다. 본당 신부를 위해서 기도해주는 분들도 거의 노인분들이시고 본당 신부에 대한 비난을 막아주시는 분들도 이분들이십니다. 

 

또한, 노인 신자들은 본당과 교회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합니다. 가좌동(현 가재울)성당 재개발 때 노인 신자 상당수가 다른 곳으로 이주하시는 일을 겪었습니다. 그때 가장 타격을 받은 것은 헌금과 교무금이었습니다. 노인분들 대다수가 교무금이나 헌금을 비록 소액이지만 철저하게 봉헌하셨기에 본당이 운영되는구나 하는 것을 그때 알았지요. 그리고 성물방 운영이 안 되는 것입니다. 성물방은 신자들의 신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곳인데, 노인분들이 줄어들자 기도 초와 성물들이 팔리지 않는 것입니다. 노인분들의 신심이 본당을 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노인분들은 본당 신부의 작은 관심에도 아주 큰 힘을 얻는 분들이십니다. 본당 신부가 작은 선물 하나만 드려도 오랫동안 잊지 않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본당 신부를 위해서 기도해주는 겸허하고 영성적인 마음을 가진 분들이십니다. 그리고 본당 신부가 노인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해드리면 당연히 그 가족들은 본당 신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기 마련입니다. 내 부모님께 잘하는 본당 신부에게 고맙다고 인사는 할지언정 시비를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 이유는 노인분들이 지금 사회의 소외계층이기에 잘 돌보아 드려야 합니다.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내게 한 것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지만, 노인분들은 돈을 신처럼 여기는 지금의 사회에서 소득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무용지물 취급을 당하는 가장 억울한 분들이십니다. 이분들의 노고가 아니었으면 지금의 사회가 존재할 수 없으련만 과거에 대해 통찰을 하지 않고 돈벌이에 눈이 먼 자들에 의해서 노인분들이 홀대당하고 무시당해서 마음의 병이 깊습니다. 우리 교회만이라도 그런 작태에 대항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복지와 감사의 차원에서 노인분들을 돌보아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신부님께서 노인분들에게 깍듯한 예의를 차리고 잘 돌보아드린다면 다른 사목들도 원활하게 잘 되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간혹 본당 신부 중에 노인분들을 홀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노인분들에게 함부로 반말을 하고 지원을 인색하게 하는 소수의 신부들, 이유야 어떠하든 노인 신자분들을 홀대하고 무시하는 이들은 일단 성장 과정이 그리 좋지 않은 사람들, 부모에 대한 분노가 많은 사람들입니다. 부모에 대한 잠재된 분노를 노인들에게 해소하려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노인 사목을 등한시하고 홀대하게 하는 것이지요. 

 

또 영성적인 것보다 물질적인 것에 마음이 쏠려 있을 때 노인분들을 등한시하게 됩니다. 노인 사목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 본당 신부의 심리적 상태의 건강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 상담을 원하시면 010-5032-7422로 ‘문자’를 보내주세요.

 

[평화신문, 2015년 3월 1일, 홍성남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상담전화 02-727-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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