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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교부들의 명언: 죄를 씻는 눈물은 좋은 눈물입니다(암브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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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7-30 ㅣ No.341

[교부들의 명언] 죄를 씻는 눈물은 좋은 눈물입니다


“죄를 씻는 눈물은 좋은 눈물입니다.” 밀라노의 주교였던 성 암브로시오 교부(339-397년)의 말씀이다. 암브로시오는 예로니모, 아우구스티노, 대 그레고리오와 함께 라틴교회의 전통적인 4대 교부 가운데 한 사람이며, 교회학자로 공경을 받는 분이다 (4월호 ‘교부들의 명언’ 참조). 그의 가르침 가운데 ‘좋은 눈물’에 대해 살펴보자.


착한 이가 죄의 아픔을 느낀다

행복선언 가운데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마태 5,4) 하신 주님의 말씀을 설명하면서 암브로시오 주교는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이 죄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죄에 대하여 슬퍼하고 여러분이 잘못했던 것을 아파하십시오! 여러분이 흘리는 눈물로 깨끗이 목욕하십시오! … 죄를 지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울어야 하고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고백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의인이 될 수 있습니다”(「루카 복음 해설」, 5,55).

인간은 나약하여 누구나 죄의 유혹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잘못을 뉘우치며 속죄하고, 올바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고쳐나가야 한다. 자신의 죄를 솔직히 고백하는 것은 회개의 길로 들어서는 첫걸음이다. 스스로 자신을 살펴 자신의 죄를 하느님 앞에 고백하는 사람은 용서와 치유의 은혜를 받는다. 암브로시오 교부는 이렇게 말한다.

“죄의 아픔을 느끼는 것은 착한 영혼의 표시입니다. 왜냐하면 고통을 못 느끼는 사람은 상처의 중한 상태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의 병은 치유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상처의 아픔을 느끼고 불안해하는 사람은 그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 때문에 쾌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처의 고통을 느끼면 그곳에 생명의 느낌이 있는 것이니, 느낀다는 것 자체가 생명체가 살아있다는 표시이기 때문입니다”(「다윗의 변론」, 1,9,47; 「통회」, 2,10,92).


통회의 눈물로 용서받은 이들

우리는 성경에서 통회의 눈물로 하느님의 용서와 구원을 받은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암브로시오 교부는 다윗 임금, 마리아 막달레나, 베드로 사도 등을 모범 인물로 제시한다.

다윗 임금은 한때 자기 부하 장군 우리야의 아내와 간통하고 그 죄를 숨기고자 우리야 장군마저 살해하는 중죄를 지었으나(2사무 11,2-17) 통회하는 눈물로 죄의 용서를 받았다.

주님을 배반했던 유다 사도도 만일 통회했더라면 하느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암브로시오 주교는 이렇게 강론하였다(「참회론」, 2,8,69).

“주님을 세 번씩이나 배반했던 베드로는 잘못을 깨달았기 때문에 주님에 대한 사랑을 세 번 고백했던 것입니다. 베드로가 한 번 울고 용서를 받았다면, 몇 날 며칠을 밤마다 눈물로 침상을 적시던 다윗은 얼마나 큰 용서를 받았겠습니까! 다윗의 눈물은 그에게 양식이나 다름없었고, 그는 재를 밥처럼 먹었으며, 그의 음료수에는 눈물이 섞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하며 탄식하는 사람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주님께서 쳐다보았을 때 베드로는 울었습니다. 그렇다면 쉬지 않고 주님의 대전에서 계속 눈물을 흘리며 울었던 다윗을 얼마나 불쌍히 여기셨겠습니까! 그래서 다윗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께 저의 눈을 듭니다. 제 눈에서 눈물이 시내 되어 흐릅니다’”(「다윗의 변론」, 1,6,25).

그는 늘 신자들에게 성경의 표양을 따르자고 강조하였다. “눈물로 당신의 상처를 덮으십시오! 복음에 나오는 그 여인도 죄와 냄새 나는 잘못을 눈물로 덮었고, 예수님의 발을 눈물로 씻었을 때(루카 7,36 이하) 자기 자신의 죄를 씻었던 것입니다”(「참회론」, 2,8,66).

눈물은 진정한 회개의 표시이며(「시편 118 해설」, 17,32-35) 깊은 사랑의 표현이다(「루카 복음 해설」, 10,93). 또한 눈물은 간절한 청원의 표현이다(「참회론」, 2,8,69).

