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윤리신학ㅣ사회윤리

[생명] 인간은 하느님 영광의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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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2-10 ㅣ No.1218

[생명 사랑] 인간은 하느님 영광의 흔적입니다



아담의 창조(미켈란젤로, 프레스코화, 바티칸 시스티나경당 천정화 일부, 1508-1512).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내리신 축복 가운데 가장 값진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하느님의 모습대로 우리를 창조하시고 생명을 불어 넣어주신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상으로 인간을 창조하셨던 바로 그 극적인 순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인간생명을 이이야기 할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그림입니다.

‘아담의 창조’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작가인 미켈란젤로가 1508년부터 4년에 걸쳐서 바티칸의 시스티나 소성당에 그렸던 천정화 ‘천지창조’의 한 부분입니다. ‘천지창조’ 중에 가장 유명한 장면인 ‘아담의 창조’는, 최초의 인간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창조주 하느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을 그 어떤 작가의 작품보다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막 깨어나고 있는 몽롱한 상태에서 힘없이 한 쪽 팔을 내밀고 있는 아담, 그리고 그의 손가락을 통해 생명을 불어넣어 주려고 힘 있게 뻗은 하느님의 손길...닿을 듯 하면서 아직 닿지 않은 두 손가락...

이렇게 하느님이 뻗은 손에서 아담의 둘째손가락으로, 마치 전류가 흐르듯이 새 생명이 전달되고 있는 장면은 신의 전지전능함으로 완성된 인간의 가장 심오한 신비를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손길을 작품 중심에 놓은 놀라운 구성과, 완벽한 인체 묘사, 거기에 신비로운 색채까지...  그래서 미켈란젤로의 ‘아담과 하와’는 마치 작품 속에 아담이 그랬듯이, 하느님의 손에 이끌려 완성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뜻과 노동으로 만들어져

성경에서 인간생명에 관한 가장 근간이 되는 대목은 창세기 1장, 2장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시고 마지막 여섯째 날에 사람을 창조하십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사람에 대해서만은 다른 사물들과는 전혀 다른 특별하고 고유한 창조 방식을 취하셨습니다. 다른 피조물들은 하느님의 말씀으로만 창조하셨지만 사람의 창조에 있어서는 하느님의 뜻(의지)과 노동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또 함께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하느님은 당신 모습대로 사람을 흙으로 빚어 만드신 후 코에 입김을 불어넣으셨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사람은 숨을 쉬게 되었고 생명을 얻었습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의 숨이 우리에게 들어오자 우리는 생명을 얻게 되었고 이제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아 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이란 하느님의 뜻이 담긴 존재이며 신성한 하느님의 노동에 의해서 하느님의 모습을 닮았으며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아 살아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 보다 귀하디귀한 존재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모습을 닮고 하느님의 생명을 지닌 채 살아가는 우리는 그 충만함으로 인해 측량할 수 없는 가치와 대치되거나 비교할 수 없는 존엄성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이 세상에 하느님을 증언하는 존재이며 그 분이 존재하신다는 표징이며 그분 영광의 흔적입니다.” 그래서 성 이레네오는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살아있는 인간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생명을 나눠 받은 존엄한 존재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든지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은 하느님을 닮고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은 존엄한 존재이며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이 명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선포하시고 예수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이 못난 사람이든지 잘난 사람이든지 훌륭한 사람이든지 아니면 죄인이든지 혹 장애인이든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그 자신이 본질적으로 지닌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며 존중받아야만 합니다.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여기 닿을 듯 한 하느님의 손길과 아담의 손가락, … 여기 하느님의 눈빛과 아담의 눈빛 … 이 속에서 하느님의 생명을 살아가는 인간의 존엄함이 샘솟습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은 참으로 복된 존재입니다.

“사람아 너는 참으로 복되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2월호,
지영현 시몬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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