암브로시오 주교는 신자들이 눈물의 효과를 깨닫게 되기를 원했으며(「참회론」, 1,16,90), 성주간 목요일 저녁미사 때는 이렇게 강론하였다.

“이제 죄를 용서받는 시간입니다. 베드로 사도께서 자신을 위해 그 귀한 눈물을 흘리셨던 것같이 부디 우리를 위해서도 울어주시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면 그리스도의 얼굴도 우리를 향해 돌아서실 것입니다. 주님은 날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죄사함의 은혜를 내려주십니다”(「창조」, 5,24,90).


눈물은 하느님의 마음도 움직인다

니네베 주민들이 울면서 죄를 뉘우쳤을 때 하느님은 마음을 돌이켜 내리시려던 벌을 거두셨다(요나 4,10-11). “이만큼 통회의 힘은 큰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도 분명히 마음을 바꾸셨습니다”(「참회론」, 2,6,48).

또 히즈키야 임금은 이사야로부터 죄의 벌로 죽게 될 것이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들은 뒤, 하느님께 기도하며 눈물로써 간청한 결과 하느님께서 뜻을 돌이켜 그가 15년을 더 살 수 있도록 자비를 베푸셨다(이사 38,5; 「시편 해설」, 40,20).

다윗 임금도 죄를 저질렀지만 눈물로 죄의 용서를 청했고, 하느님께서 불쌍히 여기시어 백성들을 멸망시키려던 뜻을 거두셨다(「참회론」, 2,6). 눈물은 이처럼 죄인을 살릴 수 있고, 더 나아가 하느님의 마음까지도 움직일 수 있다.

“당신이 울면서 눈물을 흘리면 구원받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눈물 흘리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렇게 되면 그분의 자비심이 발동하기 때문입니다. 복음서에서도 과부인 어머니의 눈물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들어 그의 죽은 아들을 다시 살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회개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자애로운 마음으로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참회론」, 1,5,22).

눈물로 주님께 돌아오고 교회로 돌아오는 사람은 주님께서 저버리지 않으시고 모두 구원해 주신다. 주님은 당신께로 다시 돌아와 회개하는 사람들로 말미암아 더 큰 영광을 받으신다. 성경에도 쓰여있듯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한다”(「참회론」, 1,5,26).

죄인들에게뿐만 아니라 눈물은 의인들에게도 유익하다. 의인들의 마음속에도 위안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루카 복음 해설」, 6,18). 눈물은 신자들의 마음을 신선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사랑을 강하게 만들어준다(「발렌티니아누스 황제에게 보낸 서간」, 38).

눈물은 통회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신앙심을 보강하며 위로를 선사한다(「형의 죽음」, 1,5). 눈물을 흘리면, 전에는 부끄러운 죄의 골짜기에서 신음하던 사람의 양심이 가벼워지고 명랑해진다. 그리스도께서 그의 죄를 다 용서해 주셔서 무서운 마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시편 해설」, 47,4).


함께 울며 슬퍼할 줄 알게 하소서

암브로시오 주교는 신자들의 영혼 구원과 자신의 구원에 대한 염려에서 굳건한 신뢰심으로 주님의 자비를 바라며 기도했고, 특히 죄인들에 대하여 측은한 마음을 갖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곤 하였다. 사람들이 죄를 고백하러 올 때마다 같이 울던 그의 기도가, 사제인 내게 큰 울림을 준다.

“주님은 고아와 같은 저를 사제직에 부르셨습니다. 이제는 제가 사제로서 멸망하는 자가 되지 않도록 지켜주소서. 무엇보다도 저에게 깊은 마음에서부터 죄인을 측은히 여기도록 깨우침의 은혜를 내려주소서. 이것이 가장 큰 덕행이 옵니다.

죄에 떨어진 사람을 만날 때마다 동정심을 가지도록 도와주시고, 절대로 교만해져서 야단치지 않게 하시며, 오히려 그와 함께 울며 슬퍼할 줄 알게 하소서. 제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들으며 울 때 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울게 하시고, ‘타마르가 나보다 더 옳다.’(창세 38,26)는 성경말씀을 마음에 두며 살도록 도와주소서!”(「참회론」, 2,8,73).

* 장인산 베르나르도 - 청주교구 신부. 독일 본대학교에서 교부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강서동 주임으로 본당사목을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13년 7월호,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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